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데려가신 허인수 목사님
하나님이 데려가신 허인수 목사님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9.04.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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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호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 _231회 | 박옥수 목사 간증

“목사님, 저 암에 걸렸습니다.”
허인수 목사님이 주님 품으로 가셨다. 마음이 참 안타까웠다. 허 목사님은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했고 복음을 위해 살던 사람이었다. 아프리카 더반에서 선교를 하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사역을 시작했을 때, 허 목사님 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다. 어느 날 허 목사님이 나를 찾아와서 “목사님, 저 암에 걸렸습니다.” 하였다. 나는 “그래?” 하고 웃었다. “왜 웃습니까?” 하고 묻길래 “그냥 우스워서.”라고 대답하고 허 목사님에게 되물었다.
“자네, 옛날에 백혈병에 걸렸었지?”
“예, 그렇습니다.”
“다 나았지?”
“예, 목사님.”
“어떻게 나았어?”
“믿음으로요.”

“하나님, 배가 너무 아픕니다. 배를 낫게 해주십시오.”
내가 위궤양으로 거의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주님 앞에 그 문제를 두고 기도했다.
“하나님, 여름 수양회가 가까운데 이 몸 가지고는 도저히 여름 수양회를 비롯해 여름 행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배를 낫게 해주십시오.”
당시 나는 위궤양을 3개월째 앓고 있었는데, 위궤양이 시작된 날부터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먹으면 설사가 났다. 아주 묽은 죽을 침을 다 섞어서 삼켜도 들어가면 일단 설사부터 났다. 그 당시 내 체중이 70킬로그램이었는데, 3개월 동안 7킬로그램이 줄었다. 몸의 1할이 사라진 것이다. 바지도 헐렁하고 양복도 헐렁헐렁했다. 그 몸을 가지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어느 날 새벽에 주님 앞에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나님, 배가 너무 아픕니다. 몸이 너무 약해지고 지쳤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집회를 해왔는데, 이 몸 가지고는 올 여름 행사를 도저히 할 자신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렇게 기도를 드리는데, 꼭 하나님이 내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갑자기 마가복음 11장 24절이 기억났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내가 아는 말씀이었는데,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이 말씀이 생생하게 내 마음에서 떠올랐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아, 믿기만 하면 되네? 먼저 기도하고, 그 기도한 내용을 들어주신다고 믿기만 하면 되네?’
사람들이 기도하지만 하나님이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실 것을 믿지 않는 상태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하나님이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고 말씀하셨다. ‘너무 쉽구나!’ 그날 나는 하나님께 내 배가 아프니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하실 것을 믿었다.


나는 말씀을 의지하기로 했다
문제는, 식사를 해야 했다. 나는 김치를 무척 좋아하지만, ‘미음만 먹어도 설사가 나는데 그 배에다가 매운 김치를 넣는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날 내 마음에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내가 아픈 배가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으니, 기도한 것을 하나님이 응답하신다고 믿으면 내 배가 나았다고 믿어야 했다. 나았다고 믿는다면 김치를 먹어야 하는데, 김치를 먹으면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날 아침 나는 여러 번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가 볼 때에는 이런 배에 김치를 먹으면 분명히 배가 터져서 죽을 것 같은데, 성경 말씀에서는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러면 그대로 된다. 낫는다.”고 말씀하셨다.’
형편을 보면 죽을 것 같고, 성경 말씀에서는 그대로 된다고, 낫는다고 하고…. 나는 말씀을 의지하기로 했다. 그래서 아침에 김치를 먹고, 육개장을 먹었다. 아내가 깜짝 놀랐다.
“당신 어쩌려고 이래요?”
“내 배 나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요.”
밥을 먹고 바로 설사를 했다. 그렇지만 형편이 그렇지 하나님이 내 배를 낫게 해주신 것을 믿고 의심하지 않았다. 점심때에도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김치를 먹었다. 또 설사를 했다. 저녁에는 식사 초대를 받아서 하얏트호텔 뷔페식당에 갔는데, 마음껏 먹었다. 그리고 이튿날 잠에서 깨었을 때 내 배가 깨끗이 나아 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아버지. 나, 다 나았어요. 아버지 도우러 왔어요.”
그 경험은 내 삶에도, 우리 교회 형제 자매들에게도 많은 은혜와 축복을 가져다주었다. 얼마 후 여름이 다가왔고, 여름 수양회가 시작되었다. 나는 수양회 첫날 이 일을 간증하며 말씀을 전했다. 그때 말씀을 들으면서 20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믿음으로 병이 나았다. 그 뒤 내 배가 나은 간증을 “아프지만 나았다”는 제목으로 책에 실었는데, 허인수 형제가 백혈병으로 죽어가다가 구원받은 뒤 그 글을 읽고 ‘아, 기도하고 구한 것은 받은 줄로 믿으면 그대로 되는구나!’ 하고 하나님께 백혈병을 고쳐 달라고 기도했고, 나았다고 믿었다. 허 형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지만 지팡이를 잡고 비틀비틀하며 들로 갔다고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
“인수야, 웬일이냐?”
“아버지. 나, 다 나았어요. 아버지 도우러 왔어요.”
그날 허인수 형제 부모님이 통곡을 했다고 한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마음이 변한다고 하던데, 우리 아들이 죽겠구나…!’
그런데 놀랍게도 허인수 형제는 그 말씀을 그대로 믿었고, 그 무서운 백혈병으로 죽어가던 사람이 깨끗하게 나았다. 그 후 20여 년 동안 하나님의 손에 잡혀서 남아공의 더반에서 선교도 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가는 곳마다 그를 통해서 예수님의 귀한 역사가 나타났으며, 그 입을 통해 예수님의 말씀이 증거되었다.
그 뒤에도 암은 그치지 않고 허인수 목사님을 향해 대들었다. 한번은 허 목사님이 나를 찾아와서 물었다.
“목사님, 제가 또 암에 걸렸는데, 3년이 지났는데도 그대로입니다.”
“3년이 지나도 그대로면 그건 나은 거야.”
“그렇죠.”
허 목사님은 믿었고, 또 암이 나았다. 여러 차례 암이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늘 믿음을 가지고 이겼다.

‘하나님이 이번에는 데려가시기로 정하셨구나.’
얼마 전 여섯 번째 암이 찾아왔을 때에도 나는 하나님이 허인수 목사님을 고치실 것을 믿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았다. 허인수 목사님도 ‘병세가 심해지든 어찌 되든 결국 하나님이 고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은 허 목사님이 삼성병원에 입원했는데, 내가 바빠서 주일 아침에 잠깐 만났다. 그때 허 목사님은 아침을 먹으면서 “목사님, 병원 밥이 이렇게 맛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라고 했다. 전날까지 무척 아프다고 했는데 밥을 먹고 있었다. 그래서 다 나았다고 생각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기도했고, 나았다고 믿음도 가졌는데, 얼마 전에 허 목사님의 아내로부터 허인수 목사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홍콩에서 집회를 인도해야 해서 장례식에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없이 감사한 것은, 하나님이 허인수 목사님의 영혼을 사랑하셔서 정한 때에 그의 삶을 끝내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에 걸리고 그때마다 나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는데, 그래도 나는 허인수 목사님이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나을 거야. 나을 거야’ 했는데, 내가 집회를 인도하기 위해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는 길에 허 목사님의 아내가 전화해서 허 목사님이 세상을 떠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 그랬구나. 하나님이 이번에는 데려가시기로 정하셨구나.’
우리가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허인수 목사님의 삶에 역사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보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앞서 간 많은 주님의 종들과 만나서 귀한 교제를 나누고 있을 허인수 목사님, 우리는 그를 보냈지만 먼저 가서 우리를 기다릴 것을 생각할 때 정말 감사하다. 백혈병에 걸려서 죽어가던 사람을 예수님이 버리지 않고 사랑하셨고, 구원하셔서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으로 인도한 것이 한없이 감사했다.
신형철 형제가 술에 젖어 지낼 때 내가 복음을 전하다가 술에 취한 상태여서 다음에 전하려고 돌려보냈는데, 허인수 목사님이 복음을 전해서 신 형제가 구원받고 새롭게 변했다. 신 형제는 허인수 목사님하고 나하고 둘이 복음을 전해서 더 귀하게 자란 것 같다. 우리는 함께 기뻤고 즐거웠다.

그를 사랑하셔서 아름다운 직분을 주시고 마음껏 쓰시다가
어떻게 했든, 누구에게 했든, 복음을 위해서 살았던 허인수 목사님의 삶이 너무 귀하다. 그런데 허 목사님이 잘나서 그렇게 살았겠는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이 그를 사랑하셔서 아름다운 직분을 주시고 마음껏 쓰시다가 데려가신 것이다. 아쉬운 것은, 조금 더 이 땅에 있어도 괜찮은데…. 앞으로 10년, 20년쯤 복음을 위해 더 살아도 괜찮은데…. 아쉬움이 있지만 주님이 하신 일 앞에 내가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언젠가 주님 앞에 서는데, 그때 허인수 목사님처럼 복음만을 위해 살다가 주 앞에 서는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바란다. 허인수 형제를 구원하시고 그를 많은 사람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종으로 삼으신 주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이제 영광스러운 나라에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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