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봉사 투어 부담 안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은혜
의료 봉사 투어 부담 안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은혜
  • 김요한(케냐, 기쁜소식나이로비교회 목사)
  • 승인 2018.12.1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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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수기

2008년 케냐에서 처음 월드캠프를 가질 때 의료 봉사도 함께 시작했다. 그때 나는 캠프에 교사로 참석했는데 참가자들이 진료 받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뒤로 월드캠를 할 때마다 의료 봉사를 했고, 사람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100명씩 150명씩 모아서 복음을 전했다. 몸의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도 치료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고 복음도 전하기 위해 의료 봉사 투어를 시작했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지난 10년 동안 수도인 나이로비에서만 의료 봉사를 했는데, 올해부터는 의료 여건이 훨씬 열악한 지역에 가서 의료 봉사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케냐의 의사들과 의대 및 간호대 학생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집했다. 그들에게 복음도 전하고 앞으로 그들과 함께 의료 봉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케냐의 의사, 간호사, 의대생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2018년 5월 4일부터 이틀간 나이로비에서 약 370km 떨어진 미고리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번부터는 환자들을 모아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이로비교회의 형제 자매들과 신학생, 그리고 미고리교회의 형제 자매들을 교육하여 복음을 전하게 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외부 장소에서 의료 봉사를 했는데, 사람들이 우리 교회와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회에서 의료 봉사를 했다. 우리가 도착하자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싶어 새벽부터 기다렸다. 의사를 만난다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순서를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마음에 죄가 있습니까?” 하고 인사한다. 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를 듣지만 10분, 20분이 지나면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굉장히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의료 봉사를 마친 후에는 복음을 들은 사람들을 초청하여 집회를 열고 가정을 방문하며 복음 전도를 이어갔다. 복음을 전하는 동안 모든 형제 자매님들이 행복해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기쁜소식미고리교회가 살아나고 복음의 소리와 행복한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며 무척 행복했다. 

의료 봉사 투어를 시작하다
미고리교회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나니 이제는 미고리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지역 교회에서도 의료 봉사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의료 봉사 투어를 생각했다. 첫 번째 투어는 10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미고리, 키수무, 니에리, 티카 교회를 순회하기로 했다. 하나님이 도우실 것을 생각하니 무척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봉사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환자들에게 개인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 등을 자주 상상하며 행복했다. 이전 같았으면 새로운 일 앞에 부담스러워하고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하고 염려했을 텐데, 하나님이 먼저 내 마음을 ‘하나님이 도우시겠다’는 마음으로 채워주시는 것이 감사했다.
투어에 함께할 봉사자들을 나이로비에서도 모집하고 여러 지방에서도 모집했다. 그리고 여러 지역에서 자원봉사자 워크숍을 가지면서 복음을 전했다. 의료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제약회사에서 약도 후원받아야 했다. 투어 날짜는 가까워오는데 어느 회사에서도 답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주 정부에서 의료 봉사를 할 수 있는 허가서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서를 보내주지 않았다. ‘하나님이 기도하게 하신다’는 마음이 들어 기도회를 했다. 전에는 이런 형편을 만나면 마냥 답답해하고 어렵기만 했는데, 말씀을 들으면서 ‘아, 일은 하나님이 나에게 은혜를 입혀 주고 싶어서 허락하신 일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복음의 일을 하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
요한복음 9장에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이 사람이 소경으로 난 것이 뉘 죄로 인함이오니이까? 자기오니이까? 그 부모오니이까?” 제자들이 이렇게 물었던 이유는, 이스라엘에서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과 문둥병과 보지 못하는 것을 저주라고 믿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상상할 수 없는 답을 하셨다. “이 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  
‘이 사람이 나면서부터 소경이 된 것은 누구의 죄 때문도 아니고 저주도 아니야. 하나님이 일하고 싶어 하시는 거야!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고 싶어 하시는 거야! 아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에도 은혜를 입을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하나님이 은혜 를입혀 주시지 않으면 한 가지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나님께서 안전도 붙들어 주셔야 하고, 좋은 날씨도 주셔야 한다. 박옥수 목사님이 우리에게 자주 가르쳐 주셨듯이, 복음의 일을 하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마음이 들었다. 
투어를 시작하기 2주 전에 모든 주정부 보건부에서 의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의료 봉사를 시작하기 1주일 전부터 제약회사에서 후원해 주겠다는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투어를 하고도 남을 만큼의 약을 후원받게 하셨다. 케냐에서는 항생제가 특히 많이 필요한데, 아주 좋은 항생제를 많이 후원받아 의료 봉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가 주 정부 보건부에 후원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망하지 않게 하셨다.

봉사하며 구원받아 기뻐하는 자원봉사자들
10월 28일 저녁, 버스 한 대와 세 대의 차가 함께 출발했다. 아프리카에서 저녁에 차로 이동하는 것은 아직은 안전하지 않다. 강도도 있고, 도로가 좁아서 차 사고도 많이 나고, 차들이 앞질러 가기 위해 역주행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형편을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요 9:2)라는 말씀을 믿고 출발했다. 
미고리교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봉사자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워크숍을 통해서 복음을 들은 봉사자들도 있었지만 아직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봉사자들도 있었기에 아침과 저녁 식사 후에, 쉬는 시간에 복음을 전했다. 봉사자들이 한 사람 한 사람 구원을 확신하며 기뻐했다. 봉사자들은 대부분 학생이기 때문에 공부만 했지 이런 봉사활동을 해본적이 없기에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굉장히 행복해했다. 
낮에는 봉사하고 저녁에는 이동하는 바쁜 일정이었다. 잠도 이동하면서 버스에서 새우잠을 잤지만 단 한 명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나님이 그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보며 나도 무척 행복했다.

 

 

 

지금까지 도우신 하나님이 날씨도 붙들어 주시겠구나
아프리카의 계절은 건기와 우기로 나누어진다. 10월 말부터 11월은 우기다. 날씨를 확인하니 투어 기간에 비가 온다고 했다. 잠시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우리를 도우신 하나님을 기억했다. 지금까지 하나님이 도우셨다면 날씨도 붙들어 주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도 월드캠프 개막식 때 하나님이 날씨를 항상 붙들어 주셨듯이 하나님이 의료 봉사도 돕지 않으실 이유가 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요 9:2) 마음에 예수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움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가는 도시마다 저녁에 비가 조금 와서 먼지가 나지 않게 적셔 주었고, 마지막 도시인 티카에서는 이동하는 내내 비가 오다가 텐트를 설치할 때 그쳤다.

형제 자매들도 쉬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이번에도 많은 형제 자매들이 상담사로 동행했다. 환자들이 도착하면 제일 먼저 상담사를 만나서 복음을 듣는다. 복음을 듣고 난 후에 진료 카드를 받는데, 진료 카드가 상담 카드가 되어서 그 뒤에도 계속 연락하여 복음을 전한다.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상담사 형제 자매들이 복음을 전하는데 예배당 안은 복음을 전하는 소리로 가득 찬다. 복음이 마음에 들어가면서 환자들도 마음에서부터 병을 이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상담사 형제 자매들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복음을 전하면서 마음이 말씀으로 채워 졌고, 단기 선교사들도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복음을 계속 전하면서 마음에 복음이 세워졌다. 한 사람당 적게는 하루에 10명에게, 많게는 15명에게 복음을 전했다. 나도 같이 따라다니면서 계속 복음을 전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마지막 도시 티카에서는 티카 교도소 소장과 교도관들이 의료 봉사 장소에 방문했다. 잠시 둘러보게 한 후 사택으로 모시고 들어와서 복음을 전했다. 
봉사자들, 의사들, 환자들에게 복음을 계속 전하는 동안 하나님이 내 마음도 행복으로 채워 주셨다. 이 행복은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생기는 행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참된 말씀으로부터 나오는 놀라운 행복이었다.
의료 봉사 투어를 하면서 모두 1,231명의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 가운데 919명이 구원의 확신을 가졌다. 그 외에도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의사들이 구원받았다. 하나님이 복음 전하기에 아주 좋은 도구를 주셔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시는 것을 생각할 때 감사하다. 


365일 진료하는 의료 봉사 병원을 준비하며
나이로비교회에는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있어서 의무적으로 양호실이 있어야 한다. 학교 양호실과 케냐의 작은 병원들을 보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학교 양호실이 좋다. 이 양호실에서 외부 사람들을 위해 기본 진료와 초음파 진료, 치과 진료를 할 수 있는 작은 의료 봉사 병원을 시작하려고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나이로비교회 안에서는 365일 의료 봉사를 하는 것이다. 
병원에 오면 제일 먼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상담 후에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약도 받을 수 있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약도 받고 몸도 건강해지지만 신앙상담을 통해 마음의 병이 치료되어 행복할 것을 상상하면 벅차고 감사하다.

 

 

 

시글락에서 나와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볼 때
최근에 사무엘상 27장 말씀을 들었다. 다윗이 사울에게 쫓겨 다닐 때의 이야기다. “다윗이 그 마음에 생각하기를, ‘내가 후일에는 사울의 손에 망하리니 블레셋 사람의 땅으로 피하여 들어가는 것이 상책이로다. 사울이 이스라엘 온 경내에서 나를 수색하다가 절망하리니 내가 그 손에서 벗어나리라.’ 하고”(삼상 27:1)
다윗은 안전한 곳에서 쉬고 싶어 했다. 나도 어려운 길보다는 안전하고 쉴 수 있는 길로 가고 싶어 할 때가 많다. 그 길은 마치 “저는 하나님이 필요 없어요. 하나님 은혜 없이도 살 수 있어요.”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하나님은 다윗을 시글락에서 빼내기로 하셨다. 결국에는 시글락이 아말렉의 공격을 받아 잿더미가 되고 처자식을 다 빼앗기는 일을 통해 다윗이 시글락에서 나온다.  안전하고 편한 곳에서 나와서 다시 부담 안으로 뛰어들 때 하나님께서 모든 부분에 도우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역대상 12장 21, 22절에 “이 무리가 다윗을 도와 적당을 쳤으니 저희는 다 큰 용사요 군대 장관이 됨이었더라. 그 때에 사람이 날마다 다윗에게로 돌아와서 돕고자 하매 큰 군대를 이루어 하나님의 군대와 같았더라.”라고 했다.
다윗이 시글락에 들어갈 때에는 600명의 사람들과 갔지만 안전하다고 여겼던 곳이 결코 안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글락을 떠나서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갔을 때, 부담스럽지만 하나님이 도우셔서 다윗을 따르는 사람이 600명이 340,822이나 되는 하나님의 군대가 되었고, 다윗은 결국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이 케냐와 아프리카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많은 길들을 주시는데 주시지만 이 일이 결코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이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입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마음이 들었다. 역대상 12장 22절 말씀처럼, ‘시글락 즉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편하다고 여기는 것에서 나와서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볼 때 하나님께서 모든 일들을 감당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보내 주셔서 큰 군대를 이루시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이 보내 주신 많은 군대들
주변을 둘러보면 하나님이 많은 사람들을 복음의 군사로 이미 보내주셨다. 케냐에는 장로님들이 많이 계신다. 나이로비교회에는 아홉 명의 장로님들이 계신다. 장로님들이 아홉 개의 나이로비 지역과 교회 부서들을 맡아서 일하시는데, 한 분 한 분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전에는 목회자들이 하던 일들을 이제는 장로님들이 다 맡아서 하고 계신다. 
또한 케냐에는 많은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계신다. 목사님들은 케냐 곳곳에서 마하나임 바이블 칼리지의 교수가 되어 목회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매달 지역마다 돌아가면서 CLF와 청소년 캠프를 준비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케냐의 모든 사모님들은 마인드 교육 전문 강사로 일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여자와 어린아이들을 보호하는 단체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그런 단체와 가까운 지역에 있는 사모님 서너 분이 함께 
‘정부 관계자, 사회단체 지도자, 교수, 교육자 및 지역 여성을 위한 마인드교육 집회’를 개최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또한 케냐의 미래인 주일학교를 맡아서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담당하여 일하고 있다. 주변에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군대를 생각하면 무척 감사하고 행복하다.
선교사 수기를 쓰기 시작한 지 벌써 열두 달이 되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기도도 많이 되었다. 지난 열두 달을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로 가득 채워질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하고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케냐에 계속 나타내실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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