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포럼] 비바람도 막지 못한, 장관들의 한국 배우기 열정
[장관포럼] 비바람도 막지 못한, 장관들의 한국 배우기 열정
  • 김성훈
  • 승인 2019.07.1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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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명의 세계 청소년부 장관들, 대우 옥포조선소 방문
‘늘 새로움 좇는 한국’을 보며 조국의 청사진 그려

“마인드강연에 음악과 문화 공연, 산업시찰까지…. 한국에 온 지 사흘밖에 안 지났는데, 정말 많은 것을 배워가는 기분입니다. 한국인들은 도전정신으로 숱한 난관을 뛰어넘으며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이뤘습니다. 특히 거가대교와 해저터널은 또 하나의 파나마 운하를 보는 듯합니다.”
7월 8일부터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세계 청소년부 장관 포럼’에 참석한 마시엘 발라리노 아폴라요(파나마 NGO 훈다데르 전무이사)는 거제 옥포의 대우조선해양 조선소를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녀는 ‘파나마 운하’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파나마 출신이다. 1914년, 아메리카대륙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파나마 운하가 생김으로써 선박들은 한 달 가까이 돌아가던 거리를 불과 하루 만에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거가대로의 전경. 교각 2개와 해저터널 1개로 구성되어 있다(출처: 한겨레).
하늘에서 내려다본 거가대로의 전경. 교각 2개와 해저터널 1개로 구성되어 있다(출처: 한겨레).

포럼에 참석한 장관들이 조선소를 보러 부산에서 거제도까지 가는 길도 이와 비슷했다. 그전까지 부산~거제를 오가려면 무려 140킬로미터를 달려야 했다. 하지만 거가대교와 3.7킬로미터 길이의 해저터널이 개통되면서 이동거리는 60킬로미터로 단축되었고, 시간도 130분에서 40분으로 줄어들었다. 버스 안에서 포럼 대회장인 김진성 IYF 교육위원의 이같은 설명을 들은 장관들은 모두 탄성을 내질렀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전경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전경

버스가 거제도에 가까워지자 40만 평에 달하는 조선소가 멀찍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곳곳에서 한창 건조 중인 대형 선박들, 고층 아파트 규모와 맞먹는 도크, 작업장 곳곳을 바쁘게 오가는 대형크레인까지…. 장관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휴대폰을 꺼내 조선소 이곳저곳을 촬영하느라 열을 올렸다.

홍보관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역사와 규모, 사업분야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관람한 장관들은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조선소 내부를 둘러보았다. 비바람이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장관들은 귀로는 안내원의 설명을 따라 눈으로는 부지런히 조선소 곳곳을 훑었다. 며칠 전 열린 마인드강연에서 ‘조선산업은 철강, 반도체 등과 함께 한국의 경제부흥을 이끈 산업’이라는 사실을 들었기에 조선소에 대한 그들의 관심 또한 지대했다.

“평범한 모래사장이었던 이곳에 어마어마한 조선소가 들어선 것도 혁신이지만, 늘 하던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것도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종이에 배 도면을 그렸지만, 지금은 도면이 자동으로 완성되면 자동으로 철판 절단공장으로 전송되어 배 제작에 들어간다’는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한국인은 늘 혁신을 추구하는 민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살라우사 존 아 칭 Hon. Salausa Dr. John Ah Ching  /사모아 여성 및 사회개발부 차관)

러시아 바로네쉬 주 의회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루다코프 Sergey Ivanovich Rudakov' 부의장

실제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는 1981년 준공 이후 조선업계에 남을 굵직한 성과들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빙판을 뚫으며 액화천연가스를 수송하는 쇄빙 LNG선은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국들보다 훨씬 앞선 성능을 자랑하며, 길이 530미터×너비 131미터×깊이 14.1미터 규모의 드라이도크는 완공 당시 기네스북에 올랐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로부터 잠수함을 주문받는 등 건조되는 선박의 범위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나 남미는 물론, 최근 시장경제를 활발히 도입 중인 동남아에서 온 장관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캄보디아 청소년부 차관 씨엉 보랏. 2011년 제1회 포럼 때부터 매년 참석하고 있ㄴ는 원년 멤버다.
캄보디아 청소년부 차관 씨엉 보랏 H.E Sean Borath. 2011년 제1회 포럼 때부터 매년 참석하고 있는 원년 멤버다.

“2011년 처음 이 포럼이 열린 후 매년 참석하고 있는데요. 한국은 올 때마다 새롭습니다. 조선소를 견학하면서 컨테이너 2만 개를 한번에 실을 수 있는 선박을 봤는데, 그 규모에 깜짝 놀랐습니다. 경제 발전의 혜택을 국민들이 누리는 것을 보면서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씨엉 보랏 H.E Sean Borath / 캄보디아 청소년부 차관)

장마철 궂은 날씨도 한국을 배우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관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 열정은 7월 11일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리는 주제발표 시간까지 계속 이어진다. 세계 청소년부 장관 포럼은 단순한 학술이나 정책 교류를 위한 모임이 아니다. 청소년문제의 근본원인인 마인드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고자 각국 장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경험을 공유하는 실질적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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