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새다 Bethsaida
벳새다 Beths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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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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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 (26회)

 

 

답가(타브가tabgha)
갈릴리 호수 북쪽 가버나움 근처에 있는 타브가tabgha. 이곳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신 장소로 오랜 세월 동안 알려져 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답가 지역에는 ‘베네딕토수도회 기념교회’와 일반적으로 ‘베드로 수위권 교회’로 알려져 있는 ‘프란체스코수도회 기념교회’가 있다.
‘베드로 수위권 교회The Church of the Primacy of Peter’가 세워져 있는 곳은 옛 갈릴리의 주요 선착장이 있었을 유력한 장소로, 그곳에서 예수님과 베드로의 만남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요한복음 21장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 하신 장소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곳에 세워진 교회 이름을 수위권首位權 교회라고 했다. 누가복음 5장에서 예수님과 베드로가 처음 만났던 장소도 이곳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기념교회 안에는 작은 바위가 하나 있는데, 교회 관계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곳에서 숯불을 피워 생선을 구워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베드로에게 내 양을 치라고 하셨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타브가라는 말은 ‘일곱 개의 샘’이라는 헬라어가 어원으로, 일부 학자들은 예수님 당시에는 히브리 음으로 ‘마가단’(마 15:39)이라고도 불렸다고 주장한다. 답가의 ‘베네딕토수도회 기념교회’는 처음 지어졌던 교회가 614년에 페르시아에 의해 무너졌고, 1982년에 카톨릭에서 재건축해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 결과, 관광객들에게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신 장소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난 장소는 답가 지역이 아니라, 성경은 벳새다의 빈 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눅 9:10,12).

답가의 오병이어 모자이크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는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고, 떡 일곱 개와 물고기 두어 마리로 4천 명을 먹이신 이야기가 마태복음 15장과 마가복음 8장에 별도로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떡 일곱 개로 사천 명을 먹이신 일은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 증명할 길이 없다. 오랜 세월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났던 장소가 답가 지역이라고 주장해온 학자들은, 떡 일곱 개로 4천 명을 먹이신 곳이 벳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경은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났던 곳이 벳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누가복음 9장에서는 정확하게 ‘벳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요한복음 6장 1절에서는 디베랴 건너편에서 되어진 일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디베랴 지역의 건너편은 벳새다 지역이었다. 성경은 그 장소에 푸른 잔디가 있고, 빈 들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막 6:35,39). 계절적으로는 유월절이 가까운 봄이었음을 알 수 있다(요 6:4).
답가 지역은 빈 들이 아니라 갈릴리 호수의 물이 바로 밑까지 차 올라왔던 선착장이 있었고, 평소에도 사람의 왕래가 많았던 지역이기에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난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 단지 그곳에 ‘베네딕토수도회 기념교회’가 세워지면서 그렇게 알려지기 시작했을 뿐이다. 특별히 그 교회에 있는 ‘보리떡 다섯 개가 담긴 바구니와 물고기 두 마리’를 표현한 모자이크 벽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기독교인들에게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난 장소로 인식된 면도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대부분 답가의 오병이어 모자이크를 한 번씩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유명한 작품은 비잔틴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페르시아 군에 의해 교회가 파괴될 때 묻혔다가 현대에 와서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되었다.

소경과 다윗의 아내 마아가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 외에도 벳새다에서 일어난 다른 일들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마가복음 8장에서는 예수님께서 벳새다에서 소경의 눈에 침을 발라 안수하시고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가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나무 같은 것들의 걸어가는 것을 보나이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다시 안수하셨고, 그가 밝히 보게 되었다. 구약 성경에서는 다윗의 아내 중 하나였던 그술 왕 달매의 딸 마아가가 살았던 곳이 벳새다로(삼하 3:3, 대상 3:1~4), 벳새다는 그술 왕이 다스리던 지역이었다. 다윗은 마아가에게서 압살롬과 다말을 얻었는데, 나중에 압살롬은 누이 다말을 욕보인 이복형 암논을 죽이고 외할아버지인 그술 왕 달매에게로 도망가 그곳에서 3년을 지냈다.
벳새다는 히브리 음으로 ‘벧 짜예다’로, ‘짜예다’가 현대어의 사냥꾼이라는 발음과 비슷해 ‘사냥꾼의 집’이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으나, 통상적으로는 물고기를 잡는 ‘어부의 집’으로 해석한다. 사실 벳새다는 어촌이었다.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빌립, 베드로, 안드레도 벳새다 출신의 어부였다(요 1:44).

베드로 고기Peter's Fish
벳새다로 가는 길에 일행과 함께 가버나움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붕어 같은 생선을 기름에 튀긴 후 그 위에 레몬과 소금을 뿌리고, 이스라엘의 전통 빵인 둥근 모양의 피타 빵과 함께 먹었다. 이 물고기를 사람들은 베드로가 잡은 고기라 하여 ‘베드로 고기Peter's Fish’라고 부르는데, 기독교 관광객들은 대부분 이 물고기를 맛보고 간다. 그냥 비린내나는 생선일 뿐이지만 예수님이 사셨던 때를 조금이라도 느끼려고 그들은 이 물고기와 빵을 사먹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것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다.
갈릴리 지역의 어업이 중단되어 지금 파는 고기들은 대부분 인근에서 양식해 키운 물고기들이지만, 관광객들은 피타 빵에 베드로 고기를 먹으며 맛보다는 예수님이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만들어준 빵과 물고기를 받아 먹기라도 한 듯 즐거워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생선과 빵보다는 컵라면이 훨씬 좋다.

 

지금도 수천 명은 앉을 수 있는 빈 들이 있는 벳새다
벳새다에서는 고대의 집터와 유적들이 발굴된 모양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으며, 지금도 조금씩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벳새다는 입구에서부터 넓은 들판 모양의 언덕이 계속 펼쳐졌다. 물론 예수님 시대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겠지만 지금도 풀이 무성한 빈 들이 펼쳐진 언덕 모양을 하고 있었다. 호숫가에서 떨어져 있는 언덕 모양의 들판이 한눈에 보기에도 답가 지역과는 다른 모양새였다.
벳새다의 유적들은 오랜 세월 추측은 무성했으나 정확한 기록이 없어 발굴하지 못하다가, 고고학자들에 의해 위치가 검증되어 발굴작업이 시작되었다. 1939년경 미국의 고고학자 로빈슨이 당시 갈릴리 호수 지역의 ‘에텔’이라는 곳이 벳새다라고 주장했는데,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후 1987년에 고고학자들이 그 지역에서 유물과 터를 발견하면서 로빈슨의 주장대로 그곳이 벳새다임을 인정했다. 그런데 그 당시 갈릴리 지역에 살았던 많은 사람들은 그곳이 벳새다라고 이미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옛 모습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지금도 벳새다 지역에는 족히 수천 명은 앉을 수 있는 빈 들이 있다. 2천 년 전 예수님께서 그 근방 어딘가에서 무리를 불쌍히 여겨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며 당신의 능력으로 5천 명을 먹이셨을 것이다.
5천 명에는 여자들과 아이들은 제외되었기에(마 14:21) 다 합하면 만 명 가량 되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보리떡 다섯 개의 주인이 어린 소년이었던 것을 보면(요 6:9) 소년들도 무리 중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천 년 전 갈릴리 지역의 인구수를 감안하면, 호수 주변 사람들뿐 아니라 거리가 좀 떨어진 인근 동네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러 왔음을 알 수 있다. 그 많은 사람들에게 음향기기도 없이 말씀이 전파되었다는 사실이 심히 놀랍고 신기하다.

 

마음의 빈 들
벳새다의 빈 들을 바라보면서, 박옥수 목사님이 자기 계산을 믿은 빌립과 예수님을 의지한 안드레에 대해 전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가 누구든지 간에, 강도나 사기꾼이라도 그곳에 있었다면 예수님이 떡과 물고기를 그가 원하는 대로 주셨을 것이다’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이어서 “보리떡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 한 소년의 도시락~”이라는 주일학교 찬송이 떠올랐다. 그 소년은 도시락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들 굶고 있는 곳에서 혼자만 그걸 꺼내서 먹기 민망했을 텐데, 그 도시락을 예수님께 드렸을 때 주님이 기적을 베푸신 것이다.
벳새다는 빈 들이다. 마을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무엇을 얻고 싶어도 얻을 수 없고, 구할 수도 없다. 예수님이 무리들을 빈 들에서 만나신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 생애에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들을 주셔서 우리 마음을 빈 들처럼 낮추고 비우는 일을 하신다. 인생이 빈 들처럼 되어서 예수님만 의지하도록 하시고, 사람들에게 영원한 구원을 허락하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메시아를 만나게 하시려고
지난 성탄절 밤에 한 청년이 나를 찾아왔다. 그는 열정적인 유대교인은 아니지만, 유대인으로서 나름대로 이스라엘의 전통을 지켜서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그는 두 다리를 다쳐 목발을 의지해서 걷고 있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청년의 아버지는 마약 중독자였는데, 그가 열세 살이던 어느 날 아버지가 밤늦게 들어와서 자고 있던 그를 몽둥이로 때려 두 다리가 부러지고 근육과 혈관이 다 파괴되어 절뚝이가 되었다고 했다. 그 후 아버지는 청년이 보는 데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하루아침에 두 다리와 부모를 잃은 그는 두 살 위의 형과 함께 길거리로 나가 비참한 생활을 시작했다. 친척들도 정부에서도, 아무도 그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의지했던 형마저 전쟁에서 잃어야 했던 그는 2년 넘는 세월을 길거리에서 노숙자로 지내다가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그의 집에서 사람답게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왜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님께서 그를 베들레헴의 마구간처럼 낮추어 놓으신 것을 볼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메시아를 만나게 하시려고 그의 마음을 벳새다의 빈 들처럼 비우셨음을 알 수 있었다.
 “보옵소서. 내게 큰 고통을 더하신 것은 내게 평안을 주려 하심이라. 주께서 나의 영혼을 사랑하사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지셨고 나의 모든 죄는 주의 등 뒤에 던지셨나이다.”(사 38:17)
나는 그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는 구원을 받았다. 그날 그 청년의 모든 죄가 예수님에게로 건너가 십자가에서 해결되었다. 구원받은 후 그는 기뻐하고 기뻐했다.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얻는다’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외롭고 버려진 이스라엘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본다.

우리 삶 속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거만하고 목이 곧은 유대인들 가운데 벳새다의 빈 들같이 비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예수님이 이끌고 계심이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하나님의 종의 입에서 나온 모든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이루어진다. 우리 마음에서 사탄이 준 생각과 안될 것 같은 형편을 다 비우고 벳새다의 빈 들처럼 예수님만 의지한다면 우리는 금방 오병이어의 기적을 우리 삶 속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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