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기본자세, 자기주도의 삶
공부의 기본자세, 자기주도의 삶
  • 김응대 선생님
  • 승인 2016.06.28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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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로 배우는 공부마인드

학생들이 새해 목표를 세울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부 잘하기’예요. 과연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10회에 걸쳐 공자와 논어를 통해 진정한 공부의 의미와 방법을 찾아가는 공부마인드 여행을 떠나볼게요.

 

뇌의 가치를 끌어내기
지난 시간에, 사람은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배우기 싫어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어서 그 마음을 따라가면 어리석은 존재가 된다고 했습니다. 만약 여러분 통장에 100만원이 있는데 그 돈의 가치를 모른다면, 또는 급하게 무엇을 사야하는데 통장에 있는 돈을 어떻게 꺼내 쓰는지 모른다면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소용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뇌는 돈으로 매길 수 없이 큰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뇌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뇌를 효과적으로 훈련하는 법
뇌는 스스로 활동하고 움직이지 못합니다. 반드시 외부에서 정보와 신호를 받아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 김치나 오렌지를 생각하면 어떤가요? 입에 침이 고입니다. 이것은 신맛이 나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뇌에 들어가서 뇌를 움직이게 하고 뇌가 침을 분비하라는 명령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뇌는 무엇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까요? 그것은 바로 ‘생각’입니다. 혹시 ‘이미지 트레이닝’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이미지 트레이닝이란 쉽게 말해서 생각으로 하는 훈련입니다. 테니스 선수들은 비가 오면 코트에서 연습할 수 없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 머릿속으로 테니스를 치는 상상을 한답니다. 그러면 뇌는 진짜 운동을 하는 것처럼 움직이고 반응을 해서 실제로 훈련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의 뇌는 생각만 해도 그대로 움직이고 반응합니다.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을 품는지가 무척 중요합니다.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마음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음을 정한다’는 말은 다시 말하면 ‘뜻을 세운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나도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하면 여러분의 뇌도 공부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하기 싫은 마음으로 억지로 하면 뇌가 제대로 활동하지 않아 효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그래서 먼저 공부에 뜻을 세워야 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먼저 뜻을 세우고 마음을 정하면 길이 보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부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학자인 이황 선생님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주일무적(主一無適)’이라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쓸데없는 생각을 지우고 정신을 한 가지로 모으며 공부에 마음을 정하는 훈련을 한 것입니다. 이렇듯 고전을 보면, 우리 선조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지식을 많이 쌓는 공부가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마음을 바로 잡고 정돈하는 훈련을 ‘체득’이라고 하는데 체득의 기본은 ‘청소’와 ‘효도’였습니다.
중국 송나라 주자가 쓴 ‘소학’이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灑掃應對 進退之節(쇄소응대 진퇴지절)> “물을 뿌리고 빗자루로 쓸고, 사람을 대하고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에 대한 예절”이라는 말로, 어린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에 대한 것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또 ‘사자소학’에는 <始習文字 字劃楷正 書冊狼藉 每必整頓(시습문자 자획해정 서책낭자 매필정돈)>라는 말이 있습니다. “글자를 쓸 때에 글자 획을 바르게 하고 책상이 어지럽게 널려있거든 반드시 정리 정돈하라.”는 내용입니다. 옛 학자들은 왜 이렇게 청소를 중요하게 여겼을까요? 청소와 정리 정돈은 마음을 다스려주고 삶을 바로 세우는 기본적인 몸의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쿵푸의 기본은 생활 속에 있다
영화 <베스트 키드>는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잘 보여줍니다. 주인공 미국 소년 ‘드레’는 중국 베이징으로 이민을 와서 사는데, 친구들이 괴롭히자 아파트 관리인 아저씨에게 쿵푸를 배우기로 합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아이에게 쿵푸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고 매일 옷을 벗어서 옷걸이에 거는 연습을 시킵니다. 드레는 옷을 벗어서 아무렇게 던져놓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레는 쿵푸는 안 가르쳐주고 옷 거는 연습만 시키는 아저씨에게 화가 나서 대듭니다. 그런데 그것이 쿵푸의 기본동작이었음을 알게 되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받아 최강의 아이로 거듭나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배움에 있어서 기술보다 자세와 태도가 중요합니다. 공부도 암기력을 키우거나 지식을 많이 집어넣는 것과 같은 기술보다, 공부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를 갖추는 기본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각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다스리는 절제력을 키우지 않으면 기본을 다질 수 없습니다.

 
 

먼저 자기주도의 삶을
위의 글은 공자가 한 말입니다. 공자는 배우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먼저 부모님에 대한 효도와 어른에 대한 공손한 태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효도와 공손한 태도는 한마디로 순종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요즘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고전에서는 ‘자기주도 학습’보다 ‘자기주도 삶’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마음을 정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통해 올바른 삶과 마음이 만들어지면 우리 뇌는 훨씬 뛰어난 학습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이 바로 선 사람은 어떤 어려움과 힘든 순간이 와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먼저 여러분의 책상과 가방 그리고 방 청소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과 웃어른을 공경해 보세요. 이것이 바로 자기주도 삶이고 공부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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