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들에 비해 키가 큰 편이다. 그래서 교회에서 공연을 할 때면 항상 뒷줄에 서는데 그게 늘 싫었다. 지금까지 공연을 할 때마다 ‘나는 왜 만날 뒤에 서야 돼?’ 하는 생각 때문에 짜증스러웠다.
한번은 성탄전야 행사 때 5, 6학년을 뽑아 댄스를 하기로 했다. 그때 난 ‘제발 이번에는 앞에 서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했다. 그런데 또 어김없이 내 자리는 뒷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아빠, 엄마를 보니 억울하고 서운한 마음에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아빠는 오히려 “지은아, 뒷줄이라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것 아니냐?”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서운했는데 점점 아빠의 말씀이 내 마음을 맴돌았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 중에 무대에 서지 못하는 애들도 있는데….’
아빠가 또 말씀해주셨다.
“지은아, 아름다운 꽃에는 꽃잎만 있는 게 아니라 꽃받침도 있어. 꽃받침이 든든하게 있어야 꽃잎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거야. 그것처럼 댄스공연도 꽃잎처럼 앞에서 빛이 나는 친구들도 있지만, 꽃잎이 빛이 날 수 있도록 받쳐주는 꽃받침도 있어야 돼. 그런데 만약 모두 꽃잎만 하려고 하면 어떻게 되겠니? 우리 발도 그렇다. 우리가 검지발가락 같은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검지발가락이 없으면 우리는 한 걸음도 못 걸어.”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해보니 댄스 팀에서 중요하지 않은 역할이 하나도 없는데 내가 내 욕심만 앞세워서 짜증을 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을 바꾸었다.
그 뒤로 교회에서 연극을 하는데 역할을 할 사람을 뽑기 위해 오디션을 봤다. 나는 어느 역할이라도 뽑히기만 해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 역할로 뽑혔다. 나는 마음이 높고 나밖에 모르는 아이인데, 하나님이 내 마음을 바꿔주시고 은혜를 입혀주셔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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