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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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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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 일어난 지 65년이 지난 지금, 전쟁을 먼 남의 나라 이야기로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도 휴전 중이며 이산가족, 전투 중 상처를 입은 피해자 등 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을 돌아보기 위해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다녀왔어요.

 
전쟁과 함께 생긴 포로수용소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반기는 5월. 거제시 고현동에 위치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찾았어요. 1950년에 6·25전쟁이 일어나고, 이듬해에 적군 포로들을 가두기 위해 이곳에 수용소를 지었어요. 지금은 거제도가 거제대교와 거가대교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육지에서 뚝 떨어진 섬이었기 때문에 포로들을 따로 수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1953년까지 포로로 잡힌 북한군과 중공군 17만 3천여 명이 이곳에서 지냈다고 해요.
당시에는 포로들의 숙소와 고문실, 제빵공장 등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철거되어서 견학장소와 관광지로 발전했어요. 전시관은 크게 유적공원, 평화파크 체험시설, 1950체험관으로 조성되어 있어요.

긴장감이 감도는 전시장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힘찬 노랫소리와 함께 물이 뿜어져 나오는 UN분수광장이 우리를 반겼어요. 분수 한가운데에는 포로들의 자유를 상징하는 세 개의 동상이 우뚝 서 있어요.
본격적으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기 위해 먼저 디오라마관으로 갔어요. 이곳은 포로수용소의 배치도, 생활상, 폭동현장 등 주요 사건을 재현해 놓은 곳이에요. 60여 년 전, 포로수용소가 들어선 거제시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포로들의 생활 모습과 폭동을 일으키는 모습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어 조금은 무섭기도 하고 고된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어요.
▲ 위장막을 치고 숨어 있는 탱크.

디오라마관을 나와 작은 언덕길을 넘어가니 위장막을 친 탱크가 보이고 요란한 총소리가 울렸어요.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의 남침을 재현한 것으로, 그것이 바로 6·25전쟁의 시작이었어요. 맞은편에는 북한군을 막기 위한 우리 국군의 재현물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전쟁터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 같아 간담이 서늘했어요. 긴장한 상태로 전시물을 보던 중, 대동강 철교가 폭탄을 맞아 부서진 모습에 눈길이 멈췄어요.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이 어떻게든 강을 건너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철교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포로들의 생활 모습이 그대로
▲ 전쟁터에서 사로잡은 인민군 포로들을 수용소로 싣고 가는 장면을 표현한 전시물.

본격적인 포로들의 실제 생활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MP다리를 건너야 해요. 헌병초소가 지켜선 이 다리는 포로들의 주요 출입 관문이었어요. 다리를 건너면 3개의 전시관이 나와요. 사진과 모형, 영상자료로 표현한 전시물에서 긴박감이 전해 오는데, 전쟁 중 포로들을 생포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헌병들의 모습, 배를 타고 거제도로 가는 포로들의 모습 등을 볼 수 있어요. 막사 밖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과, 막사 안의 생활 면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아 마치 내가 포로가 된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포로들이 생활한 야외막사는 영화촬영장으로 쓰일 만큼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고 해요. 당시 사용했던 장비와 의복 등이 전시되어 있고 여러 가지 전차, 트럭, 헬기, 지프차 등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전쟁 무기들을 보니 마음이 숙연해졌어요.
이곳에는 경상남도 문화재 제99호로 지정된 당시 경비대장 집무실, 막사, 보급창고 등의 건물이 있어요. 60여년이 지난 지금은 건물들이 많이 훼손된 채 일부만 남아있어 아쉽기도 하지만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 숙소로 쓰던 막사 안에는 당시 생활을 재현해 놓은 전시물들이 있어요.

다양한 체험시설
막사 위쪽에 위치한 1950체험관에는 사격체험, 거울미로, 착시미술체험이 있어 관람에 재미를 더해주었어요. 체험관 오른 편에는 큰 규모의 평화파크 체험시설관이 자리 잡고 있는데, 평화수호대, 4D씨어터 등 16개 체험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어 마음껏 보고 즐길 수 있어요. 이밖에도 야외공연장이 있어서 예술단체들의 다양한 문화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해요.
▲ 전쟁에 사용하는 실제 자동차와 탱크 등 전쟁무기를 볼 수 있어요.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
관람을 마치고 출구로 나가는 길에 포로들이 귀환하는 기차를 보았어요. 휴전협정으로 전쟁이 끝나서 포로들을 풀어줄 때, 북으로 돌아가는 사람과 대한민국에 남아 새 삶을 시작하는 사람으로 나뉘었어요. 그때 나누어진 나라가 아직까지도 통일하지 못하고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요.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쪽 생각으로 치우쳐 일으킨 전쟁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치열한 전투 속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라를 지킨 수많은 군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며 관람을 마쳤어요.
▲ 참혹한 전쟁터를 실제크기로 재현해 놓았어요. 이렇게 나라를 지키신 군인들께 감사의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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