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 박옥수 목사
  • 승인 2014.12.03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번도 사람에게 부리우거나 짐을 진 적이 없는 순수한 암송아지가 갈지도 못하고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땅에서 목이 꺾이고 쓰러져 죽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단단하고 강퍅한 우리를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을 깨뜨리셔서 싹이 나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마음으로 바꿔주셨습니다.
 
 
 어떤 골짜기이기에 갈지 못할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켜야 할 법을 많이 말씀하셨는데, 그 중 신명기 21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만약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모르는 시체를 발견할 경우,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성읍 장로들이 아직 일을 하거나 짐을 부린 적이 없는 암송아지를 취합니다. 그리고 암송아지를 물이 항상 흐르고 갈지도 못하고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로 끌고 가서 목을 꺾어 죽이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읽다가 ‘어떤 골짜기이기에 물이 흐르는데 갈지도 못하고 씨를 심지도 못할까? 아마 단단한 바위로 된 골짜기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말씀에 제 마음을 비춰보았습니다.
 
심지 못하는 골짜기와 같은 내 마음
나는 어려서부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습니다. 내 생각보다 더 좋은 생각이나 내 마음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늘 내 생각대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항상 내가 옳다고 여겼기 때문에 친구들과 의견 차이가 생기면 다투고 싸웠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친구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옳기에 남의 이야기를 손톱만큼도 받아들일 수 없는 내 마음이 바로 갈지도 못하고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땅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왜 골짜기 땅에서 암송아지의 목을 꺾을까?
그런데 왜 다른 곳을 다 두고 갈지도 심지도 못하는 골짜기 땅 위에서 암송아지의 목을 꺾을까요?
내가 열아홉 살이 되던 때까지 무얼 잘해 보고 싶고, 잘살아 보고 싶은데, 제대로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내가 볼 때는 내가 잘난 것 같았지만 하는 것마다 실패였습니다. 나는 정직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거짓말을 하고 악을 행했습니다. 분명히 내가 옳아서 어떤 것을 주장했는데 지나놓고 보면 틀린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사실을 발견한 때부터 내가 잘났고 똑똑하고 옳다는 생각들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힘을 잃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모습을 보면서 나를 믿는 마음이 무너졌고, 바위처럼 굳고 단단한 내 마음이 조금씩 깨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뒤 나는 예수님을 믿어 죄 사함을 받았습니다. 나 같은 사람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고 돌아가신 주님을 생각하니, 한없이 감사하고 기뻐서 내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변했습니다. 전에는 내 마음에 맞지 않는 이야기는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내 마음이 씨앗을 받아들이는 부드러운 땅과 같은 마음으로 변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이처럼 말씀하실 수 있을까?
한번은 성경을 읽다보니,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힌 여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물었습니다.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는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고 했는데, 선생은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예수님이 돌로 치라고 하시면 죄인을 구원하려고 온 예수가 돌로 치라고 한다고 비방을 받고, 치지 말라고 하면 율법을 어겼다고 고소를 당하고, 예수님은 이래도 걸리고 저래도 걸리게 되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 한 마디로 모든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이기고 간음한 여자를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지혜를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이처럼 말씀하실 수 있을까? 예수님에게는 이런 지혜가 있구나! 내가 예수님과 가까우면 이런 지혜를 얻겠구나!’
그렇게 말씀 앞에서 내 생각, 내 잘난 것이 또 무너졌습니다.
 
 
나도 그 여인처럼
예수님은 간음하다 잡힌 여자처럼 나를 구원하시고 바꾸셨습니다. 스스로 잘났다고 여겨 내 귀에 거슬리고 내 생각에 맞지 않는 이야기는 손톱만큼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내 마음에, 그렇게 맞지 않고 읽기 싫었던 성경 말씀이 들어와 내 마음에 보배가 되었습니다. 그 말씀이 내 마음에서 싹을 내고 열매를 맺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에는 성경을 읽을 때마다 골치가 아프고 짜증이 나고 잠이 왔는데, 그렇게 보기 싫었던 성경이 이제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하나하나 자리를 잡았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이런 마음이구나! 하나님의 마음이 그러시구나!’
갈지도 못하고 심지도 못하는 바위처럼 딱딱했던 내 마음이 예수님의 말씀이 들어와 싹이 날 수 있는 땅으로 변해갔습니다.
 
예수님의 희생이 강퍅한 우리 마음을 바꾸신다
지금도 암송아지 같은 예수님의 희생이 사람들의 강퍅한 마음을 녹이고 깨뜨려 부드럽게 하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던 그 땅에는 항상 물이 흐르기 때문에 땅만 부드러워지면 얼마든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도 굳은 마음 때문에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내가 그와 같은 사람이었는데,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바위 같은 마음을 부드럽게 하여 씨가 심기고 꽃이 피어나고 열매가 맺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