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렌즈로 보는 놀라운 세계 안경과 망원경
두 개의 렌즈로 보는 놀라운 세계 안경과 망원경
  • 최순식 선생님
  • 승인 2015.05.08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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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발명이야기 23

약한 시력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안경은 문화를 크게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망원경을 탄생시켰습니다. 특히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의 세계는 천체 망원경이 아니면 그 궁금증을 풀 수 없습니다.
이번 달에는 안경과 망원경의 탄생에 대해 알아봅니다.

 
먼 것을 가까이, 작은 것을 크게
안경의 최초 발명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먼 곳을 보거나 작은 글씨를 확대해 보기 위해 렌즈를 사용한 기록은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
1세기 경 로마의 네로 황제는 에메랄드를 눈에 대고 검투사들의 경기를 보았다고 합니다. 에메랄드에 비친 빛이 꺾이는 성질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경기 장면을 가깝게 볼 수 있었습니다. 1267년 영국의 수도사 로저 베이컨은 볼록한 렌즈를 이용해 작은 글자를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시력보조기구(확대경)를 사용했는데, 그가 직접 만든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안경의 역사
13세기 초, 베니스의 무라노가 지금과 같은 유리로 볼록한 렌즈를 만들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수정을 갈고 닦아 렌즈를 만들었는데, 유리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렌즈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3세기, 중국과 이탈리아에서 두 개의 볼록 렌즈를 연결해 책을 읽었다는 기록이 남아있긴 하지만, 어느 나라의 누가 최초로 안경을 발명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학자들이 여러 곳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안경이 만들어졌을 거라는 추측을 할 뿐입니다.
우리나라에 안경이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1592∼1598) 전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과 같은 형태의 안경이 만들어진 것은 1920년 무렵이라고 합니다.

안경을 만들어서 죄송해요

▲ 18세기에 많이 사용한 안경과 안경집.

이탈리아 플로렌스 지방의 한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비석에 이러한 글이 있습니다.
“여기 안경 발명자 살비노 아르마티가 잠들다. 신이시여, 그를 용서하소서!-1337년”
유감스럽게도 당시 아르마티가 만들었다는 안경에 대한 기록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를 ‘최초의 안경 발명가’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신에게 용서를 구했을까요? 당시 사람들은 모든 자연과 인체의 현상을 신의 섭리로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터에 안경을 발명하여 약한 시력을 보완한 것이 신을 거스른 행동이라 여겼던 모양입니다.

부유와 멋을 상징한 안경
안경의 발명은 분명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입니다. 작은 글씨도 읽을 수 있게 되어 책의 보급이 활발해졌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나누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안경은 돈 많은 상류층 사람들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15세기 스페인에서는 신분이 높을수록 안경알이 큰 안경을 썼다고 합니다. 18세기 영국과 유럽에서도 안경은 상류계급을 상징하는 표시로 사용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안경은 단순한 시력보조기구가 아닌 패션 소품으로도 크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놀이에서 시작된 망원경
1608년 어느 날, 네덜란드의 안경 제조사 한스 리프세이의 가게 앞에서 두 아들이 안경알을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아빠! 이것 좀 보셔요!”
한스는 아이들이 내민 두 개의 렌즈를 통해 가게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교회탑을 쳐다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멀리 있는 교회 탑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크게 보였습니다.
‘그래! 이걸 이용해 확대경을 만들면 안경보다 더 잘 팔리겠어! 안경은 시력이 안 좋은 사람에게만 필요하지만 이것은 누구나 멀리 있는 것을 봐야할 때 꼭 필요한 물건이 되겠는걸!’
한스는 오목렌즈와 볼록렌즈 두 개를 기다란 통에 끼워 확대경을 만들었습니다. 실제보다 3배 정도 크게 보이는 최초의 망원경을 만든 것입니다.

갈릴레이의 망원경

▲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측했어요.

한스의 망원경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웃나라에까지 알려졌습니다. 그리하여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한스의 망원경을 구입했습니다. 갈릴레이는 한스의 망원경을 개량하여 30배 크게 보이는 굴절망원경을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갈릴레이가 망원경의 최초 발명자라고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태양을 비롯한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하는 천동설을 믿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를 비롯한 모든 행성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을 주장했지만 아무도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하여 우주의 비밀을 한 꺼풀씩 벗겨나갔습니다. 달의 표면을 관찰하여 그려냈고, 목성 주위를 돌고 있는 4개의 작은 위성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현상을 발견하고 지동설을 주장했습니다. 학계는 물론 종교계의 거센 반발에 갈릴레이는 종교재판까지 받아야 했지만, 갈릴레이의 망원경으로 인해 인류는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게 된 것입니다.
▲ 갈릴레이가 개발한 망원경.

뉴턴의 망원경

▲ 근대 과학을 크게 발달시킨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

두 개의 렌즈를 사용한 굴절망원경은 성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유리가 갖고 있는 성질 때문에 빛이 분산되어 배율을 올리면 올릴수록 물체의 상이 흐려졌던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로 17세기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입니다. 뉴턴은 볼록거울을 이용하여 더 멀리 더 또렷하게 볼 수 있는 반사망원경을 개발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거대한 망원경은 대부분 뉴턴의 반사망원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망원경의 발달로 태양은 물론 많은 별들의 움직임을 알 수 있게 되었고, 기후의 변화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망원경의 발명이 인류 발전에 기여한 업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작은 발명이 큰 역사를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해서 꼭 특별한 과정을 통해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한 시력보조기구로 만든 안경과, 거기에서 비롯된 망원경처럼 작은 것에서 시작되어 큰 역사를 만들어낸 발명품들이 많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작은 것을 소홀히 여기지 말고 연구하고 깊이 생각해 나갈 때, 발전할 수 있고 새로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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