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나무의 꿈 (하)
세 나무의 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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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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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동화

왕의 침대가 되고 싶었던 감람나무는 말구유가 되었습니다.
멋진 군함이 되고 싶었던 참나무는 고깃배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싶었던 소나무는 사형틀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감람나무와 참나무와 소나무는 한숨과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하루는 감람나무 구유가 있는 마구간에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마리아, 오늘 밤에 우리가 들어갈 빈 방이 없으니 마구간에라도 들어갑시다.”
“요셉, 아기가 나오려고 해요. 배가 너무 아파요!”
잠시 뒤, 마리아라는 여자가 아기를 낳았습니다. 울음소리가 우렁찬 남자아기였습니다. 아기의 엄마와 아빠는 아기를 작은 이불로 싼 뒤 구유에 눕혔습니다. 감람나무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 나는 침대가 아닌데, 이렇게 예쁜 아기를 나에게 눕히다니!”
그때 밖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근처 들판에서 양을 치는 목자들이었습니다.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정말 아기가 있다!”
“천사들이 나타나 구주가 이곳에 나셨다고 해서 찾아왔어요.”
감람나무는 깜짝 놀랐습니다.
“구주라고? 내 안에 누워 잠든 아기가 이 세상 사람들을 죄에서 구원하실 구세주란 말이야? 그렇다면 이 아기야말로 왕 중의 왕이시잖아!”
감람나무는 구세주 예수님이 자기 안에 누워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습니다.
“왕의 침대가 되고 싶었던 꿈이 산산조각 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멋지게 이루어지다니!”
구세주의 탄생을 기뻐하는 목자들의 찬미소리를 들으며 감람나무는 행복에 잠겼습니다.

30년이 지났습니다. 하루는 어부아저씨가 한숨을 푹푹 쉬었습니다.
“에휴, 오늘따라 고기가 한 마리도 안 잡히네. 우리 식구 다 굶는거 아냐?”
고기잡이 실력이 뛰어난 어부아저씨가 그렇게 빈 그물만 끌어올리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어부아저씨는 날이 저물어 밤이 되었는데도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고 밤새 그물을 던졌습니다.
어느 새 동이 텄지만 결국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어부아저씨는 그제야 배를 바닷가에 대고 그물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바닷가로 몰려왔습니다. 그 중 한 선생님이 어부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배를 땅에서 조금 띄우라.”
그러더니 배에 올라 땅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뻐하고 감사해했습니다.
말씀을 마친 선생님이 어부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그러자 어부아저씨가 대답했습니다.
“선생님, 밤이 새도록 애를 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만, 말씀에 의지해서 그물을 내리 겠습니다.”
어부아저씨는 그물을 펼쳐 바다에 던졌습니다. 잠시 뒤 그물을 끌어올리고 깜짝 놀랐습니다. 고기가 얼마나 많이 잡혔던지 그물이 찢어질 정도였습니다. 어부아저씨는 선생님 앞에 넙죽 엎드려 말했습니다.
“주님, 나를 떠나소서. 저는 죄인입니다.”
“무서워 말라. 이제 네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리라. 사람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는 내 제자가 될 것이다.”
참나무는 그제야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한 선생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와, 나같이 볼품없고 낡은 배에 하나님의 아들이 타셔서 말씀을 전하시다니! 멋진 군함이 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잖아. 이건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멋진 삶인 걸!”

 

그로부터 다시 3년이 흘렀습니다. 십자가가 된 소나무는 슬프고 외로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아침부터 마을이 시끌 시끌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죄인 하나를 두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며 죄인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죄인은 사람들이 침을 뱉고 머리를 때려도 묵묵히 걷기만 했습니다. 골고다 언덕에 이르자 로마 군병들이 죄인을 소나무 십자가에 달아 양손을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맨 위에 푯말을 붙였습니다. 거기에는 ‘유대인의 왕’이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소나무가 생각했습니다.
“유대인의 왕이라고? 이분이 예수님이란 말이야? 그렇다면 지금 예수님이 세상 사람들의 죄를 대신 씻기 위해 여기 달리신 거잖아!”
소나무는 예수님의 머리와 옆구리, 손과 발에서 흐르는 피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예수님이 흘리신 저 피가 세상 죄를 깨끗이 씻고 사람들을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가 되게 하시는구나! 사람들이 저 예수님의 피만 믿으면 참된 안식을 누릴 수 있을 텐데.”
소나무는 감격에 차서 말했습니다.
“이제야 내 꿈이 이루어졌어. 사람들의 마음이 쉴 수 있는 진정한 쉼터가 된 거라고. 소박한 내 꿈이 이렇게 영광스러운 꿈으로 이루어지다니! 여러분, 모두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 와서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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