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5)
북유럽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처럼 (5)
  • 김우림(12세)
  • 승인 2014.11.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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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이야기-마음이 따뜻해지는 나라
우림이는 3살 때부터 부모님(김진수 선교사)과 함께 핀란드에서 살았어요. 성경 말씀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아빠를 가장 존경한다는 우림이.  그래서 아빠와 같은 선교사가 되는 꿈을 품고, 핀란드어는 물론이고 스웨덴어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겨울이 긴 나라 핀란드에 따스한 햇살이 더욱 반갑듯이, 어려울수록 자신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더욱 감사하다는 우림이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봐요.
 
 
핀란드의 기부문화
단기선교사 누나들과 함께 중고매장(Second-hand Shop)에 다녀왔다. 핀란드에는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입지 않는 옷들을 중고매장에 싸게 팔거나 기부하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오늘 간 곳은 UFF라는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수익금이나 옷을 아프리카와 인도에 기부한다고 한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다. 원래는 물건에 따라 가격을 정해 파는데, 오늘은 모든 물건을 1유로(한국 돈으로 1,360원)에 팔고 있었다. 누나들을 따라 매장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축구유니폼이 눈에 띄었다. 바르셀로나 축구팀 유니폼이었는데 뒤에 호나우딩요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이즈가 크긴 했지만 구하기 힘든 옷이어서 샀다. 요즘 매일매일 크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가격도 싸서 정말 좋다.
핀란드는 부유한 나라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무척 검소하다. 입던 옷이나 쓰던 물건도 소중하게 여기고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물건을 아낄 줄도 알고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핀란드 사람들이 좋다. 
▲ 중고매장에서 산 호나우딩요의 이름이 적힌 축구유니폼이에요. 핀란드에는 안 입는 옷을 기부하거나 싸게 파는 중고매장이 발달해 있어서 좋은 옷도 싸게 살 수 있어요.
친구들과 이뤄낸 멋진 승리
반타(Vantaa) 시에 있는 초등학교들의 축구대항전이 시작되었다. 35개의 초등학교 축구팀들이 9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렀다. 우리 조는 비에르똘란(Viertolan), 씨몬깔리오(Simonkallio)와 우리 학교인 히에까하르윤(Hiekkaharjun)이 예선전을 펼쳤다. 다른 조는 네 팀씩이지만 우리 조는 주위에 학교가 없어서 세 팀이 예선을 했다.
처음 경기는 비에르똘란이 씨몬깔리오를 2대 1로 이겼다. 원래 씨몬깔리오 학교에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이길 거라고 예상했는데 비에르똘란이 이겼다. 다음으로 우리와 비에르똘란이 경기를 펼쳤다. 우리 팀은 평소 연습한 대로 마음을 맞춰 패스를 주고받았다. 그래서 5대 1로 가볍게 이기고, 씨몬깔리오와의 경기에서는 8대 0으로 이겼다.
그동안 친구들과 운동을 하면서 나 혼자 잘하는 것보다 마음을 맞춰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오늘도 욕심을 버리고 먼저 팀을 생각하며 뛰었는데, 나도 골을 넣고 친구들도 골을 많이 넣었다. 결승전에 올라간 것도 기쁘지만 그동안 친구들과 손발을 맞추고 마음을 모아 얻은 승리라 정말 좋다.

▲ 핀란드 친구들도 축구를 즐겨해요. 얼마 전에 반타 시에 있는 초등학교 축구대항전이 열렸는데, 우리 학교 팀이 결승에 진출했어요. 저도 골을 넣어서 기뻤지만, 그보다 친구들과 마음을 모아서 이긴 것이라 더 기뻤어요.
오랜만에 만난 나의 가족들
오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큰외삼촌과 작은외삼촌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일주일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벌써부터 아쉽고 보고 싶다.
우리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엄마가 교회에 다니는 것을 싫어하신다. 우리가 한국에 살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찾아오신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처음으로 방문하는 외할아버지와 가족들을 위해 마음을 쏟아 맞을 준비를 하셨다.
지난 금요일 오후, 나는 학교를 마치자마자 집으로 뛰어왔다. 오랜만에 뵙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다. 네 명의 사촌동생들도 무척 반가웠다. 할머니께서 한국 음식을 챙겨오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명절처럼 집안이 떠들썩하고 즐거웠다. 
우리는 외갓집 식구들을 모시고 핀란드 구경을 시켜드렸다. 옛날에 지은 예쁜 집들을 볼 수 있는 뽀르보(Provo) 민속마을에도 가고 유명한 초콜릿가게에서 초콜릿도 사먹었다. 과학박물관도 가고 가까이에 있는 스웨덴에도 다녀왔다.
그런데 하루는 사촌동생들과 마당에서 야구를 하다가 그만 내가 휘두른 방망이에 사촌동생 병주가 머리를 맞았다. 눈썹이 찢어지고 피가 나서 병원에 갔다. 나는 너무 놀라고 미안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몇 시간 뒤, 병주가 병원에서 돌아왔다. 그런데 아빠가 밝은 얼굴로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병주가 치료를 받는 동안 큰외숙모에게 전도를 하셨는데, 큰외숙모가 마음을 열고 말씀을 잘 들으셨다고 했다. 나는 병주가 다친 것이 나쁜 일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외숙모가 말씀을 들으셨다니 정말 감사했다.
주일에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비롯해 가족들 모두 우리 주일예배에 참석하셨다. 병주도 주일학교에 참석해서 복음을 듣더니 자기도 죄가 없어졌다고 했다. 내가 잘못해서 병주가 다치고 즐거운 여행을 망친 것 같았는데, 병주가 구원받고 기뻐하는 것을 보니 나도 정말 기뻤다.
어제는 송별회를 했다. 일주일 동안 찍은 사진을 화면으로 함께 보았다. 나랑 우빈이와 사촌동생들이 춤을 추며 재롱도 부렸다. 돌아가면서 이번 가족모임이 어땠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들 즐겁고 고마워하셨다. 마지막으로 아빠가 일어나서 복음을 전하셨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전에는 예수님 얘기만 꺼내도 화를 내셨다는데, 진지하게 말씀을 들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힘 있게 복음을 전하시는 아빠가 멋있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온가족이 즐겁게 여행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이 꿈만 같다. 외갓집 식구들이 언제 또 핀란드에 오실지 모르니까 너무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말씀을 듣고 엄마, 아빠를 향해서 마음을 활짝 여신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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