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칸타타, 엘패소] 칸타타의 열기는 국경을 넘어
[북미칸타타, 엘패소] 칸타타의 열기는 국경을 넘어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7.10.14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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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엘패소 시의 모습. 사진 속 오른쪽 건물이 칸타타가 열리는 에이브러햄 차베스 극장이다.

미국 최남단의 텍사스 주. 엘패소는 텍사스 내에서도 서남쪽 끝,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도시다. 순수한 엘패소 시의 인구는 68만 명 정도이지만, 인근 지역과 후아레스 등 멕시코 국경도시까지의 인구를 포함하면 200만 명이 넘는다. 그 중 130만 정도가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하는 히스패닉이며, 매일 멕시코로 오가는 사람만 5만 명에 이를 정도로 왕래가 잦다.

멕시코 TV방송인 ‘채널44’에 출연해 칸타타를 알렸다.

엘패소교회로서는 세 번째 치르는 이번 칸타타의 열기는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7월 후아레스에서 영어캠프를 한 것을 계기로 멕시코에서도 칸타타를 홍보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또 후아레스 교회 목회자 다수가 기독교지도자모임(CLF)과 칸타타에 참석하는가 하면, 멕시코의 TV방송인 ‘채널44’에도 굿뉴스코 대학생들이 출연해 칸타타를 알릴 수 있었다. 그밖에 ABC, 카날 등의 TV방송을 통해서도 홍보를 할 수 있었다.

기쁜소식엘패소교회의 김복음 선교사

“성도도 많지 않고 교회도 크지 않아서 물질 면에서 늘 부족했습니다. 칸타타를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어렵겠다. 빚을 지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작년과 재작년에는 어떻게 칸타타를 했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때도 물질이 거의 없었거든요. 하지만 하나님은 매번 새롭게 길을 여셨습니다. ‘지난 번에 도우신 하나님이 올해는 왜 안 도우시겠어? 어렵고 힘들겠다는 건 내 생각이야’ 하고 하나님과 제 생각 사이에 선을 긋게 되었습니다.”(김복음 선교사)

그러던 중 김복음 선교사는 칸타타 때 미국을 방문한 박옥수 목사와 교제할 기회를 얻었다. 김 선교사는 평소 물질에 대해 가장 큰 부담을 갖고 있었고, 마음도 여러 가지 생각들로 복잡했다고 이야기했다. 박 목사는 ‘사람의 마음이 복잡한 것은 자기 마음과 생각을 받아들여 생긴 결과’라는 말과 함께 ‘구원받는 사람은 자기 생각이 아무리 많이 일어나도 다 내려놓고 말씀을 받아들였다. 마음이 복잡한 것은 사탄에게 속은 것’이라고 교제해 주었다. ‘아, 마음의 세계가 이렇게 해결되는 거구나’ 하고 김 선교사의 마음에 소망과 힘이 찾아왔다.

칸타타 초청편지를 쓰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뉴욕교회에서 보내주신 칸타타 티켓을 인수하려면 400달러 정도의 돈이 필요했습니다. 기도하다 보니 ‘작년에 물질을 주신 하나님이 올해도 물질일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작년에 칸타타 시작할 때쯤 물질을 후원해 주신 분이 이번에는 좀 일찍 물질을 주시더군요. 그 돈으로 티켓을 가져와 홍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김복음 선교사)

‘사랑하는 이웃에게Dear Neighbor’ 편지 쓸 종이와 봉투 구입비, 대관료 등 계속 많은 물질이 필요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이 채워주셨다. 특히 올해는 홍보를 하는 데 있어서도 하나님이 새로운 길을 계속 열어 가셨다. 국경 너머 멕시코 후아레스에 가서도 시민들과 교회에 칸타타와 CLF를 알렸다. 엘패소의 텍사스주립대 등 인근 대학에서도 홍보를 하면서 멕시코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그렇게 모집한 자원봉사자가 40여 명에 이른다. 자원봉사자들 중에는 복음을 듣고 구원받은 사람도 일어났다.

 

“기존에 하던 방식 말고 새롭게 홍보를 하자고 해서 칸타타 준비기간에 한국어 캠프도 진행했어요. 새로운 사람 50여 명이 IYF와 연결되어 복음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칸타타와 CLF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종을 통해 시작된 것이라면 해낼 수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열왕기하 7장에 나오는 네 사람의 문둥이는 아람 진으로 발길을 옮겼을 뿐인데, 하나님이 큰 군대의 소리를 내게 하셨잖아요. 사실 문둥이들은 직접 엘리사의 말씀을 들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죽이면 죽일 따름이라’ 하는 마음이 일어나 발을 옮겼습니다. 그들에게는 그 길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편한 길이 있어도 우리 고생 한번 해 보자. 잠 좀 덜 자고 피곤해도 발을 옮겨보자’는 마음으로 진행했는데 길을 여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김복음 선교사)

 
 

칸타타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활기 넘치는 미소와 신명 나는 춤으로 미국 시민들의 관객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는 젊은이들이 있다. IYF 건전댄스팀 라이처스 스타즈다. 이들은 춤을 추는 것 외에도 배우, 소품 준비, 음향 담당 심지어 버스 운전까지 담당하는 등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오후 리허설을 마치고 공연을 시작하기 전, 대기실에서 라이처스의 여성 팀원 4명을 만나 간증을 들어봤다.

위에서부터 이송이, 유송이, 랄리, 윤희영

“미국 시민들의 마음에 복음을 심는 이런 귀한 일에 써 주시고, 앞서서 저희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느낄 때 너무 감사하죠. 말씀만을 바라보며 형편을 뛰어넘는 그라시아스 단원들의 간증을 들으면서 제 마음을 비춰보곤 합니다. 사실 저도 리더가 되기엔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런 제 모습에 매여 있는 것도 악한 일이니까요. 팀원들에게 ‘오늘 공연하며 어땠어?’ 하고 물으면 그 간증에서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게 느껴집니다.”(이송이/리더)

 

“저희 팀원들 스케줄은 다른 스태프들과 같습니다. 아침 6~8시에 공연장에 도착하면, 체조를 하고 아침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2막에 소품으로 쓰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큰 트리라 설치하는 데 서너 시간 정도 걸립니다. 저는 대학생인데, 학교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칸타타에 함께하고 있어요. 하나님이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부분에 지혜를 주셔서 트리 작업이 끝나고 시간이 남을 때 학교 공부와 숙제를 합니다. 그 뒤에 점심 먹고 오후 1시 반 정도 리허설을 합니다. 리허설이 끝나면 틈틈이 메이크업이랑 숙제를 해요. 저녁 먹고 6시가 넘으면 스태프 모임에 참석해 말씀을 듣고 7시가 되면 식전 공연을 하지요.”(랄리/대학교 1학년)

1막에서 출연하는 천사 배역도 라이처스 팀원들의 몫이다.

“오프닝 댄스가 끝났다고 저희 할 일이 끝난 게 아닙니다. 바로 의상을 갈아입고 1막에서 고향에 호적을 하러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 연기를 해야 해요. 그 뒤에는 목동들 앞에 나타나는 천사 역할도 소화해야 하고요. 2막에는 직접 출연하는 장면은 없지만, 세트를 전환할 때 무대 뒤의 스크린이 걸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일을 해요. 공연이 다 끝나고 트리 해체와 무대 뒷정리를 마치면 밤 11시, 다음 공연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모임을 갖고 나면 1시 넘어 잠에 들어요.

저는 칸타타에 함께하려고 이번 학기는 온라인 수업만 5개를 신청했어요. 시험도 인터넷으로 치고 공부하느라 힘들기도 하고, 아버지가 뇌졸중을 앓으셨고, 친하게 지내던 자매님이 돌아가시는 등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말씀으로 마음을 나누고 절망과 싸워 이기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유송이/대학교 2학년)

미국 단기선교사 출신의 윤희영 씨.

“저는 2년 전에 단기선교사로 미국에 왔는데 그때도 칸타타에서 라이처스 댄스를 했어요. 올해도 칸타타에 함께하러 왔는데, 몸이 약한 편이라 타이트한 스케줄을 따라가기가 벅찼어요. 그래서 하루는 이송이 언니한테 그런 어려움을 다 이야기했는데, 언니가 ‘마음에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없고 형편을 보니 힘든 거다’라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한번은 우리가 물러날 자가 아니라 믿음을 가진 자라는 말씀으로 교제해 주셨어요. 저는 힘들면 물러날 마음이 있는데, 성경은 제가 믿음을 가진 자라고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힘들 때도 ‘내가 믿음을 가진 자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힘이 생겼어요.

그래서 공연을 나가기 전 하나님께 청중을 느끼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객석을 꽉 채운 청중을 보니까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초롱초롱 뜬 사람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고 전율이 느껴졌어요. ‘아, 이게 청중을 느끼는 거구나.’ 너무 신나고 힘이 났고, 춤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다는 게 처음으로 감사하게 느껴졌어요.”(윤희영/대학교 3학년)

1막에 라이처스 스타즈가 있다면, 2막에는 꼬마 산타가 있다. 맨 오른쪽이 뉴욕교회 한송이 자매.

북미 칸타타 투어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7년째 꼬마 산타 댄스팀을 담당하고 있는 뉴욕교회의 한송이 자매는 “합창단에 소속되어 공연을 다니는 동안 하나님이 아이들 건강을 지켜주시는 것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몸의 건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마음의 건강이다. 그래서 한 자매는 단순히 춤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식사나 예절 등 생활 전반을 이끌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칸타타투어 기간은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면서 마음 꺾을 일이 많아 훈련받기 좋은 시간이에요. 박영국 목사님도 아이들이 댄스 하는 게 처음에는 재밌겠지만, 어느 순간 하기 싫고 힘든 순간이 온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그걸 넘어야 하기 때문에 유익한 거라고요.

또 처음에는 아이들이 실수를 해도 형제 자매님들이 귀엽게 봐주시니까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라시아스는 세계 최고라는 믿음을 갖고 나날이 발전해 가는데, 저는 제 마음으로 적당히 학예회 수준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어요. 우리 최고의 리틀 산타고, 저도 세계 최고의 선생님인데 말이죠. 물론 저도 가르치는 데 인내심도 없고 부족함투성이이지만, 그런 제 모습이나 아이들의 모습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시죠. 이제는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할 수 있어. 세계 최고의 리틀 산타니까’라고 말합니다.”(한송이 자매)

올망졸망 8명의 꼬마들을 본 미국 시민들은 “Wow, so cute와, 너무 귀엽다!” 하고 탄성을 터뜨린다. 댄스를 마치고 팔을 쭉 뻗으며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는 소리는 장내에 짜랑짜랑 울릴 만큼 우렁차다.

실제로 꼬마 산타의 아버지인 어느 형제는 ‘한 달 넘게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많은 청중들 앞에 서는 부담을 넘는 아들을 대할 때면 전보다 잘 웃고 대답도 잘하는 등 훌쩍 큰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저희 아이는 ‘교장실 단골손님’이라고 할 만큼 학교에서 유명한 말썽꾸러기입니다. 특히 고집이 세서 한 번도 자신을 꺾어본 적이 없어요.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칸타타투어에 함께하는 동안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마음의 세계를 배울 수 있겠다 생겼어요. 교장선생님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결석 처리가 되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없는데요. 저나 아들이나 하나님의 인도를 경험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라이처스 팀원들과 꼬마 산타들을 만나고 나오니 시간은 어느덧 5시 20분. 엘패소 시민들은 벌써부터 칸타타를 보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있었다.
멕시코에서 채널44에 출연한 홍보팀을 보고 국경을 넘어 칸타타를 보러 왔다는 카를로스 비야 누에바스Carlos Villva Nuevas) 씨 가족.
 
 
이번 공연에서도 2,500석의 공연장은 만석을 기록했다. CLF에 참석한 20여 명의 목회자도 칸타타를 관람했다.
돈과 미넷Don and Minette 부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누가 저희 집에 표를 두고 갔더군요. 사람들은 메시아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실제로 메시아인 예수님이 오셨을 때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알고 모두가 기뻐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 공연은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향해 마음을 열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합니다.”(돈과 미넷Don and Minette 부부)

 
커트 홀러

“감동받았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특히 ‘갓 블레스 아메리카’가 멋진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라스베가스 총격 사건을 계기로 시민들이 하나로 뭉쳤으면 합니다. 저는 0~5세 아이들을 돌보는 간호사인데요. 꼬마 산타들이 그렇게 멋진 공연을 펼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목사님의 메시지 또한 구원받으려면 뭔가를 해라, 하지 마라고 하시는 게 아니라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죄가 씻어지고 구원받는다’는 주제가 분명한 말씀이어서 믿음이 갔습니다.”(커트 홀러Kurt Haller)

일라이시오 리오스Eliseo Rios 가족

“1막의 음악이나 연기가 모두 대단했습니다. 스토리의 구성도 탄탄해서 놀랍고 또 신선했습니다. 누구나 좋아할 공연입니다. 브로드웨이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공연을 봤지만, 이만한 공연은 본 적이 없습니다. 박영국 목사님의 복음 메시지도 명료해서 다른 사람과 함께 듣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회자께서 그라시아스 단원들이 성경을 읽고 공연을 준비한다고 하셨는데, 하나님을 힘입어 노래하는 게 느껴집니다. 한국인들이 이렇게 미국 전국을 돌면서 공연하다니, 대단합니다.”(일라이시오 리오스Eliseo Rios 가족)

 

 
 

엘패소는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불법체류자나 이민자도 많다. 특히 엘패소 아래쪽의 후아레스는 범죄와 마약 등으로 악명 높은 도시다. 그만큼 경찰의 경계나 검문도 삼엄하다. 그런 도시에 최근 영어캠프와 칸타타, CLF를 통해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 사람이 그어놓은 국경이라는 한계와 장벽을 넘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 그것이 바로 칸타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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