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사바나에서 자라는 새싹들
메마른 사바나에서 자라는 새싹들
  • 송민규 통신원
  • 승인 2015.04.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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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학교가자-세네갈 다카르

 
추운 시베리아의 학교 운동장은 어떤 풍경일까? 안데스 높은 산에 사는 친구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나라마다 도시마다 학교 풍경은 가지각색. 그러나 어느 곳이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매일 매일 커가는 꿈들로 학교 지붕이 들썩이는 것은 똑같아요. 이번호에서는 지구촌의 다양한 초등학교들 중 세네갈 다카르의 학교를 소개할게요.

사하라 사막의 끝 세네갈

 

세네갈은 아프리카 대륙 중서부에 위치해 있어요. 동쪽은 세계 최대 사막인 사하라와 맞닿아 있고 서쪽에는 아름다운 대서양이 펼쳐져 있어요. 수도인 다카르는 도시가 꽤 발달해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요.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했지만, 대부분의 문화가 프랑스어로 발달해 있어서 정부에서는 프랑스어 사용을 권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문맹률이 60% 가까이 되고 프랑스어보다는 토속어인 월로프어를 쓰는 사람이 많아요. 이곳은 국민의 94%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어요. 이슬람 문화가 발달했고,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이슬람 교리를 배우며 자라요.

세네갈의 교육제도
세네갈의 학교는 프랑스의 교육제도를 따르고 있어요. 유치원, 초등학교 6년, 중등학교 4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3년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초등학교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역사, 수학, 과학, 음악, 체육 등을 배우고, 일 년에 시험을 네 번 봐요. 유급제도가 있어서 반드시 시험을 통과해야 다음 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세네갈도 보통 아프리카의 나라들처럼 국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차이가 무척 커요. 국립학교는 학비가 거의 무료지만, 시설이나 수업수준이 그리 좋지 않아요. 그래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부모님들은 매달 한국 돈으로 3만 원 정도 되는 수업료를 내면서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내요. 이곳에서는 꽤 많은 금액인데,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부모님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답니다.

학생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학생들은 아침 8시까지 학교에 가요. 조례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학교에  도착하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국가를 부르고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들어요. 조례가 끝나고 수업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선생님을 바라봐요. 설명을 들으며 수업을 따라가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기다렸다는 듯이 앞 다퉈 손을 들어 발표해요. 손을 들고 발표할 기회를 얻기 위해 손가락을 튕겨 ‘딱딱’ 소리를 내기도 하고 의자에 올라서서 손을 높이 높이 들기도 하지요.
수업 분위기만 이렇게 뜨겁냐고요? 시험이 다가오면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해요. 시험을 잘 못 보면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동생들과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가장 즐거운 체육시간
이곳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체육이에요. 체육시간이 있는 날은 아침부터 싱글벙글이지요. 선생님을 따라 운동장에 모여 머리에 노란 띠, 빨간 띠를 묶고 편을 나눠요. 달리기, 피구 등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데,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동작에 즐거움이 배어나요. 체육시간에는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수업을 마칠 때마다 아쉬운 감탄사가 튀어나와요.

▲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육 시간. 즐겁게 뛰노는 동안 협동심과 배려심을 배워요.

빈곤해도 즐거운 점심시간
보통 오전 8시 30분에 수업을 시작해서 오전에 30분간 휴식시간이 있어요. 이 시간에 아이들은 아침을 먹어요. 집에서 싸온 빵을 먹거나 학교 밖에서 파는 과자를 사먹어요. 오후 1시에는 점심식사를 하는데 한국처럼 급식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을 챙겨와야 해요.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점심을 못 싸오는 아이들은 친구들이 싸온 빵을 나눠먹기도 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굶기도 해요. 그래도 불평하거나 부모님을 원망하는 아이들은 없어요.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하거든요. 먹는 것이 부족하고 배가 고프지만 그래도 점심시간은 늘 왁자지껄 즐거워요.

▲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아도 즐거운 점심시간.
▲ 도시락을 챙기지 못하면 학교 밖에서 파는 간식을 사먹어요.

함께 어울려 놀아요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면 교실마다 “와!” 하고 함성이 쏟아져요. 어디나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즐거운 일인가 봐요. 방과 후에는 집에서 얼른 숙제를 해놓고 동네 공터에 나와서 뛰노는 아이들 소리로 떠들썩해요. 이곳에는 혼자 컴퓨터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볼 수 없어요. 어떤 놀이를 하든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게 놀아요. 남자아이들은 축구나 구슬치기를 즐겨하고,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놀이를 해요. 가끔씩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떠드는 동안 협동심과 배려심을 배울 수 있어요.
이렇게 세네갈의 아이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자라가요. 아무리 메마른 사바나지역이라도 우기에 쏟아지는 비를 맞아 풀과 꽃나무들이 새싹을 틔우듯, 세네갈 어린이들도 어려운 환경이지만 꿈을 먹으며 예쁘게 자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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