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 김응대
  • 승인 2016.07.28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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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새해 목표를 세울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부 잘하기’예요. 과연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10회에 걸쳐 공자와 논어를 통해 진정한 공부의 의미와 방법을 찾아가는 공부마인드 여행을 떠나볼게요.

 

머리가 좋아야 공부를 잘한다?
지난 시간에는 자기주도 삶의 중요성과 배움의 순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자기주도 삶의 기본자세인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누구는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이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입니다. 흔히 머리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얘기할 때 나오는 ‘IQ(intelligence quotient, 지능지수)’라는 말을 들어봤지요? 한때는 계산력, 어휘력, 기억력 등을 테스트한 이 점수가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능지수가 높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거나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능지수가 높게 나온 사람이라도 공부하는 자세를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아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지능지수가 낮더라도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고 공부하는 습관을 키운 사람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지난번에 정약용 선생님은 머리 좋고, 똑똑하고, 잘 외우는 것이 공부를 못하게 만드는 ‘큰 병’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능지수는 좀 부족해도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배울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관한 얘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수학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초등학생 때 수학을 잘했던 학생들 중에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 갈수록 수학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반면 초등학생 때는 그다지 잘하지 못했던 학생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이것은 수학을 공부하는 태도 때문입니다. 수학이라는 과목은 논리적으로 생각을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풀이과정을 분명하게 알고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 머리가 좋은 학생들은 쉽게 문제를 풀어서 좋은 성적을 받기 때문에 자신이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굳이 노트에 정리하지 않고 넘어가도 됩니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암산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은 줄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잘 풀어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머리가 좋은 학생들은 습관적으로 암산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실수도 많아지겠죠? 반대로 초등학생 때 암산으로 쉽게 풀지 못해서 풀이과정을 적고 틀린 부분을 찾아가며 공부하던 학생들은 중학생이 되어서도 생각하며 문제를 풀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습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 역시 머리의 능력보다는 삶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저는 그 중 가장 필요한 것이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신을 비춰보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노둔한 제자였던 증자
공자의 뒤를 이어 학문을 연구한 수제자가 있습니다. 바로 ‘증자’입니다. 증자의 본래 이름은 ‘증삼’이었습니다. 증삼은 똑똑하지도 않고 잘하는 것도 없어서 늘 맨 뒷자리에 앉아 수업을 받는 뒤처지는 학생이었습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증삼을 ‘노둔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은 ‘둔하고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공자에게는 3,000명 정도의 제자가 있었습니다. 그 중 뛰어난 10명의 제자를 ‘공문십철’이라고 불렀습니다. 공문십철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똑똑하고 글도 잘 지어서 사람들은 자사가 공자의 후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문십철에도 들지 못했던 평범한 증삼이 어떻게 자사를 제치고 공자의 후계자가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자가 나이 70이 넘자 자신의 뒤를 이어 학문을 닦을 후계자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나이 70이 넘도록 너희들에게 가르친 것은 오직 하나로 통한다. 그것이 뭔지 아느냐?”
이 질문을 들은 제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고개를 숙이고 스승님과 얼굴 한번 마주 대하지 못했던 중삼이 고개를 들고 말했습니다. “네, 제가 압니다.” 이 말을 듣고 공자는 빙긋이 웃으면서 나갔고 옆에 있던 제자들이 증삼에게 ‘너 정말 답을 알아? 그 답이 뭐냐?’고 채근했습니다. 증삼은 “스승님께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준 가르침은 충서(忠恕)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매일 자신을 돌아본 증자
어떻게 둔하고 어리석었던 증자가 공자의 가르침을 꿰뚫고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증자는 논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일삼성(吾日三省)’이라는 사자성어로 만들어져 널리 전해졌습니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은 증자의 글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아 자신도 매일 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의 일기장 제목을 오일삼성의 글자를 인용하여 ‘일성록(日省錄)’이라 지었는데 이 일기장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우리가 바쁜 하루를 살면서, 틈틈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사람은 어리석은 존재라 매일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고 돌아보지 않으면 마음이 어두워지고 금방 잘못된 길로 빠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매일 시간을 정해 일기를 쓰기를 권합니다. 일기를 쓰면 여러분이 오늘 하루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았는지 생각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지 못해도 겸비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진정한 공부를 할 수 있고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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