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한 스프링필드 수양회
아버지와 함께한 스프링필드 수양회
  • 글 | 김신용 (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19.09.24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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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며칠 전 아버지와 함께 제1회 미국 스프링필드 수양회에 다녀왔다. 아버지는 장로교회 목사님이셨는데 은퇴하고, 올해 3월에 내 막내딸의 링컨중학교 입학식에 참석해서 우리 선교회가 하는 일을 보고 박옥수 목사님과 직접 만나면서  마음을 여시고 복음을 들으셨다. 올 여름 수양회 기간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3차 강릉 캠프에 참석했다.
최근에 하나님께서 미국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센트럴 바이블칼리지’를 우리 선교회에서 사게 하셨는데, 아버지께서 이 소식을 듣고 놀라워하셨다. “어떻게 그 넓은 학교를 싼 값에 살 수 있었냐?” 하시며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마침 스프링필드에서 갖는 수양회에 참석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듣고 아버지를 모시고 가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났다.
8월 10일, 인천공항에 가니 전국에서 30명의 형제 자매들이 모였다. 함께 스프링필드 수양회에 참석할 분들이었다. 여행 일정이 북경을 경유하여 LA에 도착한 후 LA 공항에서 스프링필드까지 버스로 약 30시간을 가야 하기에, 연로하신 아버지가 견뎌내실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나이가 모인 사람들 가운데 가장 많을 줄 알았는데 아버지보다 연세가 더 드신 모친도 계셨다.
LA 공항에 도착하니 형제님 두 분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스프링필드에서 LA까지 버스를 교대로 24시간 운전하여 왔다고 했다. 스프링필드까지 가려면 두세 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서 쉬기도 할 예정이기에 40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리고 빠른 길로 가지 않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경치가 좋은 코스를 선택하여 갈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유타 주와 콜로라도 주를 통과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멋진 광경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는 LA교회에서 준비해 준 도시락을 먹고, 점심 때에는 캠핑장에 들러서 바베큐도 먹었다. LA교회의 박태환 집사님이 소고기를 구워주었는데 모두 맛있게 먹었다. 나는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버스 안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버지께서는 자기 소개를 마친 후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이라는 찬송을 부르셨다. 형제 자매님들이 함께 따라 불렀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미국의 모습은 광활하고 다양했다. 사막, 산지, 초원, 숲 등 미국의 서부에서 중부 지방으로 가면서 자연환경이 변하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미국에서 살고 싶다고 하시며 함께 버스를 타고 간 LA교회 형제 자매들에게 미국 생활에 대하여 자세히 물으며 대화를 나누셨다.
40시간 만에 드디어 스프링필드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캠퍼스가 보였다. 우리는 기숙사에 여장을 풀었다. 방에는 2층 침대가 있고, 아래 침대에서 두 사람 위 침대에서 한 사람, 그렇게 세 사람이 한 방을 사용했다. 아침을 먹은 후에는 교정에 있는 골프 카트를 타고 교정을 한 바퀴 돌았다.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시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미국 서부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캠프가 함께 열렸기에 아버지와 나는 시니어 반에 배정되었다. 서부 지역 교회의 형제 자매들도 시니어 반에 배정되었다. 새벽에 한 시간 말씀을 듣고,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A와 B 시간에 목사님들의 말씀을 듣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아버지와 나는 미국 교회의 형제 자매들과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는 관광을 했다. 스프링필드 주변에 동굴이 많아 ‘판타스틱 캐번Fantastic cavern’이라는 동굴에 갔다. 동굴 안으로 차를 타고 들어갈 정도로 넓고 큰 동굴이었다.
저녁 모임은 야외에서 가졌는데, 댄스 팀이 공연한 후에 스프링필드 시장님이 축사를 했다. 그동안 학교 문이 닫혀 있어서 지역 주민들의 마음이 안타까웠는데 기쁜소식선교회에서 학교를 사서 다시 신학교를 시작한다고 하니 지역 사회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으로 지역 주민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서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무대에 올라와 공연을 하는데, 주변의 나무들에서 들려오는 매미들의 노랫소리가 합창단의 노랫소리와 조회를 이루는 듯했다. 박옥수 목사님은 요한복음 8장을 읽고, 우리 죄가 영원히 씻어져서 우리가 의롭게 된 사실을 분명히 전하셨다. 캠프에 참석한 사람들뿐 아니라 인근의 주민들도 그 자리에 앉아서 복음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에 감사가 가득 찼다.

마지막 날 저녁, 아버지는 스프링필드 주민과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주민들이 앉아 있는 좌석 쪽으로 가서 한 분과 이야기했는데, 그분은 자신이 카톨릭 신자이며 이 학교 주변에 동물원이 있어서 자신은 학교가 수의사를 양성하는 학교가 되길 바랐는데 신학교를 하게 되어 좀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그라시아스합창단의 공연과 박 목사님이 전한 말씀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며, 자신을 이곳에 초청해 준 것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캠프를 마친 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뉴멕시코 주의 앨버커키에 있는 텐트락, 아리조나 주에 있는 그랜드캐년, 네바다 주에 있는 라스베가스 등을 관광하고 LA에 도착했다. 원래 아버지와 나 사이에는 말이 별로 없었고, 내가 구원받은 뒤로는 아버지와 대화하려고 했지만 서로 의견이 부딪히기만 했지 마음이 통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마음을 열고 복음을 들으시면서 조금씩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고, 이번 여행 중에 아버지와 마음에 담긴 이야기들을 깊이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다. 버스를 타고 가며 아버지에게 우리 선교회에 일하신 하나님의 역사들도 이야기하는 동안 아버지의 마음이 더욱 열리는 것을 보았다. 아버지는 스프링필드가 너무 좋다며 ‘작은 것이지만 미용 기술이 있으니 사람들 이발을 해주면서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다.

한국에서 간 성도들을 위해 여러 모로 마음을 써준 미국 교회의 형제 자매님들이 감사하고, 스프링필드에서 복음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실 주님이 기대되며, 우리에게 이 모든 축복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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