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어떻게 되찾을까?
돈을 어떻게 되찾을까?
  • 탈무드
  • 승인 2015.09.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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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이 있었어요. 한번은 옷감을 사기 위해 작은 도시를 찾아갔어요. 상인은 며칠 동안 시내의 한 집에 머물며 좋은 옷감을 구하기로 했어요.
 
상인은 이른 아침부터 옷감을 잘 짠다고 소문난 집을 찾아다녔어요. 한 집에 가자 베를 짜는 아주머니가 있었어요. 상인이 베를 살펴보고 말했어요.
“베를 곱게 잘 짜시는군요.”
“호호호, 이 마을에서 내가 짜는 베가 가장 곱다우.”
“일주일 동안 베를 짜주시면 좋은 값을 쳐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상인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좋은 옷감을 주문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옷감을 사기 위해 가지고 온 돈이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었어요.
“휴, 하루 종일 돈을 메고 다니려니 어깨가 빠지겠군.”
상인은 한적한 숲길을 지나다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옳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이곳에 돈을 묻어두면 되겠구나!”
상인은 커다란 나무 밑의 흙을 파서 돈주머니를 파묻고는 다시 나뭇잎으로 덮어 놓았어요.
“이렇게 하면 아무도 모를 거야. 하하하!”
 
며칠 뒤, 상인은 옷감을 사기 위해 나무 밑에 묻어놓은 돈을 찾으러 갔어요. 그런데 아무리 흙을 파도 돈주머니가 나오지 않았어요.
“이상하다. 분명히 이 자리가 맞는데! 내가 돈을 숨길 때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된 거지?”
상인은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그러자 저만치에 작은 집이 한 채 있었어요.
“그렇다면 혹시…?”
상인은 얼른 그 집으로 달려갔어요. 그곳에는 노인이 살고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 마을에 장사하러 온 나그네예요. 잠시 쉬었다 가도 될까요?”
“그러게.”
상인이 집을 둘러보다가 숲 쪽으로 향한 벽에 있는 구멍을 발견했어요.
‘영감이 저 구멍으로 내가 돈주머니를 파묻는 것을 보고 꺼내간 것이 틀림없어. 그런데 다짜고짜 돈주머니를 달라고 하면 딱 잡아뗄 텐데 어쩌지?’
상인은 곰곰이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노인에게 말을 걸었어요.
“영감님, 영감님은 저보다 오래 사셨고 현명하신 것 같으니 영감님의 지혜를 빌려주시겠습니까?”
“무슨 일인지 말해 보게.”
“제가 이곳에 옷감을 사기 위해 돈주머니를 두 개 가지고 왔는데요,
은화 500개가 든 주머니는 아무도 모르게 파묻었습니다. 그런데 금화 800개가 든 주머니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같은 곳에 파묻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시장님에게 맡기는 게 좋을까요?”
“뭐라고? 금화 800개라고??”
노인은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그러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상인에게 말했어요.
“내가 자네라면 나는 아무도 믿지 않겠네. 다시 말해서 먼저 돈주머니를 파묻은 곳에 금화주머니도 묻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네.”
“그렇군요. 그러면 오늘 밤에 어두워지면 다시 가서 금화주머니를 파묻어야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상인은 시내로 향했어요.
 
노인은 상인이 멀리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어요. 그러더니 뒷마당을 파헤쳐 돈주머니를 꺼냈어요. 상인의 돈주머니였어요.
“흐흐흐, 저 멍청한 장사꾼이 눈치 채지 못하게 얼른 갖다놔야지.”
노인은 돈주머니를 상인이 묻어놓았던 곳에 도로 갖다 묻었어요.
“있다가 다시 만나자, 돈주머니야. 흐흐흐.”
노인은 얼른 집으로 돌아갔어요.
상인은 나무 뒤에 숨어서 노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노인이 사라지자 상인은 얼른 땅을 파헤쳐 무사히 돈주머니를 되찾았어요.
“휴우, 다행이다.”
상인은 돈주머니를 메고 시내로 향했어요. 그날 밤, 노인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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