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의 땅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
폐허의 땅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
  • 이종훈 선교사
  • 승인 2015.03.11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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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프로토프랭스
 
지구 반대편 섬나라
우리나라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이티는 한반도의 ⅛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나라예요. 북아메리카에 속해 있지만, 오래 전 프랑스의 식민지에 속했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과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언어는 프랑스어와 프랑스어가 변형된 크레올어를 사용해요. 인구는 천만 명 정도예요.
수도인 포르토프랭스는 80만 명의 사람들이 사는 아이티에서 가장 큰 도시예요. 그런데 2010년 1월 12일 아이티에 큰 지진이 났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었어요. 그래서 도로가 울퉁불퉁하고 먼지가 많아요.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 중에 아직까지도 텐트를 짓고 사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이티의 학교
아이티에서 그나마 좋은 건물은 학교예요. 한국에 비하면 허름하지만 아이티에서는 비교적 튼튼하고 시설을 좋게 만든 편이에요. 교육제도는 유치원 2년,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6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모든 과정이 한 학교 건물에서 이루어져요. 그러다보니 교실과 책상이 부족해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수업을 하지요.
학생 수가 많긴 하지만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어요.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학교 컴퓨터 전산 시스템이 다 망가져서 학생 명단이나 관련 기록이 다 없어졌거든요. 그래서 학교에 나오지 않고 졸업을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출석을 하고 공부하기도 한다고 해요.
▲ 좁은 교실에 학생들이 빽빽이 앉아 있어요. 책상과 의자가 부족해 불편할 만도 한데, 개의치 않고 열심히 공부해요.
 즐거운 등굣길
아이티 학교의 첫 번째 교칙은 용모단정이에요. 학생들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교복을 입는데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어야 해요. 여학생들은 머리를 정갈하게 묶고 화려한 리본으로 장식을 해요. 책가방도 꼭 챙겨야 하는데, 교과서를 챙기지 않으면 교실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에요.
친구들과 나란히 손을 잡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은 정말 신나 보여요. 대부분 걸어서 학교에 가지만 거리가 먼 친구들은 ‘땁땁’이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해요. 
건물 앞에는 넓은 운동장이 있어서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농구와 축구를 즐겨 해요. 학교에는 매점이 없고 점심시간이 없어서 쉬는 시간이나 수업을 마치면 학교 주변에서 음식을 사먹어요. 
▲ 아이티의 대중교통수단인 '땁땁'이에요.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먼 곳을 찾아갈 때 주로 이용해요.
공부 열의로 뜨거운 교실
학교마다 학생 수에 비해 책상이 부족해요. 오전·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하는데도 의자가 부족해, 친구와 한 의자에 앉아 엉덩이만 살짝 걸친 채로 공부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그래도 불편해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감사해하며 즐겁게 공부를 해요.
수업과목은 주로 수학, 역사, 과학, 사회, 크레올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등을 공부해요. 일 년에 두 번 방학을 하고 학기마다 시험을 치러요.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아이들
국립학교의 학비는 비싸지 않은데도 아이들의 ⅓정도가 돈이 없어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어요. 학교에 다니다가도 학비를 내지 못하면 쉬었다가 돈이 생기면 다시 나가기 시작해요. 그래서 우리처럼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의 나이가 똑같지 않고 차이가 많이 나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다음 학기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부모님이 돈을 버실 수 있도록 동생들을 돌보는 일을 맡는답니다.
아이티에는 학원은 따로 없고 외국인이 운영하는 컴퓨터, 영어아카데미 등의 교육시설이 있어요.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시설인데, 무료로 하면 너무 많은 학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아주 적은 돈을 받고 교육을 해주지요. 그런데 그나마도 내지 못해서 문 밖에서 구경만 하다가 돌아가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킬 꿈
대부분의 아이티 사람들은 가난하게 살아요. 더군다나 지진이 일어나 큰 피해를 입고 가족과 친구를 잃는 아픔도 겪었어요. 살아남은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을 해요. 그 모습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집안일을 돕고 동생을 돌보면서 열심히 공부하지요. 지진 이후에 여러 구호단체와 주변 나라와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는데, 그것을 발판 삼아 열심히 공부해서 간호사, 선생님이 되어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큰 지진을 겪은 아이티는 다 무너지고 형편은 어렵지만 학생들이 가진 꿈만큼은 그 어디보다도 크고 힘차요. 오늘도 아이티의 교실에서는 활기찬 웃음소리와 함께 새로운 아이티를 꿈꾸는 학생들의 소망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답니다.
▲ 아이티 학생들은 지진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일으킬 꿈을 품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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