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로正路로 인도하는 스승이 있을 때
정로正路로 인도하는 스승이 있을 때
  • 이한규(기쁜소식원주교회 목사)
  • 승인 2020.02.26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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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호 기쁜소식
신앙과 마인드 /자녀교육 1편

 

 

자식 농사
나는 지금 목회자로서 복음도 전하지만 오랫동안 일선 학교와 교회에서 청소년을 교육하는 일도 해왔다. 그리고 여러 학교나 교육 기관, 교도소 등에서 강의할 때마다 교육은 정치나 경제, 외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흔히 교육을 농사에 비유하곤 한다. 자식을 키우는 일을 ‘자식 농사’라고 한다. 자식 농사는 어떤 농사보다 중요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농사다. 누구나 자식 농사를 잘 짓기 원하지만 사실 자식 농사는 쉽지 않은 농사다. 농사가 잘 되면 농부에게 기쁨이 되고 안 되면 근심과 고통이 되듯이, 자식 농사를 잘 지은 사람은 행복하고 소망스럽지만 망친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어도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산다.

일에 중독된 아버지와 딸
내가 아는 한 분은 일에 중독된 사람이었다. 일에만 너무 몰두하다 보니 아내나 자녀들을 돌볼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결국 아내와 이혼하고 딸아이를 혼자 키우게 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일에 빠져서 딸을 방치해 두다 보니 중학생인 어린 딸이 임신을 하고 말았다. 딸은 임신이 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배가 불러오면서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자 아빠에게 이야기했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서 중절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딸은 학교도 다닐 수 없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낳아야 했다.
그분은 자기 딸이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 결과가 얼마나 미련하고 후회스러운지를 몸소 깨닫게 하려고 아이를 서너 달 동안은 기르게 한 뒤 입양시킬 계획을 세웠다. 얼마 후 철없는 딸은 사내아이를 해산했고, 그 아이를 몇 달 동안 길렀다. 아버지는 딸이 자신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어느 정도 깨달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제는 아이를 입양 보내야겠다고 마음먹고 자신의 마음을 딸에게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딸이 당연히 자신이 시키는 대로 따를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를 입양하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뜻밖에 딸이 입양하게 하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딸이 서너 달 동안 자기가 낳은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키우면서 그 마음에 강력한 모성애가 발동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아버지는 자기가 계획한 대로 일이 될 줄 알았지만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어린 아들을 절대로 버릴 수 없다고 울며불며 매달리는 딸 때문에 아버지는 하는 수없이 딸이 아이를 키우는 것을 허락했다.
어느 날 그 아버지가 나를 찾아와서 딸의 장래를 위해 상담을 요청하며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사람이 어떤 생각에 몰두하고 빠지다 보면 다른 많은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모르게 된다. 또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렇게 처리하면 되겠지’ 하고 자기 생각을 신뢰하는데, 자기를 신뢰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깊이 느끼게 되었다.

마음에 스승이 있는 사람은 복된 사람
우리는 인생을 잘 모른다. 인생을 정확하게 아시는 분은 인생을 지으신 하나님이다. 그래서 우리가 인생을 복되게 살려면, 불행한 인생을 살지 않으려면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정확히 아는 하나님의 종을 마음에 스승으로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인도와 다스림을 받아야 한다. 앞에 이야기한 아버지와 딸 곁에 인생을 올바로 이끌어 주고 마음을 다스려 줄 수 있는 스승이 있었다면 그처럼 불행한 삶을 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주께서 너희에게 환난의 떡과 고생의 물을 주시나 네 스승은 다시 숨기지 아니하시리니, 네 눈이 네 스승을 볼 것이며 너희가 우편으로 치우치든지 좌편으로 치우치든지 네 뒤에서 말소리가 네 귀에 들려 이르기를 ‘이것이 정로니 너희는 이리로 행하라’ 할 것이며”(사 30:20~21)
하나님을 떠나 육신의 욕구를 따라 살면 환난의 떡과 고생의 물을 마시게 된다. 그런데 그때 마음에 스승이 있고, 스승의 소리가 들리는 사람은 복된 사람이다. 스승은 우리 인생을 정로正路로 인도해 주는 분으로, 마음에 스승이 없으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정로를 가르쳐 주고 다스려 주는 스승이 없어서 자기 생각대로 살다가 어려움을 당하고 불행 속에서 사는 것을 본다.

속도보다 방향
미국 어떤 도시의 후생사업국에서 일하던 한 여직원이 빈민가에서 일하면서 소아마비로 절름발이가 된 12살쯤 된 소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 아이를 동정해서 그를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유명한 정형외과 의사를 찾아가 그에게 그 소년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의사는 그녀의 말에 감동해 그 아이를 수술하여 치료해 주었고, 소년은 마침내 정상적으로 걷고 뛸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 날 그녀는 길에서 우연히 의사를 만났고, 자연스럽게 절름발이 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 소년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박사님, 그는 지금 살인죄로 교도소에 있습니다. 우리가 그에게 걷는 법만 가르쳤지 그가 걸어가야 할 곳을 미처 가르쳐주지 못했어요.”
A. W. 토저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가 빠를수록 위험하고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오늘날 우리 교육은 남보다 앞서기 위해, 남보다 잘살기 위해, 남보다 높아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사탄은 그처럼 사람들 마음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해놓고 열심히 달려가게 해서 결국 고통과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뜨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우리가 좌편으로나 우편으로 치우칠 때 정로로 인도해 줄 영적 인도자가 필요하다.

자식을 내가 쥐고 있는 동안 너무 고통스러웠다
나는 내가 교회 안에 있으면서 복음을 위해서 살면, 우리 자녀들이 특별히 신령한 삶을 살지는 않아도 별 말썽 없이 잘 자라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키웠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 보니 자녀를 키우는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나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는데, 아들 녀석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일탈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버지가 한번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심어줄 요량으로 아들이 말을 안 들으면 호되게 야단을 치고 엄하게 다스렸다. 그런데 아들은 목회자의 아들이 된 것을 불만스러워하며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가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것처럼 육신과 세상을 따라 살았다. 타이르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너무 말을 안 듣는다 싶을 때는 심하게 두들겨 패기도 했다. 그러나 아들의 마음은 전혀 꺾이지 않았다.
걷잡을 수 없이 세상으로 치닫는 아들을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자식의 영혼을 생각할 때 너무 고통스러웠고, 감정이 메마른 편인 나는 좀처럼 울어본 적이 없는데 자식 앞에서 울기도 했다. 어떤 때는 “너 때문에 아빠가 성도들 앞에서 너무 부끄럽다. 아빠가 복음을 위해 살다가 복음을 위해 죽으려고 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직장을 버리고 전도자의 길로 왔는데, 너 때문에 사역도 못 하겠다. 아빠가 네 앞에서 죽을 테니 아빠 죽고 나거든 네 마음대로 살아라.” 하고 자살 소동도 벌였지만 아들의 마음은 돌이켜지지 않았다. 내 자식을 내가 쥐고 있는 동안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다행히 아들에게는 존경하는 분이 계셨다
그런데 다행히 우리 아들에게는 존경하는 분이 한 분 계셨다. 아들은 선생님도 이겨먹고 아버지도 이겨먹었지만, 마음에서 이분만은 무시하지 못했다. ‘박옥수 목사님은 참된 하나님의 종이셔. 저분은 거스르면 안 돼.’ 하며 박옥수 목사님을 존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아들은 목사님의 훈계도 받고 사랑도 느끼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한번은 목사님이 아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솔아, 지금까지는 네가 하고 싶은 것은 죽어도 해야 되고 네가 하기 싫은 것은 죽어도 안 하려는 삶을 살았는데, 그렇게 살면 안 돼. 너희가 복음을 귀히 여기고 복음을 위해 살아야 돼.”
목사님은 아들의 마음에 복음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시고, 육신의 욕구들을 꺾어 주셨다. 아들이 지금은 아이티의 선교사가 되어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여러 가지 어려움과 위험이 있지만 복음을 힘있게 전하면서 복음이 주는 기쁨과 감사 속에서 살고 있다.

마음의 스승이 있어야 한다
나인 성 과부의 아들이 죽었을 때 예수님이 그 관에 손을 대자 살아난 것처럼, 하나님의 종이 내 아들의 인생에 손을 대자 아들이 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주님이 나인 성 과부에게 독자를 살려서 돌려주셨을 때 그의 기쁨과 주님에 대한 감사는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나 또한 그러하다.
우리 인생에, 자녀의 영혼에 누가 손을 대느냐에 따라 인생이 전혀 달라진다. 우리가 인생을 사는 것이나 자식을 키우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경하고 신뢰하는 마음의 스승이 있어야 한다. 마음에 영적 인도자가 스승으로 세워지고, 그 스승의 가르침과 다스림을 받을 때 우리는 죄악과 어둠에서 벗어나 밝고 복된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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