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칸타타 덴버 공연
크리스마스 칸타타 덴버 공연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8.11.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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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 _225회 | 박옥수 목사 간증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복음을 위해서 노래한다면
그라시아스합창단이 창단될 때 어려움이 많았다. 지도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합창단을 만들면서 ‘좋은 합창단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입으면서 살았던 이유는 복음을 위해서 살았기 때문이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 우리 죄를 다 씻으셨기에, 그 사실을 전하는 것보다 하나님에게 더 관심 있는 일은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복음을 위해 산다면 하나님이 나에게 은혜를 베푸시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삶을 복음을 위해서만 드리기로 했다.
그동안 복음을 위해 살면서 부족함도 있었고, 실수할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내 삶에 말할 수 없이 크고 많은 은혜를 허락하셨다. 그라시아스합창단도 단원들이 복음을 위해서 산다면, 복음을 위해서 노래한다면 하나님이 크신 은혜를 베푸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합창단은 창단된 뒤로 항상 하나님을 찬양했다. 어떤 공연을 하든지 공연 중간에 하나님의 말씀이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싸워 가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 증거했다. 그렇게 지내는 가운데 그라시아스합창단이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서 정말 좋은 합창단이 되었다.

밤 12시 30분에 출발한 마지막 트레일러
그라시아스합창단의 2018년 북미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공연은 정말 은혜로웠다. 그 가운데에서도 덴버 공연 때 있었던 일들이 우리 마음에 깊은 감사와 은혜를 남겼다.
덴버 공연 전날에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공연이 있었는데, 공연을 마치고 곧바로 무대와 장비 철수 작업을 시작했다. 얼마 후 합창단원을 태운 버스 두 대가 덴버를 향해 출발하고, 방송 장비와 무대 세트 등을 실은 트레일러도 출발했다. 길이가 22미터나 되는 대형 트레일러 세 대가 짐을 다 싣는 대로 덴버로 향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덴버 공연장까지는 승용차로 7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로, 트레일러는 한 시간 정도를 더 잡아야 했다.
트레일러 두 대와 스태프들이 탄 버스 두 대도 떠나고, 마지막 트레일러는 밤 12시 30분경에 짐을 싣고 출발했다. 트레일러 운전사는 양성우 장로와 박영주 목사로, 두 사람이 밤새 덴버까지 교대로 운전하면서 가는 것이다. 출발할 때에는 약간 쌀쌀한 날씨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솔트레이크시티를 떠나 80번 도로를 타고 한 시간쯤 지나 로키산맥 입구에 들어서자 비가 눈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2시간 30분이 지난 후에는, 앞서 가던 차들이 언덕을 만나 속도를 점점 줄이더니 나중에는 아예 멈추어 섰다. 우리 트레일러도 설 수밖에 없었다. 도로에는 눈이 쌓이기 시작했고, 그냥 서 있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차들이 출발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언덕길에서 미끄러져 도로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우리 트레일러도 눈길에 빠져서 움직이려고 해도 바퀴가 공회전할 뿐이었다. 새벽 5시쯤 되어서 경찰들이 견인차를 몰고 와서 차들을 미끄러운 언덕에서 하나하나 끌어내 주었다. 아침 7시쯤 되어서 견인차가 우리 트레일러도 눈 쌓인 언덕길에서 밀어내 주었다.
마지막 트레일러에는 합창단원들의 의상과 신발, 오디오 믹서, 조명 장비, 무대의 막, 무대 밑의 판넬, 마이크 케이블 등이 실려 있었다. 그 가운데 중요한 장비들을 빼내서 비행기로 보내려는 생각도 했지만 보내야 하는 장비들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했다. 다시 솔트레이크시티로 돌아가 남쪽으로 내려가서 70번 도로를 타고 돌아서 덴버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었다. 마지막 트레일러는 아침 9시경에 덴버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이제는 저녁 7시경에나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면 짐을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40분, 무대 세팅까지 마치려면 빨라야 네 시간이 걸린다. 트러스를 세팅한 뒤 조명과 스피커를 달고, 무대 메인 막과 샤막을 달고, 무빙을 달아야 한다. 조명이나 방송 장비들이 수십 개가 될 뿐 아니라 번호를 정확히 구분해서 달아야 하기 때문에 빠르면 네 시간이 지나야 설치를 마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밤
11시에야 공연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예정된 공연 시간은 저녁 7시로, 11시에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무대 설치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 합창단 단원들도 전부 달려들어서 함께 무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실수 없이 빠른 시간에 무대 설치를 마치기 위해 예행 연습을 해야 했다. 그런데 공연장 노조 측에서 반발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무대 위에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올라가서 조명이나 음향 기구들을 설치해야지, 왜 합창단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가서 작업을 합니까? 그건 절대 안 됩니다.”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상황이 너무 난감해서 순회공연에 함께하던 사람들이 모두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한다. 덴버 교회의 정대철 목사와 공연 책임자인 김영호 목사가 노조위원장이 있는 사무실로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노조위원장이 정대철 목사에게 물었다.
“당신, 조명 기사입니까? 솔직히 말하세요. 진짜 직업이 뭐예요?”
정 목사가 가만히 있자 노조위원장이 재차 물었다.
“당신의 진짜 직업이 뭐냐고요? 조명 기사예요?”
“아닙니다.”
“그럼 직업이 뭐예요?”
“저는 선교사입니다.”
노조위원장이 이번에는 김영호 목사에게 물었다.
“당신은 기사예요?”
“저도 선교사입니다.”
사무실이 잠시 조용해지더니, 노조 사람들이 마음을 바꾸어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 그 소식을 듣고 감격해서 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관객들도, 합창단 단원들도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마지막 트레일러는 저녁 7시 15분에 공연장에 도착했다. 관객 4,000명은 이미 공연장에 들어와 자리에 가득 채우고 앉아 있었다. 짐을 내리는 데에만 30~40분이 걸려야 하는데, 아주 짧은 시간에 짐을 다 내렸다. 공연장 직원들이 깜짝 놀랐다. 이어서 합창단 단원들이 모두 무대 위로 올라가서 샤막과 무빙, 수십 개의 조명과 스피커를 달았다. 단지 35분 만에 무대 세팅이 끝이 났다.
마침내 마이크를 잡은 테리 목사가 무대에 서서 상황을 설명했고, 세팅 광경을 지켜보던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공연이 시작되었고, 2막이 끝나 메시지를 전하는 시간이 되자 박방원 목사가 무대에 올라가서 복음을 전했다. 전갈에 물렸다가 살아난 최요한 형제도 무대에 올라가서 간증했다. 모두 감격했다. 3막이 시작되어 헨델의 오라토리오, 고요한 밤, 펠리스 나비다, 그리고 갓 블레스 아메리카가 연주되었다. 4,000명의 덴버 시민들이 감동에 젖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불가능한 가운데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우리가 복음을 증거할 때 어떤 일이 있든지 하나님이 세밀하게 도우셨고, 또 도우신다. 공연이 다 끝났을 때가 밤 10시 30분이 지났는데도 관객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관객들도, 합창단 단원들도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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