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도서관
느티나무도서관
  • 키즈마인드
  • 승인 2015.03.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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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기행
 
작은 어린이도서관에서 공공도서관으로
추위가 풀린 온화한 주말 오후, 도서관으로 향했어요. 조용한 주택가로 들어서자 건물 외벽에 커다란 주황색 현판이 보였어요. 사립도서관 중에 꽤 이름이 난 이곳은 15년 전 작은 지하상가에서 어린이도서관으로 시작해 지금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으로 성장한 곳이에요.
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안에는 약 6만 여권의 책이 있어요. 지하 1층에는 북카페, 동화책, 잡지, 점자책 등이 전시되어 있고, 1층부터 2층까지는 느티나무컬렉션을 비롯해 청소년 및 아동도서, 만화 등이 있어요. 그리고 3층은 도서관 사무실과 세미나실 등이 있어요.
 
자유롭고 독특한 열람실
미닫이문을 열고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어요. 곧바로 1층 열람실이 나타났는데 높은 천정과 마룻바닥, 나무로 된 책상과 의자, 책장들이 보였어요. 평소 대리석 바닥만 걷다가 마룻바닥에 올라서니 정겨운 느낌이 들었어요.
1층 열람실에는 비밀의 방, 사랑방, 골방 등 재미난 이름의 방들이 있었어요. 비밀의 방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해요.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방바닥에 앉거나 큰 쿠션에 기대 누워 책을 읽는 곳이거든요. 그 옆 골방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골방은 높이가 낮아서 들어갈 때 머리를 부딪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돼요.
▲ 좌:미끄럼틀을 타고 지하 1층 코끼리마당으로 내려갈 수 있어요. 우:따뜻한 다락방에는 만화책이 가득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몰라요.
1층에서 2층을 올라갈 때는 나무계단을 이용해요. 마치 큰 오두막집에 있는 계단을 오르듯 재미있어요. 계단에도 책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천천히 계단을 오르며 읽고 싶은 책을 고를 수 있어요. 계단 중간에 한 번 쉬어가는 곳이 있는데, 바로 다락방이에요. 다락방도 따뜻한 방바닥에 엎드려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살 속에서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시골 할머니집 다락방에 누워있듯 편안해요. 게다가 이곳에는 재미있는 만화책이 시리즈로 꽂혀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지요.
지하 1층에서 달콤한 냄새가 우리를 불렀어요. 음악이 흐르는 이곳은 북카페. 이곳에서는 차와 빵을 먹으며 책을 볼 수 있어요. 이곳은 피아노, 동화구연 테이블, 유아용 의자와 테이블 등 어린 아이들을 배려한 것이 많았어요. 이곳에서 어린이들을 모아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한다고 해요. 물론 피아노도 연주할 수 있게 해 놓았어요.
▲ 마룻 바닥을 거닐고, 나무로 된 계단을 오르면 아주 큰 오두막집에 있는 것 같아요.
책 고르기 고민 끝
도서관 이곳저곳에 주제별로 책을 골라놓은 컬렉션이 있는데,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코너였어요. 2층 한쪽 벽면을 넓게 차지한 ‘탐정 이야기’ 컬렉션은 추리소설들을 모아둔 곳이에요. 역시 남자아이들이 많이 앉아 책을 보고 있네요. 탐정이 되어 범인을 찾는 눈빛이 흥미진진해 보였어요. 그 옆에는 세계탐험 컬렉션이 있는데 ‘명화 그리스 신화’ ‘세계 고대 문명’ ‘말랄라’ 등의 책이 진열되어 있어요. 바닥에는 세계지도가 프린트되어 있고, 지구본도 있어서 세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순도순 정다운 열람실
보통 도서관에 가면 어른들 열람실과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곳이 따로 나뉘어 있어서 엄마와 함께 가더라도 따로 떨어져서 책을 골라 읽어야 하지요. 그런데 이곳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한곳에서 엄마는 엄마 책을, 아이는 아이 책을 읽고 있었어요. 어른들 책과 아이들 책이 함께 진열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엄마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 책을 읽다가 정답게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답니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에서는 책장 넘기는 소리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정숙’해야 하지만, 이곳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간간이 대화를 나누며 책을 보고 친구들과 공부하며 묻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요. 그러면 도서관이 시끄럽지 않냐고요? 조용히 하라고 제지하는 사람이 없지만 오히려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자율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소란스럽지 않은 것이 이곳의 특징이에요.
▲ 1층과 2층 사이에 다락방이 있어요.
느티나무 아래 모여 책을 읽듯
입구부터 열람실 어디에도 문턱이 없고, 칸막이가 없어서 아무데나 앉아 책을 읽으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도서관 이름처럼 느티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는 듯 자유롭고 정다운 곳이에요.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아도 책들이 먼저 정답게 다가오는 느티나무도서관. 키즈마인드 친구들도 꼭 한번 찾아가보세요.

▲ 그네에 앉아 책을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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