기차와 지하철
기차와 지하철
  • 최순식 자문위원
  • 승인 2014.10.0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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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로, 땅속으로 신나게 달리는
자동차, 버스와 함께 땅을 달리는 교통수단인 기차와 지하철. 한꺼번에 많은 짐과 사람을 옮기는 데에는 기차와 지하철을 따라올 만한 것이 없습니다. 이 달에는 수많은 도전과 모험, 그리고 끈질긴 집념으로 탄생한 증기기관차와 지하철의 발명 이야기입니다.
▲ 1974년 8월 15일,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인 1호선이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 7.8킬로미터를 운행했어요.
 
가난한 탄광기술자의 아들
1781년, 영국에서 태어난 조지 스티븐슨은 아버지가 탄광의 기계공으로 일하셨기 때문에, 스티븐슨은 눈만 뜨면 탄광으로 달려갔습니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에는 문 앞에도 못 가본 스티븐슨에게 탄광은 놀이터였고 배움터였습니다.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탄광에 있는 증기기관을 관리하는 일을 하며 자연스레 증기기관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혼자서 글을 익힐 수밖에 없었던 스티븐슨은, 열아홉 살에야 겨우 자기 이름을 쓰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기계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야학에 나가 수학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설계도와 단면도를 그리며 본격적으로 기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스티븐슨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석탄을 운반하는 도구였습니다. 당시는 사람이 석탄을 일일이 지고 운반하거나 마차를 이용했는데, 어떤 때는 산더미같이 쌓아 놓은 석탄이 비를 맞아 씻겨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티븐슨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광부들이 어렵게 캐낸 석탄을 도시로 빠르게 옮길 방법이 없을까?’
 
요란하고 힘없는 최초의 증기기관차
스티븐슨이 석탄을 빠르게 옮길 방법을 고민할 때, 1804년 영국의 기계기술자인 리처드 트레비식이 탄광 입구에 레일을 깔아 수레를 올려놓고 석탄을 실어 나르는 법을 고안해냈습니다. 트레비식의 레일 수레는 실용화 되지 못했지만, 스티븐슨은 레일을 보고 증기기관차를 구상했던 것입니다.
오랜 세월 증기기관을 연구하던 스티븐슨은 1814년 증기기관차를 발명, 마침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운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화물 30톤을 화차 8량에 싣고 시속 6.4킬로미터로 달리는 증기차를 보고 불평과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기차의 탄생을 견제하던 마차업자들을 비롯한 운송업자들은 스티븐슨의 기관차를 더욱 조롱했습니다.
“당신이 만든 기차는 힘은 말 한 필만큼도 못 쓰면서 소리는 말 100필이 내는 소리보다 더 시끄럽군!”
스티븐슨은 온갖 비난과 손가락질에 주먹을 불끈 쥐고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그동안 피와 땀으로 일궈낸 결과물이 이처럼 비참하게 무너질 줄은 그 역시 생각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 캐나다의 항구도시 해밀턴에 설치되어 운행된 조지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
 
철도의 아버지
▲ 최초의 증기기관차 로켓호.
그러나 그는 주저앉지는 않았습니다.
‘오늘의 치욕은 반드시 갚아주마!’
스티븐슨은 첫 번째 발명한 기관차의 문제점을 찾아 연구하고 실험을 계속했습니다.
그렇게 연구한 지 15년이 지난 1829년, 드디어 스티븐슨은 최고시속 47킬로미터, 평균시속 24킬로미터의 증기기관차 ‘로켓호’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리하여 ‘철도(기차)의 아버지’가 되어 산업혁명을 이루는 데에 큰 공헌을 한 것입니다.
 
땅을 파는 두더지를 보며
그렇다면 편리한 기차가 언제부터 땅 속으로 들어가 지하철이 되었을까요? 사람이 만물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뛰어난 모방능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새의 비행 능력, 박쥐의 레이더 능력, 거미의 건축 능력, 식물의 광합성 능력 등, 자연의 능력을 따라한 발명품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지하철도 그 중 하나입니다.
영국의 찰스 피어슨은 평범한 건축가였습니다. 피어슨은 공원에서 우연히 땅굴을 파고 있는 두더지를 보았습니다.
‘사람들도 두더지처럼 땅 밑으로 다닐 수 없을까?’
피어슨은 며칠 동안 두더지의 움직임을 관찰했습니다.
‘그래, 맞아! 우리도 땅 속에 길을 만들면 되지. 땅을 파서 공간을 만들고 철로를 깔면 되겠다!’
 
지하철이 꼭 필요해!
피어슨은 런던 시의회를 찾아가 지하로 다니는 기차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지하철 공사를 건의했습니다.
“앞으로 인구는 점점 늘어납니다. 지상은 지금도 좁고 복잡합니다. 이제 우리 교통로와 생활공간을 지하로 넓혀야 됩니다.”
그러나 시의원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부정적이었습니다.
“어차피 죽으면 땅속에 묻힐 텐데, 왜 살아 있을 때부터 땅속으로 들어가서 생활해야 됩니까?”
피어슨은 10여 년 간 사람들을 만나 지하철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땅 속으로 다니는 기차를 만들지 공부하고 또 연구했습니다. 마침내 시의회에서는 피어슨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고 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1863년 1월 10일, 세계 최초의 지하철 개통식이 열렸습니다. 비록 6킬로미터의 짧은 거리였지만, 피어슨의 집념이 꽃을 피운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기차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로 석탄을 썼기 때문에 땅 속으로 시꺼먼 연기가 가득 차긴 했지만, 첫 해에 950만 명이 지하철을 이용했을 정도로 지하철 개발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890년, 기관차를 석탄 대신 전기로 움직이는 방법이 개발되자, 지하철은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없어서는 안 될 서민의 발이 되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꿈을 품고 기차처럼 달려가기를
<키즈마인드> 독자 여러분! 만약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향한 비난에 주저앉고 포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만약 피어슨이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쳐 지하철을 만들겠다는 꿈을 접었다면, 사람들은 한참 뒤에야 지하철이라는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수단을 만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마음에 품은 꿈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아직 꿈이 없다면 지금부터 꿈을 그려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꿈이 크든 작든 소중하게 키워보십시오. 그 꿈이 자라 여러분의 미래는 물론, 세계를 바꾸는 놀라운 일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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