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칸타타, 슈거랜드] “허리케인이 앗아간 기쁨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북미칸타타, 슈거랜드] “허리케인이 앗아간 기쁨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7.10.15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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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주민들을 위한 힐링콘서트, 텍사스 주 칸타타 공연
 

기쁜소식휴스턴교회의 박성득 선교사는 그때 상황을 다음 한 마디로 요약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지난 8월 24일까지 뉴욕에서 치러진 월드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4등급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을 비롯한 텍사스 주 일대를 덮쳤다. 지난 2005년 사망자 1,800여 명 등 역대급 피해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3등급(등급이 높을수록 위력이 강함)이었음을 감안하면 하비가 얼마나 위력적인 태풍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위력이 약해지는 바람에 인명 피해는 비교적 적었지만(사망 70여 명), 하비는 휴스턴 주 인근 지역에 엄청난 비를 뿌렸다. 텍사스 주 지사는 하비가 일으킨 재산피해를 140조 원 이상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뉴스를 보니 상황이 많이 심각하더군요. 밖에 나가 보니 어찌나 비가 많이 오는지 집과 도로가 온통 물에 잠겨 있었고, 주민들 중 상당수는 댈러스로 피난을 간 상황이었어요. 월마트에 가도 식품이랑 생필품이 동이 나고, 생수 값도 오를 정도였어요.”(박성득 선교사)

허리케인 하비가 뿌리고 간 비로 물에 잠긴 휴스턴 시내 모습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디어네이버Dear Neighbor(사랑하는 이웃에게)’ 초청편지를 돌려가며 칸타타를 홍보할 계획이었던 박 선교사는 난감했다. 도로가 막혀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설령 차가 다닐 수 있더라도 며칠 동안 계속 비가 쏟아져 편지를 돌리면 온통 젖을 판국이었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하던 그에게 문득 박옥수 목사가 전해준 사도행전 27장 말씀이 떠올랐다. 배를 타고 가던 사도 바울은 도중에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 침몰할 위기에 처한다. 성경에 ‘여러 날 동안 해와 별이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이 다 없어졌더라’라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큰 태풍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가진 사도 바울은 형편에 흔들리지 않고 담대했다. ‘형편 때문에 어려운 게 아니라 마음에 하나님이 없어 어려운 것’이라고 전하는 박옥수 목사의 말씀을 들으며 박성득 선교사는 마음에 하나님을 감각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이 형편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분이잖아요. ‘항상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신데, 그럼 이 허리케인도 나쁜 일이 아니라 선한 일로 바꿔주시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마음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는 힘을 잃었는데, 하나님이 도우시겠다 싶으니까 힘이 생겼습니다. 또 집집마다 다니며 홍보를 할 수 없다면 페이스북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https://www.facebook.com/HTcantata/videos/304317006709676/

페이스북을 활용해 휴스턴 지역의 목사와 음악가, 그리고 행사장 주변에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칸타타 홍보 게시물은 1만 명 넘는 사람들이 시청할 정도로 효과가 높았다. 다섯 개 교육구청의 협조를 얻어 총 200여 군데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에게 초청장도 4만 장 가량을 뿌렸다. 980여 명이 페이스북과 홈페이지, 휴대폰 문자 등을 통해 4천 여 장의 티켓을 신청해 왔다. 지역방송인 채널 16번의 도움을 받아 40여 회의 무료광고를 내보냈으며, 신문에도 저렴한 가격에 칸타타 광고를 내보낼 수 있었다.

지역 일간지에 게재된 칸타타 광고 사진

“허리케인이 지나가고 도시 내부사정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굿뉴스코 봉사단원들과 함께 수해복구 봉사팀을 운영했습니다. 칸타타도 자연스럽게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라,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위문 콘서트가 되었어요. 의외로 여러 분들이 칸타타의 취지에 공감하며 새로운 분들을 많이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휴스턴은 지난 2년간 칸타타를 하지 않아 누구를 찾아가야 할지 막막했지만, 그렇게 소개받은 목회자와 교회들을 중심으로 홍보를 진행할 수 있었다. ‘디어 네이버’ 초청편지도 12만 장을 돌릴 수 있었다. 휴스턴교회 근처의 텍사스 주립대와 고등학교에서도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칸타타를 알렸다.

CLF에서 간증하는 박성득 선교사
CLF에도 100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슈거랜드 칸타타가 네 번째 준비하는 칸타타입니다. 칸타타를 하면 할수록 하나님은 제게 믿음을 배우게 하시면서 한편으로는 무익한 제 모습을 보게 하셨습니다. 작년에 앨버커키에서 사역할 때도 제 눈에는 어려운 형편만 보였습니다. ‘우리 교회는 성도가 10명밖에 안 돼. 다들 연세도 많으시고….’ 그런데 장로님을 비롯해 형제 자매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은혜를 입으시는 걸 보며 마음에서 부끄러웠습니다.

올해도 휴스턴 지역이 수해를 입은 판국에 누가 칸타타를 보러 올까 싶었는데 많은 분들이 티켓을 신청해 오셨어요. 음료수 등 물품 후원을 받아 오신 분들도 있고요. ‘아, 내가 내 생각을 믿고 살았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되며 제 마음이 새로워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칸타타는 휴스턴 인근의 슈거랜드 시의 스마트 파이낸셜 센터에서 열렸다. 올 1월 완공된 최신식 건물로 쾌적하고 아늑한 환경을 자랑한다. 이날 공연에는 3,500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휴스턴은 미국에서 네 번째 안에 드는 큰 도시다. 휴스턴 시의 인구는 210만, 인근 위성도시의 인구까지 합치면 617만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불어닥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삶 속에서 웃음을 잃어 버렸다. 그런 시민들에게 그라시아스의 공연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칸타타 메시지는 마음에서 죄의 짐을 내려놓게 한다.

 
 
 
 
 
캐롤(왼쪽에서 두 번째)과 라라(세 번째)

“친구가 칸타타 티켓을 구해서 저한테 같이 가자고 연락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못 오게 되어 캐롤을 데리고 왔습니다. 허리케인 하비가 우리 시민들로부터 기쁨을 앗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라시아스가 그 기쁨을 되찾아주었습니다. 내년에도 꼭 다시 와주시길 바랍니다.”(라라)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공연입니다. 단원들의 목소리는 너무도 아름답고, 의상도 아주 사랑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아흔세 살 되신 어머니가 이번 홍수로 모든 것을 잃어 버리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모시고 사는데요. 오늘 함께 왔더라면 귀가 어두워 음악은 듣지 못하셨을 테지만, 그라시아스의 연기와 의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셨을 것 같아요.”(캐롤)

로빈슨(오른쪽)과 듀얼린(아래) 부부.

“안나가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보시다시피 남편이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몸이라 공연을 끝까지 다 보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이번 공연이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받은 시민들에게 기쁨과 소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정말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공연이자, 시민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로이스 로빈슨, 듀얼린 로빈슨 부부)

카밀라 프랭크(왼쪽에서 네 번째)와

“교회 교인들과 함께 왔는데요. 너무 놀랍고 끝날 때까지 신나는 음악회였습니다. 이렇게 훌륭할 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에 부른 ‘갓 블레스 아메리카’는 어찌나 높은 소리가 나오는지, 유리창이 몇 장 깨졌을지도 모르겠어요, 하하하. 현재 우리 미국은 나라 안팎에 여러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런 때에 한국에서 오신 여러분이 ‘갓 블레스 아메리카’를 불러주시는 것을 들으니 꼭 저희를 위한 힐링노래 같습니다.

요즘 미국은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을 크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크리스마스를 크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칸타타는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할 좋은 기회입니다. 최요한 전도사님이 직접 나와서 하신 간증도 아주 힘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간증을 듣고 눈이 번쩍 떠질 만큼 놀라운 주님의 능력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최 전도사님은 박옥수 목사님이 전해준 성경 말씀의 길을 계속 붙좇았습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과 비(非) 그리스도인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카밀라 프랭크)

 
 

사람은 누구나 삶 속에서 허리케인 하비 같은, 인력(人力)으로 극복할 수 없는 고난과 문제를 만난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길 간절히 원하신다. 허리케인과 홍수로 힘들어하던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님은 음악으로 복음으로 위로하셨다.

미국이 오늘날 세계 최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건 신앙의 자유를 찾아 유럽을 떠나온 선조들, 그리고 나라에 위기가 있을 때마다 하나님을 찾았던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마다 칸타타에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던 미국 시민들! 칸타타가 그들 마음에 잠들어 있던 복음을 다시 깨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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