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코로나19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값지다
[라이프] 코로나19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값지다
  • 글 | 김다영(기쁜소식마산교회)
  • 승인 2020.06.17 2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6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나는 구원받은 부모님을 따라서 열 살부터 스무 살까지 교회에 다녔지만 신앙에 관심을 갖지 못했고, ‘돈이 최고다’는 생각으로 교회에 발걸음을 끊었다. 얽매이는 것 없이 마음대로 살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괜찮은 직장도 잡았다. 결혼도 잘하고 싶었다. 그런데 원하는 직장에 들어갔지만 만족이 안 돼 다른 직장에 지원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커리어를 쌓으려고 했다. 연애도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점점 사람을 만나도 허무했다. ‘다들 이렇게 사는가 보다’ 하며 지내다가 결혼했고, 애도 낳고 살았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교회에 다닐 때 들은 이야기들이 있어서 ‘예수님 오실 때가 다 됐나 보다’ 하며 두려웠다. 같이 교회에 다녔던 친구와는 연락하며 지냈기에, 그 친구에게 전화해서 ‘예수님이 오실 것 같아 두렵다’고 하면서도 교회에 가기는 싫었다. 나를 믿고 사는 게 더 좋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나뿐 아니라 다 교회에 가지 않았고, 엄마와 나와 동생은 서로 화합하지 못해 따로따로 살았다. 아이가 없을 때에는 따로 살아도 문제가 안 되었지만, 애를 낳고 보니 가족의 도움이 필요한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 사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까?’ 나는 아이도 필요없다고 하면서 오륙 년을 우울증에 빠져서 아이 낳은 것을 후회하며 지냈다. 기댈 곳은 남편밖에 없었다. 남편은 공부도 잘했고 사회생활도 잘해서 항상 신뢰했다.
지난 3월 13일, 남편이 나에게 ‘우리 가족을 위해 잘될 거라고 생각해서 많은 돈을 투자했다가 다 날렸다’고 고백했다. 남편하고도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게 다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니, 좋은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은 비관적인 사고에서 빨리 벗어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이 어두운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겠다. 그러려면 교회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이 있기 얼마 전에 남편에게 내가 전에 10년 동안 교회에 다닌 것을 처음으로 이야기했다. 무서워서 교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교회와 상관없이 산 사람이라서 그때는 나를 비판하기만 했다. 그런데 돈을 다 날린 뒤, 내가 “지금 우리에게는 이혼하거나 자살하는 길밖에 없으니 교회에 가보자. 교회에 가서 시선을 돌리면 우리가 살 수 있을지 모른다.” 하니까 그제야 받아들였다. 자신이 설 곳이 없으니까 교회에 가자고 했다.

여보, 나도 당신하고 똑같아
그 주 토요일, 남편은 예수님을 믿을 마음은 전혀 없었기에 혼이 나간 상태에서 나를 따라왔다. 교회에 가자 목사님이 우리 부부에게 나쁜 일이지만 좋은 일이다고 상담해 주셨다. 집에 와서 생각하며 ‘좋은 말씀을 들어서 좋긴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지’ 하고 그냥 넘겼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아무 이유 없이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복을 주시겠네’라는 마음이 팍 들었다. ‘나는 신앙생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왜 이런 마음이 일어나지?’ 하며, 이상하다고 여기면서 넘겼다. 그날이 주일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교회에 가지 못해 유튜브로 설교 말씀을 들었다. 말씀을 듣다가 남편을 보니 얼굴이 형편없었다. 형편없기는 내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오후, 전날 목사님이 남편에게 주신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을 관심 없는 남편 대신 내가 읽었다. 책 중간에 다윗이 부하의 아내를 범한 뒤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자기가 잘못한 행동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죄 중에 출생했다’고 했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전에 없던 마음이 일어났다. ‘아, 내가 남편을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나도 남편과 똑같구나. 내가 무식해 투자할 줄 몰라서 그렇지, 나도 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할 인간이구나.’
그날 저녁에도 유튜브로 예배를 드렸다. 옆에 앉아 있는 남편을 보니 얼굴이 여전히 형편없었다. 그동안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입을 열었다. “여보, 나도 당신하고 똑같아. 나는 그렇게 못 했을 뿐이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은 다 똑같아. 그래서 우리가 예수님의 지혜를 얻어서 사는 수밖에 없어. 우리가 똑똑한 것 같지만 인생이 다 그래.” 남편이 깜짝 놀랐다. 그렇게 이야기할 줄 몰랐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내가 하나님을 안 믿는 게 아니라, 내가 하나님이었구나
저녁 예배 설교 중에 술 맡은 관원장 이야기가 나왔다. 그가 요셉이 꿈을 해석해준 대로 복을 받았던 것이 생각나면서 ‘교회에서 목사님이 좋은 일이라고 했는데, 내가 쓸데없이 내 생각을 보태서 그렇지 않다고 하고 있었구나. 그 쓸데없는 생각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아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내 인생을 돌아보았다. 스무 살에서 서른 다섯이 되기까지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니 진짜 한심하게 살았다. ‘내 생각을 따라가면 평생 이렇게밖에 못 사는구나.’ 토요일에 교회에 처음 찾아갔을 때 목사님에게 “저는 하나님을 안 믿어요.”라고 말을 시작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
‘내가 하나님을 안 믿는 게 아니라, 내가 하나님이었구나. 내가 하나님이니까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구나!’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때마침 ‘마인드 교수 과정’ 교육이 있었는데, 자주 보는 기쁜소식선교회 관련 유튜브에 링크가 있어서 들어가 들었다. 박옥수 목사님이 사탄이 생각을 넣어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강의를 들으면서 마음이 정돈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사탄에게 속아 살았구나. 돈 좀 날린 것 때문에 가정을 깨트리고, 더 막 살 뻔했구나!’
남편에게 내 마음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남편은 아직도 괴로워서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여보, 그 생각은 사탄이 넣어주는 거야. 그 생각 받아주지 마. 돈 없어도 괜찮아.” 내가 계속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남편이 힘을 얻었다.

같은 공간 같은 형편 속에서 사는데, 지금은 천국에서 사는 것 같다
형편은 변한 것이 없다. 대출이 잔뜩 있지만 그것을 바라보지 않는다. 박옥수 목사님이 설교 중에 “성경에 ‘내 법을 저희 마음에 두고 저희 생각에 기록하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구원받은 우리 마음에 당신의 뜻과 마음을 기록하십니다.”라고 하셨다. 그것처럼 하나님은 내 마음에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복을 주시겠다’는 마음을 기록하셨다. 이 마음이 내 안에 있어서 좋지 않은 형편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남편은 아직 믿음이 없고 교회에 마음을 정한 것도 아니지만, 그 또한 내 눈으로 보지 않는다.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복되게 이끌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 같은 형편 속에서 사는데, 전에 나는 고통에 짓눌려 살았지만 지금은 천국에서 사는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지금도 내 모습이 한심할 때가 있지만, 예수님이 당신을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를 찾아가셔서 이끌어 주신 것처럼 나 또한 이끌어 주실 것이기에 소망을 가지고 산다.
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침체되면서 남편이 투자한 돈을 다 날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인생이 달라졌다. 두려운 마음도 들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아 하나님을 찾았다.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이 훨씬 크고 값지기에 감사하다. 남편이 교회에 마음을 열어서 감사하고, 일곱 살인 아들과도 사이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른다. 아이가 다섯 살 때까지는 내가 우울증이 심해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해 아이에게 밥만 주었다. 엄마지만 엄마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내 마음이 바뀌니까 아이와 마음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다. 나에게 새 삶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