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키우는 아이들_캄보디아 프놈펜
꿈을 키우는 아이들_캄보디아 프놈펜
  • 이찬미 통신원(캄보디아 프놈펜)
  • 승인 2015.05.1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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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학교가자
추운 시베리아의 학교 운동장은 어떤 풍경일까? 안데스 높은 산에 사는 친구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나라마다 도시마다 학교 풍경은 가지각색. 그러나 어느 곳이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매일 매일 커가는 꿈들로 학교 지붕이 들썩이는 것은 똑같아요. 이번호에서는 지구촌의 다양한 초등학교들 중 캄보디아 프놈펜의 학교를 소개할게요.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 서남부에 위치한 캄보디아. 5월이면 봄바람이 부는 한국과 다르게 캄보디아는 지금 35∼40도로 무척 더워요. 겨울에도 최저기온이 20도가 넘을 정도로 더운 날씨를 가진 나라예요. 그래서 어디를 가든 달콤한 망고와 같은 열대과일을 즐길 수 있어요.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앙코르왕족의 사원인 앙코르와트가 있어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요.
그런데 이곳에는 ‘킬링필드’라는 아픈 역사가 있었어요. 1975년에 폴포트가 크메르루주군을 이끌고 정권을 장악해 3년간 200만 명의 국민을 학살한 사건이에요. 국민 모두가 평등한 공산주의를 이룬다는 명목으로 교사와 학자와 같은 지식인들과 그 자녀들까지 모두 죽였는데, 심지어는 안경을 쓴 사람, 손바닥에 굳은살이 없는 사람은 일을 하지 않은 지식인층이라 하여 보이는 대로 사살했습니다. 자신들의 정권에 반대할 만한 사람들을 다 없앤 것이지요. 그 여파로 캄보디아는 지금까지도 교육체계가 발달하지 못했답니다.

캄보디아의 교육과정
캄보디아의 교육제도는 한국과 비슷해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초등학교를 다니고,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과정을 거쳐요. 특이한 점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있어서, 원하는 시간에 다닐 수 있어요. 오전반은 아침 7시에서 11시까지, 오후반은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수업을 해요.
시험은 한 달에 한 번씩 월말시험을 보고, 매 학기마다 학기시험을 봐요. 만약 시험에서 떨어지면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를 한답니다. 4월과 8월에는 방학을 해요.
▲ 초등학교 친구들도 교복을 입어요. 하얀 상의와 남색 하의를 맞춰 입어 깔끔하게 보이지요?
 교복을 차려입은 등굣길
캄보디아의 학생들은 모두 교복을 입어요. 남학생은 흰색 셔츠에 남색바지, 여학생은 하얀 블라우스에 남색 주름치마를 입어요. 깔끔하게 교복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서요. 자전거나 오토바이, 차를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엄마나 할머니의 손을 잡고, 또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학교를 가지요.
 
즐거운 학교생활
저학년 학생들은 국어(캄보디아어)와 수학, 사회를 배우고 고학년은 거기에 예절수업 등을 추가로 배워요. 영어는 중학교 때부터 정식으로 배우지만 대부분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워서 웬만한 영어회화를 할 줄 알아요. 한 번씩 가위와 실, 바늘을 가지고 와서 바느질 하는 법도 배워요. 오선지의 음계를 배우는 음악수업과 붓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미술수업은 없어서 아쉬워요. 킬링필드의 여파로 음악이나 미술을 전공한 선생님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지요.
수업 중간에 갖는 15분의 쉬는 시간은 짧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이에요. 오전반 수업 때는 주로 이 시간에 집에서 싸온 과일과 빵으로 요기를 하고, ‘무엇을 사먹을까?’ 하고 매점 앞을 기웃거리기도 해요. 또 여자아이들은 모여서 음악에 맞춰 캄보디아 전통춤을 추기도 하고, 남학생들은 학교 앞마당에서 친구들과 공을 차거나 게임을 하며 놀아요.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는 대부분 많이 낡아 있어요. 책이 흔치 않아 교과서를 받아서 쓴 뒤에는 다음 학년에 물려주기 때문이지요. 수 년 동안 선배들의 손을 거친 책은 너덜너덜 다 닳아 있지만, 그것으로라도 공부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요.
 
방과 후에는 뭘하지?
방과 후에는 집안일을 돕거나 일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학기시험을 못 보면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날 그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공부하기도 해요. 한국에는 피아노, 미술, 태권도 등 예체능학원이 흔하지만 이곳은 예체능학원이 없어요. 교과목 학원은 있는데, 평소에는 집에서 아빠와 공부를 하고 시험기간에만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아요.
 
아픈 과거를 이겨낼 소망
킬링필드로 인해 공부하는 환경이 뒤처져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캄보디아의 친구들은 더욱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키우고 있어요. 학생들을 만나 꿈을 물어보면, 대부분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또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하는 대답을 많이 해요. 가난해서 잘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쳐주고, 또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해요. 선생님과 의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이들. 비록 아픈 역사도 있었고 물질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지내고 있지만 캄보디아 친구들은 아픈 과거를 이겨낼 소망을 품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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