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찻잔
깨진 찻잔
  • 이가희 기자
  • 승인 2018.08.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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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코칸트 칸국이라는 나라에 아주 난폭한 왕이 있었어요. 그 왕은 신하들이 조그마한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불호령과 함께 엄벌을 내렸어요. 그렇게 괴팍한 왕이지만 유독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아름다운 무늬가 그려져 있고 신비로운 빛을 내는 찻잔이었지요. 하루는 큰 잔치가 열려 왕은 어김없이 그 찻잔을 꺼내 차를 마셨어요. 그런데 그만 손이 미끄러워서 찻잔을 놓치고 만 거예요.
‘쨍그랑!’
찻잔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어요. 왕은 자신이 실수를 한 터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어 더 화가 났어요.
“여봐라! 뭘 보고 서 있는 게냐? 당장 도자기공들을 불러오너라! 당장!”
나라 곳곳에서 도자기 그릇을 만드는 기술자들이 궁궐로 불려왔어요.
“이 깨진 잔을 원래대로 만들어 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 목을 베어버리겠다!”
눈앞이 캄캄해진 도자기공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그들은 찻잔 조각들을 챙겨 스승인 우스만을 찾아갔어요.
우스만은 100세가 넘은 노인으로, 평생 도자기 굽는 일을 했어요. 우스만은 한동안 찻잔을 살펴보다가 제자들에게 말했어요.
“임금님께 일 년의 시간을 달라고 말씀 드려라.”
그날부터 우스만은 자신의 작업실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어요. 드디어 일 년이 지난 날, 우스만이 손자와 함께 보자기를 들고 궁궐에 나타났어요. 손자가 보자기를 풀자 신비로운 빛을 내는 찻잔이 모양을 드러냈어요.
“와! 어떻게 저렇게 감쪽같이 붙였을까?”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어요. 왕도 우스만의 실력을 칭찬하며 기뻐했어요. 모두들 우스만의 비술을 궁금해 했어요. 돌아오는 길에 손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할아버지, 저는 다 알고 있어요.”
“무엇을 말이냐?”
“저 찻잔은 붙인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든 거잖아요?”
“그걸 어찌 알았느냐?”
“오늘 나오기 전에 할아버지 작업실에서 깨진 찻잔이 보자기에 그대로 싸여있는 것을 봤거든요. 아무튼 똑같이 만들어내시다니, 역시 대단하세요.”
“때로는 깨진 조각을 붙이는 것보다 새로 시작하는 것이 나은 것이 있단다.”

우리는 부족함을 채우고 약점을 고치려고 애를 쓰죠. 그런데 하나님은 부족하고 약한 우리를 고치시지 않고, 예수님의 보혈로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듭나게 하셨어요. 우리를 새로운 피조물로 만드신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담대하게 지내길 바라요.

글•그림| 이희영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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