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 한 움큼을 드린 사르밧 과부
가루 한 움큼을 드린 사르밧 과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9.10.04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년 10월호 기쁜소식
이달의 설교

“엘리야가 저에게 이르되,
두려워 말고 가서 네 말대로 하려니와
먼저 그것으로 나를 위하여
작은 떡 하나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오고
그 후에 너와 네 아들을 위하여
만들라”(왕상 17:13)

 

가르치는 학생들 앞에서 깡패들에게 수모를 당한 것을 견딜 수 없었다
1964년 4월, 나는 압곡동에서 지내다 거창 장팔리로 갔다. 장팔리교회는 미국에서 온 맥카피 선교사님에 의해 개척되었다. 당시에 거창중고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학교 건물을 짓는 데 어려움이 많아서 미국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많은 분들이 건축비를 지원해 주었다. 그런데 맥카피 선교사님은 목수여서 돈이 없어 후원금은 내지 못하고, 대신 학교 짓는 일을 도와주겠다며 한국으로 와서 거창 중고등학교를 건축했다.
선교사님은 거창에 머무는 동안 시골에서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워서 장팔리에 땅을 사서 예배당을 짓고 교회를 시작하셨다. 얼마 안 되어 사람들이 200명 정도 모였는데, 교회에 가면 때때로 선교사님이 청바지도 주고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고 한다. 그 뒤 선교사님이 오산으로 떠나면서 교회에 나오던 사람들도 떠나 어린 학생 두어 명 나오는 교회가 되었다. 맥카피 선교사님은 장팔리교회가 힘을 잃는 것을 마음 아파하다가, 어느 날 딕 선교사님에게 ‘내가 이 교회를 돌아볼 수 없으니 딕 선교사님이 맡아 주면 좋겠다’고 했고, 딕 선교사님은 나에게 장팔리로 가라고 했다.
장팔리교회에 처음 갔을 때 초등학교 여학생 둘이 나왔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을 가르쳤고, 학생들이 늘어나 한 달쯤 지났을 때에는 7~8명이 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모임을 가지고 있는데, 깡패들이 신발을 신은 채로 예배당에 들어와서 나를 위협하고 때리며 교회에서 떠나라고 했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한 시간 가량 위협을 당하며 맞았고, 모임에 온 아이들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깡패들은 나에게 한 달 안에 떠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그들이 떠나고 나는 너무 분했다. 맞아서 아픈 것보다 내가 가르치던 학생들 앞에서 수모를 당한 것을 견딜 수 없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전부 집에 가라고 소리를 질러 보낸 후 혼자 예배당에 앉아 있는데, 정말 분하고 억울했다. ‘몽둥이를 들고 있다가 또 오면 머리를 한 대씩 때릴까?’ 별별 생각을 했지만 억울하고 원통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렇게 있다가 밤 열 시쯤 되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때 놀랍게 성령께서 내 마음을 사로잡아 주셨고, 내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때까지 내가 교회를 잘 인도하려고 했는데, 예수님이 교회를 잡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말할 수 없이 평안해졌다.
그 후로 매일 11시에 잤다가 12시에 일어나서 두 시간 동안 기도하고 다시 잤다. 어떤 날은 ‘하나님,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고 싶습니다.’ 하다가도 깨어서 기도했다. 어려움을 겪은 것이 기도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고, 전도를 잘하고 교회를 잘 인도해야 한다는 짐들이 주님에게로 다 넘어가 평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사르밧 과부는 자신에게 있는 것을 전부 하나님께 드렸기에
열왕기상 17장에 사르밧 과부가 나온다. 과부는 기근 중에 아들과 먹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길이 없으니까 양식을 아끼고 아끼다가, 마지막으로 남겨둔 가루 한 움큼과 기름 조금을 가지고 빵을 만들어 먹고 죽으려고 나뭇가지를 줍다가 엘리야를 만났다.
엘리야 선지자는 사르밧 과부에게 물을 달라고 했고, 여자가 물을 가지러 가려고 하자 다시 불러서 물만 말고 떡 한 조각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러자 과부가 “나는 떡이 없고 다만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이 있어 나뭇가지를 주어다가 떡을 만들어서 아들과 함께 먹고 죽으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엘리야는 “두려워 말고 가서 네 말대로 하려니와 먼저 나를 위해 작은 떡 하나를 가져오라. 여호와의 말씀이 ‘나 여호와가 비를 내리는 날까지 그 통의 가루는 떨어지지 않고 그 병의 기름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라고 하였다.
우리 삶을 표현한 이야기로, 우리는 사르밧 과부처럼 가루 한 움큼과 기름 조금을 가지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을 다 내게로 가져와라. 나에게 속하면 내 것이 다 네 것이 된다’고 하신다. 사르밧 과부는 자신에게 있는 것을 전부 하나님께 드렸기에, 그 후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자신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가 그 길을 갈 때 새로운 차원의 삶을 경험하는 것이다. 목회나 복음 전하는 일을 내가 중심이 되어서 하는 것과 나의 재능과 물질과 지혜를 하나님께 다 드려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는 것은 현저하게 다름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를 위하려는 마음이 너무 강하고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가루 한 움큼을 하나님께 드리지 못하고 자기가 쥐고 있다. 그 가루가 자신의 것이 되면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의 것이 되기에 둘로 나뉘지만, 자신의 것을 하나님의 것과 섞으면 하나님의 것이 자기 것이 되기에 정말 복되게 살 수 있다.

기도하면서 인생을 주님에 손에 넘겨 하나님에게 속한 사람이 되었고
깡패들의 괴롭힘은 내가 맛보지 못했던 세계에서 주님을 만나게 해주었다. 내가 깡패들을 막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힘들었는데, 기도하면서 그것이 내 문제가 아님을 알았다. 나는 예수님의 종이고, 예수님이 나와 함께 계시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주인 노릇 할 때에는 몽둥이로 깡패들을 때리겠다는 등의 허망한 생각뿐이었는데, 기도하면서 주님이 주시는 평안이 마음을 채웠다. 매일 두 시간씩 기도하면서 내 인생을 주님에 손에 넘겨 나는 하나님에게 속한 사람이 되었고, 그 후로 주님이 내 속에서 일하시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르밧 과부는 엘리야의 말을 듣고 그것을 선택했다. 내 것을 하나님께 드리면 하나님의 것이 나의 것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백 달러를 가지고 있고 주님은 만 달러를 가지고 있는데 섞어서 쓰면 내가 훨씬 좋다. 백 달러를 쥐고 있으면, 그것 쓰면 끝이다. 나는 한 번도 내 노후를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자녀를 위해 걱정한 적도 없다. 나를 전부 주님께 드렸다. 이제 내가 주를 위해 사는 동안 주님의 것이 다 내 것이기에 주님의 능력과 지혜로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면, 하나님이…
창세기 1장에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었다. 거기 하나님이 계셨고,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셨다. 그러자 어둠이 다 물러갔다.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들을 자신이 해결하려고 하면 어렵지만, 나를 하나님께 드리면 하나님도 당신의 것을 나에게 다 주신다.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면, 나는 흑암을 내쫓을 수 없지만 “빛이 있으라.”는 말씀이 나에게서 흑암을 몰아내고 밝은 새 삶을 가져다준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리석어서 자기를 지키려고 하나님께 인색하다. 사르밧 과부에게 가루 한 움큼과 기름 조금은 생명과 같은 것이었는데, 여자가 기쁨으로 그것을 하나님께 드렸다. 그때 하나님의 것이 여자의 것이 되었다. 우리가 복음을 잘 전하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하나님께 드릴 때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복음의 일을 할 때, 하나님의 것이 내 것이 되기 때문에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과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서 복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사르밧 과부의 이야기가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여자는 가장 아끼던 것을 하나님께 드림으로 하나님의 것이 그의 것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그 여자의 아들이 주머니에 빵을 잔뜩 넣고 다니면서 얼마나 행복했겠는가!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님께 인색해서 작은 것 때문에 하나님의 풍성을 누리지 못하며 산다.
내가 하나님과 하나가 되면, 나는 어리석고 무지해도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이 나의 것이 되기에 복되게 산다. 노후 문제나 자식 문제나 모든 일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기에 정말 행복하다. 아직도 가루 한 움큼을 쥐고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아까워 떨며, 자기 속에 빠져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풍성을 누리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사르밧 과부가 가루 한 움큼을 하나님께 드렸을 때 그 뒤로는 열면 가루가 가득 차 있는 통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도 자신을 하나님께 드린다면 하나님의 전부가 나의 것이 되어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복되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으로 여러 복음의 일들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