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자
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자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9.11.06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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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기쁜소식
이 달의 설교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들었지만
요한복음 3장에 나오는 니고데모는 자신이 예수님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밤에 예수님께 찾아와 “당신은 하나님께로서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으면 당신이 행하시는 표적을 아무라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라고 했다. 그는 예수님이 하나님께로부터 왔고, 예수님이 행하신 표적들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하셨다. 니고데모가 예수님의 말을 들었을 때 ‘아,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과 상관이 없구나. 내가 거듭나야 하는구나’라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가야 하는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삽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삽나이까?” 예수님의 말씀을 듣긴 했지만 그 말씀이 그의 마음 중심에 자리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자기 생각이 쓸모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기에 ‘거듭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는 사실보다 자기 의문에 빠져서 예수님과 이야기했다.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니….”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네가 육으로 태어났지만 영이 거듭나야 한다’고 정확히 대답해 주셨는데, 니고데모는 다시 “어찌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나이까?”라고 되물었다.
니고데모는 똑똑했고 관원이었으며 아는 게 많았기에 자신을 믿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들었지만, 거듭나야 한다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해 그에 관하여 의문이 생겨서 예수님과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니고데모가 특별히 시간을 내서 밤에 예수님을 찾아와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예수님이 거듭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두 번이나 하셨는데도 거기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생각 안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풀어보려고 하니 어려웠다.

요한복음 3장에 나오는 니고데모와 4장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자
같은 상황이지만 다른 이야기가 요한복음 4장에 나온다.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자에게 말씀하시길, “이 물을 먹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하셨다.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지만, 사마리아 여자는 자신이 잘못 살았고 틀렸다는 사실을 아니까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믿었다. 여자는 “주여, 이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라고 했다.
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자를 비교해 보면, 니고데모는 성경 학자고 유대인의 관원이며 모든 일에 뛰어나니까 믿음이 좋고 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나 니고데모는 스스로 자신을 크게 여겨 자기 주관이 컸기에 예수님이 진지하게 말씀하셔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조용한 밤에 예수님과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고 자세히 들으면 되는데 대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예수님이 마지막에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고 이야기하시는데도 니고데모는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무 결론 없이 예수님을 떠나가는 것을 본다.
사람이 예수님 앞에 나아가려고 하면 가로막는 것들이 많아서 예수님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만나도 자신이 똑똑하고 옳은 사람이 되어 있으면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가 정말 어렵다. 우리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차이가 아주 크다. 우리는 자신이 주변 사람들보다 조금 선하면 쉽게 ‘내가 선하다’고 여기는데, 하나님은 사람이 다 거짓되고 행하는 것은 악뿐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가 행하는 선에 대해 관심이 없으시다. 우리가 볼 때 선이라고 행하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악을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누구나 죄 사함을 받고 거듭나야 한다. 그런데 니고데모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잘났다는 생각 때문에 예수님이 간곡하게 하신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자, 누가 더 하나님과 가까운가?
신앙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나는 남보다 성실하게 살았는데….’ 오늘날 교회에 다니며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은 성자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다른 사람에 비해 선하고 성실하게 산다. 그는 죄를 전혀 짓지 않는가? 그 사람도 죄를 범했고 악을 행했다. 그가 성실하다고 해서 그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죄 사함을 받고 거듭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다른 사람보다 성실하게 살았다’는 것으로 자신이 선하다고 여기고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니고데모도 거듭나지 않으면 하늘나라를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선하거나 조금 더 안다고 자신을 세우고 예수님 앞에 나온 니고데모는 정말 잘못되었다.
예수님 앞에 나와서 복을 받은 사람들은 38년 된 병자나 사마리아 여자나 십자가의 강도처럼 자신에게 선한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니고데모에 비해 사마리아 여자는 남편을 다섯 번이나 바꾼 순수하지 못한 여자처럼 보이지만,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이해가 가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이해가 가지 않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 요한복음을 기록한 요한은 니고데모와 사마리아 여자를 3장과 4장에 등장시키고 우리에게 ‘누가 더 하나님과 가까우냐?’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원래 가지를 잘라내고 좋은 가지를 접붙이듯이
거듭나는 것은 인간의 방법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각을 다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먹는 감의 씨를 땅에 심어서 자라면 돌감이 열린다. 돌감나무를 잘라내고 거기에 참감나무를 접붙여야 참감이 열린다. 만약 가지를 다 자르지 않고 하나를 남겨두면 그 가지에는 돌감이 열린다. 그것처럼 우리가 악한 자신을 다 끊어내고 순수하게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은혜를 입어야 한다. 죄인과 세리들은 그런 자세로 주님 앞에 나왔는데, 서기관들이나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이 선하고 잘한다고 생각했기에 자기 자신을 끊어내려고 하지 않아 항상 예수님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되었다.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죄를 짓고 잘못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선하고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앙이 어렵다. 남편을 다섯 번이나 바꾼 사마리아 여자는 자신에게 선한 것이 없었기에 은혜를 받을 수 있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은, 니고데모처럼 외형적으로 선하거나 잘나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렵다. 예수님의 말씀을 믿으려면 자기 생각을 버려야 하는데, 선하고 잘하는 자신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 너무 싫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마리아 여자나 간음하다 잡힌 여자 같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나서 쉽게 복을 받는다.
누구든지 죄를 지었다면 죄인이기에 자신의 선한 것을 다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 생각을 따라서 사는 것은 내 삶을 사는 것이고, 내 생각을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여서 사는 것이 예수님을 믿는 삶이다. 원래 가지를 잘라내고 좋은 가지를 접붙이듯이, 내 생각을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가 거듭난 삶을 사는 것이다.
참된 신앙을 하려면 내가 잘한 것도 내가 선한 것도 다 버려야 한다. 그것을 버리기 싫어해서 신앙생활이 어렵다.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님의 은혜를 입고 변해 동네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했는데, 니고데모는 예수님께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른다. 오늘 우리도 니고데모처럼 될까 두렵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음이 높아서 예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반대로 실수하고 죄를 지었지만 그로 인해 내 생각을 다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믿는다면, 그가 하나님이 참으로 기뻐하시는 사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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