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가에 속했을 때 은혜를 입는 야곱처럼
리브가에 속했을 때 은혜를 입는 야곱처럼
  • 유종휘(기쁜소식양천교회)
  • 승인 2018.12.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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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와 질그릇

착한 자신을 믿고 살다가 교회를 떠났던 유종휘 형제. 어느 날 문득 “속았지?”라는 속삭이는 음성이 들렸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이를 알리요마는”(렘 17:9) 자신을 믿고 살아온 삶에 종지부를 찍고
교회와 하나님의 종의 인도 아래 사는 삶의 세계로 들어갔다.

유종휘(28) 형제는 단기선교사로 파라과이에서 봉사했고, 명지대학교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했다. 현재 (주)아이엠코스메틱에 재직 중이다.

“종휘는 착하니까!”
나는 어려서부터 착한 아이였다. 친구들과 다투는 일도 없었고, 부모님을 거역하는 일도 없었다. 평소 말썽이 많은 친구들의 부모님도 아이들이 나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염려를 내려놓을 정도였다. “종휘는 착하니까!”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 “나는 착한 사람이야.” 라는 생각이 각인되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나는 선생님들의 지도를 잘 따르는 학생이었다. 
대학에 입한 한 후 교회의 인도를 따라 남미 파라과이로 단기선교를 떠났다. 늘 교회 안에서 자란 나에게 단기선교사 생활은 제 옷을 입은 듯 편안했고, 언어와 음식을 비롯한 모든 어려움과 부담을 교회에서 배운 도전정신으로 이겨 나가는 것도 즐거웠다. 스페인어도 곧잘 배워 한국어 교실을 담당하고, 간단한 통역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나는 별다른 문제를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숨어 있던 악함이 모습을 드러내고
단기선교 활동을 마친 뒤 2011년 군대에 입대했다. 늘 교회 안에 있었던 나에게 교회를 떠난 환경이 주는 자유로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나는 교회와 빠르게 멀어져 갔고, 훈련소에 입소할 때 챙겼던 쪽성경은 관물대 가장 깊숙한 곳에 박혀 있었다. 그 동안의 삶이 미련하게 느껴졌다.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즐기며 사는데 나는 너무 바보같이 살았구나.’ 어릴 때부터 잠자고 있던 “나는 착해.”라는 마음은 “나는 옳아.”라는 마음으로 변해 갔다. 이 마음은 내 마음에 어떤 말씀도 들어오지 못하게 가로막는 악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들을 보려고 다섯시간이 넘는 먼 길을 면회 온 어머니 마음에 못을 박았다. 
“교회에 가라는 이야기하려거든 이만 돌아가세요. 갈 때 되면 알아서 갈테니까, 정 걱정이 되면 혼자 조용히 기도나 하세요.”
그날 이후 어머니께 내뱉은 모진 말에 대한 죄책감이 들곤 했다. 그러나 내 마음속 옳음은 더욱 커져만 갔고, 군생활 23개월 동안 단 한번도 교회에 가지 않았다. 제대한 후에도 세상에서 만난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냈다. 세상에는 가봐야 할 곳도 많고, 맛있는 음식도 참 많았다. 가끔 교회 친구들의 연락을 받거나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게 될 때면 그들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재미있는 삶을 모르고 교회 안에서만 사는구나!’

“속았지?”
그러나 나는 머지않아 무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친구들과의 사이가 이런 저런 이유로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없으면 못 살 것 같았던 친구들이 싫어지고, 시시각각 변하는 나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기도와 어릴 적부터 몸담았던 교회를 짓밟고 선택한 길인데, 주위를 둘러보니 나 보기에 좋았던 모든 것들은 사라지고 “속았지?”라고 속삭이는 목소리만 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교회에서 질리도록 들었던 성경 구절이 불현듯 떠올랐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이를 알리요마는” (렘 17:9) 
‘내가 이대로 계속 살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았다. 원하는 직장을 다니고,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원하는 대로 자식을 낳아 키우는 보통 사람들의 삶. 자신이 없었다. 지금은 옳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모든 것들이 10년 뒤, 20년 뒤에 모두 사라진 채, “속았지?”라는 목소리만 남지 않을까 두려웠다. ‘자고새가 낳지 않은 알을 품고, 중년에 그것이 떠나 필경은 어리석은 자가 되리라’는 말씀처럼, 주님으로 말미암지 않은 것들을 품는 것이 두려웠다. 나의 발걸음은 다시 교회로 향하게 되었다. 크신 하나님의 은혜였다.

행복했던 기쁜소식양천교회 청년회
이듬해 강릉에서 열린 여름 캠프에 참석했다. 강사 목사님으로부터 야곱이 리브가에게 속했을 때 모든 은혜를 입은 것처럼 신앙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속해야 하는 것임을 들었다. 지금은 시집을 간 누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일요일에 교회 나와서 말씀 듣는 게 다가 아니야. 네가 정말 신앙을 하려면 청년회에 속해야 해.”
한번도 참석해 본 적 없는 기쁜소식양천교회 청년회에 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여름 캠프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 머지 않은 날, 이헌목 목사님께 연락이 왔고 뜻밖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너 청년회 회장 해보지 않을래?”
“예?…, 예 하겠습니다.”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많은 고민이 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청년회에 속하기 위한 가장 좋은 길을 내주셨고, 청년회 활동을 했던 약 4년간의 시간은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들로 남았다. 이헌목 목사님은 70명이나 되는 기쁜소식양천교회 청년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뮤지컬 공연을 하게 하셨다. 모든 사람의 몸과 마음을 모아야 비로소 공연이 완성되는 뮤지컬의 특성은 양천 청년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었고, 매년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어 월드캠프, 여름과 겨울 수양회 등의 많은 무대에서 함께할 수 있었다. 2017년에는 이 목사님과 함께 일본 오사카 마인드 투어를 하며 많은 일본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였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만두고 떠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목사님과 교회의 보살핌이 나를 두 번 실족하지 않도록 붙잡아 주셨다.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미치고 정녕 도로 찾으리라
내가 어릴 적 아버지께서는 제법 큰 화장품 공장을 운영하셨다. 높은 빌딩에, 수백 명의 직원들, 커다란 기계들이 있는 멋진 곳이었지만,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사업의 실패는 절망처럼 보였지만, 그로 인해 아버지가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큰 은혜를 입었다. 구원받은 이후에도 집안 형편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마음 중심에는 말씀이 있었고, 그 말씀은 어려운 가운데에도 우리 가족을 지탱하는 약속이자 힘이 되었다.
“다윗이 여호와께 묻자와 가로되 ‘내가 이 군대를 쫓아가면 미치겠나이까?’ 여호와께서 대답하시되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미치고 정녕 도로 찾으리라.’”(삼상 30:8)
군대를 제대한 전역 후 진로를 선택해야 했던 나에게 하나님은 같은 약속의 말씀을 주셨고, 아버지 일을 배우기로 결심하였다. 텅빈 사무실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많은 일들을 시작했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갔다. 어렵게 만들어 온라인 판매를 시도한 제품은 열 개도 채 팔지 못하고 재고만 떠안게 되었다. 친구들은 보란듯이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할 일 없는 내 모습과 비교가 되었다. 
그러나 말씀대로 하나님은 잃었던 것들을 2015년부터 찾아주기 시작하셨다. 뜻하지 않았던 협력업체를 만나 생각지도 못했던 마스크팩 생산 공장을 시작했다. 3년이 지난 현재는 제법 공장다운 모습을 갖추고, 신뢰를 많이 받는 회사가 되었다.

어려운 것은 맞지만 한번 부딪쳐보자
내가 느끼기에 한국에서 가장 많은 업종 세 가지는 커피숍, 치킨집, 그리고 화장품 회사 같다. 그만큼 경쟁이 심한 업종이다. 그러나 우리는 마스크팩 생산 공장 외에 새로운 꿈을 꾸었고 금년 11월에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였다. 지금껏 아버지께서 해 오신 제조와는 완전히 다른 유통 일이다. 실패할 수도 있으나 이헌목 목사님이 늘 강조하시는 세 가지 마인드를 기억하고 있다. 깊은 사고, 교류, 도전이다. 세상에서 구원받지 않은 사람들도 이에 근접한 마인드를 가졌을 때 뛰어난 결과물을 내는데, 이토록 정확한 복음의 말씀을 품은 우리가, 성령이 주시는 예수님의 마인드로 일을 해 나갈 때에 못할 것이 없다는 마음이 든다.
2년 간의 연구 끝에 제품을 출시하였고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클렌징 제품인데, 기존의 제품과 차별화된 특징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여름 여러 나라의 장·차관 및 대학 총장을 모시고 가진 경제인 간담회에 참여하여 많은 분들을 만났고, 인도에서 열린 뷰티 박람회에도 참가하여 바이어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하였다. 현재 중국, 인도, 남아공 등의 나라에서 일들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단기선교사 출신의 인재들이 많은데, 그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많다. 자신이 다녀온 나라를 담당하여 같은 마음으로 힘있게 일할 형제 자매들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소망스럽다.
최근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대학생들에게 소개하고, 마인드 강연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얼마 전에 대학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후배들에게 강연해주지 않겠냐?’는 제의를 하셨다. 그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이 교수님의 마음을 이끌어 대학교에도 마인드 강연의 문을 열어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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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족을 만드신 하나님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동일한 복음을 가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다. 사실 어릴 적 우리 가족은 한 집에 살았지만 제각각의 삶을 살았다. 어머니는 교회에, 아버지는 세상에, 누나는 친구에, 나는 게임에 빠져 살았다. 한 지붕 아래 살았지만 가족이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절망처럼 보였던 사업 실패로 인해 아버지가 구원받으셨고, 나는 올 4월에 하나님이 주신 자매와 결혼하는 큰 은혜를 입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악하고 거짓된 내 마음에 대한 불신이 없었다면, 결혼을 앞두고 내 목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온전히 교회와 하나님의 종의 인도를 따랐기에 더 감사한 결혼이 되었고,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 주께서 두 사람의 마음을 연합하여 주신다. 아내는 나의 가장 든든한 동력자가 되어 힘들거나 중요한 모든 순간들을 함께 하고 있다. 음식 등 사소한 취향이 일치할 때면 ‘하나님은 어떻게 이런 것까지 아셨지?’ 하며 웃곤 한다. 사소하지만 가족이 모두 모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하다.

민박을 통해 목격하는 복음의 능력
말씀대로 잃었던 많은 것들을 되찾았고, 올해 초 하나님은 부모님께 아파트를 주셨다. 이 집에 해외에서 온 VIP 분들이 민박하실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고, 민박하기에 알맞은 형태로 리모델링을 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집을 짓고 살지만 복음을 위해 집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동안 잠비아 종교부 장관, 레소토 청소년부 부차관, 온두라스 기독교연합 회장, 부룬디 목회자들을 모시는 은혜를 입었다. 
우리 집에 모신 분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지난 5월 CLF에 오신 잠비아 종교부 장관님이다. 나는 그동안 선교회 뉴스를 통해서 귀빈들이 한국에 오신 소식을 접할 때마다 교회에서 하는 일이니까 잘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쉽게 생각했다. ‘아,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오셨구나. 좋구나.’ 그런데 내가 직접 민박을 하고 귀빈들을 수행하면서 그분들의 마음을 당연하게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장관님은 하루 일정이 끝나고 집에 오시면 무척 피곤해 하며 내일은 쉬고 싶다고 하곤 하셨다. 그때마다 수행하던 잠비아의 서유진 사모님과 여러 목사님들이 교제로 장관님에게 새 힘을 주시고 계속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CLF 마지막 날에는 장관님이 감사패를 받으며 박옥수 목사님과 교회 앞에 마음을 숙이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일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어려움도 당하고 부담스런 일에도 부딪치는 가운데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것임을 보았다. 한 나라의 장관이 구원받는 일은 정말 크고 감사한 일인데, 그 과정을 옆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감사했다. 
매일 약속 장소까지 귀빈들을 운행해 드리고, 어머니와 아내는 온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불편한 부분은 없으신지 살피는 등 복음의 일을 함께할 수 있어 무척 감사했다. 그분들이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서 우리 선교회를 도와주고 함께 일해주신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정말 기쁘다. 손님들이 가시고 나면 우리 가족만의 소망이 생긴다. 잠비아 장관님은 대통령이 되면 좋겠고, 부차관님들은 장관님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레소토 부차관님은 민박했던 기쁜소식양천교회 자매님들에게 전통복을 선물하고 싶다며 사이즈를 다 재서 돌아간 뒤 전통복을 만들어 보내주셨다. 

 

100년이라도 모자란 복음의 삶
얼마 전 박옥수 목사님의 새벽 말씀을 들었다.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복음의 가치와 소중함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 다른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복음 전하기 좋은 세상에서 쓸데없는 것들에 시간을 쓰고 있는 형제 자매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강하게 전달되었다. 내가 오늘을 사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토록 마음을 써서 하는 모든 일들의 목적은 복음이 되어야 한다는 분명한 마음의 선을 말씀을 통해 그어주셨다. 
1년을 살아도 100년을 살아도 복음을 전하고,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얻으시겠다는 박 목사님의 말씀처럼, 내가 하는 모든 일들 속에 하나님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한 사람의 영혼을 얻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악한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이 귀한 복음과 교회, 참된 하나님의 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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