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미선아, 우리 미선아
[라이프] 미선아, 우리 미선아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0.07.10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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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_246 | 박옥수 목사 간증

얼마 전에 계산해 보니, 내가 구원받고 예수님 안에 들어온 지 58년이 지났다. 구원받기 전에는 어둡고 소망 없이 살았는데, 구원받은 뒤 예수님이 나에게 많은 일을 하셨다. 특별히 내가 복음을 전할 때마다 하나님이 도우시는 은혜를 입었다. 최근에 방송을 통해 복음을 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구원받는 역사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 속에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살면서 자주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행여 내가 교만해져서 이 믿음을 잃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한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잊을 수 없는 한 사람
난 60년 가까이 문제나 어려움도 있고 고생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이 내 마음에 계셨고, 하나님은 어떤 일이라도 그것을 통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다. 최근에 방송이나 온라인상에서 말씀을 듣고 구원받아 간증을 올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런 일들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은, 내가 복음을 전할 때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시는 것이다. 요즘처럼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복음을 전할 때에도 하나님이 도우시는 것을 보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복음을 전하다 보면 갈급해서 마음을 다해 말씀을 듣는 사람도 있지만, 복음 자체를 싫어하고 예수님을 싫어해 마지못해 듣는 사람도 많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이나 말씀을 듣는 사람의 마음에 역사하시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는데, 남미선이라는 젊은 아가씨였다.
한번은 대덕수양관에서 수양회 중에 점심을 먹고 형제들과 공을 차고 있는데 젊은 부인이 찾아왔다. “목사님, 우리 친척이 수양회에 왔는데 목사님이 말씀을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공차는 것을 중단하고 자매님의 친척 되는 모녀를 만났다. 그 가정은 폐결핵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요즘은 결핵 약이 좋아서 약을 먹으면 잘 낫기에 결핵 환자를 찾아보기 힘든데, 그 아가씨는 조금 다른 경우였다. 약을 먹고 다 나았다고 생각해서 약을 끊었는데 몸 안에 결핵균이 남아 있었고, 그 균은 결핵 약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서 약이 전혀 듣지 않았다. 그 아가씨의 아버지도 결핵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결핵으로 폐에 손상을 입었고, 나이가 스물세 살 쯤 된 그 아가씨는 체중이 23~24킬로그램밖에 안 되었다.
모녀를 앉혀놓고 말씀을 전하는데, 아가씨가 말씀을 전혀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날 다시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모녀가 집으로 돌아가서 더 이상 만날 수 없었다. 한 번씩 생각날 때마다 ‘그 남미선 아가씨 구원받아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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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선이가 복음을 믿어서 믿는다고 대답한 걸까?
5개월쯤 지난 어느 날, 뜻밖에 미선이 엄마가 나에게 전화를 하셨다.
“목사님, 내일 시간 있으세요?”
“예, 있어요.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가 시간 내기에 가장 좋습니다.”
“예, 내일 갈게요.”
이튿날 약속대로 모녀가 나를 찾아왔다. 마주보고 앉아서 성경 이야기를 하려고 내가 입을 열었다.
“미선아, 너 혹시 병든 사람이 하나님께 기도해서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어?”
그러자 미선이가 화를 내면서 말했다.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나는 몹시 당황했다. 그 이야기 때문에 화를 낼 줄 몰랐다.
“미선아, 왜 그래? 예수님 믿고 병이 나아야지. 그러다가 죽으면 어쩌려고 그래?”
“나, 죽는 거 하나도 겁 안 나요!”
그날도 미선이는 말씀을 듣지 않았다. 이야기를 도저히 계속할 수 없었고, 시간이 되어 모녀는 돌아갔다.
두 사람을 보낸 뒤 생각했다.
‘그 아가씨 병이 심하고 몸이 허약해서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은데 예수님을 믿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 아가씨로 하여금 예수님을 믿게 할 자신이 없었다. 한 열흘 뒤에 미선이 엄마가 다시 전화를 했다.
“목사님, 내일 시간 있으세요?”
“예, 있습니다. 꼭 오십시오.”
모녀가 다시 왔다. 그 전에 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늘도 아가씨가 화를 내면 어떻게 하지? 말씀을 안 들으면 어떻게 하지?’ 별별 생각을 하던 중에 두 사람이 도착했다. 내가 이야기했다. “미선아, 오늘은 내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 잠깐만, 한 시간 정도만 이야기하면 되니까 앉아서 들어줘.”
나는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해서 피를 흘리고 돌아가신 것과 예수님의 피가 어떻게 우리 죄를 씻었는지 이야기했다. 복음을 전하면서도 미선이가 화를 낼 것 같아 조바심이 나서 미선이 눈치를 보면서 이야기했다. 나는 그렇게 복음을 전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그날은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이야기했다. 다행히 미선이가 말씀을 잘 듣고, 미선이 엄마도 그랬다. 드디어 이야기를 다 끝냈다.
“미선아,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고맙다. 그런데 너 내가 한 이야기를 믿니?”
미선이가 뜻밖의 대답을 했다.
“예, 목사님. 믿어요.”
내가 믿어지지 않았다. ‘정말 미선이가 복음을 믿는 걸까? 그래서 믿는다고 대답한 걸까?’ 그래서 미선이 엄마한테 물었다.
“미선이 엄마도 이거 믿으세요?”
“예, 목사님. 이제 알겠어요. 내 모든 죄가 다 사해졌네요.”
정말 감사했다!

“엄마, 나 예수 믿을게. 예수 믿을게.”
미선이 엄마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얼마 전에 미선이가 늘 다니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마치고 나오는데, 의사가 “미선이 엄마, 나 좀 잠깐 보고 가세요.” 하고 미선이 엄마를 불렀다고 한다.
미선이 엄마, 부탁이 있어요. 제발 우리 병원에 오지 마세요. 우리가 많은 약이 있고 치료 도구가 있지만 미선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다 쓸데없는 줄 알면서 치료하는 게 너무 괴롭고 가책이 돼요. 미선이 병에는 약이 없어요. 이 지구에 미선이를 치료할 약은 없어요. 약이 안 들어요. 그러니까 제발 오지 마세요.”
미선이 엄마는 조용히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병원을 나왔다.
그래도 병원을 다니면서 미선이가 나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는데, 병원에 오지 말라는 말은 미선이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미선이를 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 주고 혼자 집을 나섰다. 미선이의 죽음을 생각하면 너무나 슬퍼서 견딜 수 없었다. 마침 비가 오고 있어서 비를 맞으며 오후 내내 시내를 걸어다니면서 미선이를 생각하며 울었다. ‘하나님, 우리 미선이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요?’
저녁때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가 알고 지내는 점쟁이가 갑자기 생각났다. ‘그래 그 사람을 찾아가서 물어봐야겠다.’ 미선이 엄마는 점쟁이 집으로 찾아갔다.
“아니, 왜 비를 맞고 다녀?”
“그냥 비 좀 맞았어.”
수건으로 머리를 대강 닦고 옷에 묻은 빗물을 털어낸 후 앉아서 이야기했다. 무슨 일을 시켜도 다 할 테니까 미선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만 이야기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점쟁이가 미선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고 했다. 그게 뭐냐고 묻자, 돈을 많이 들여 굿을 해서 미선이가 신을 받아 무당이 되면 살 수 있다고 했다. 미선이 엄마가 처음에는 ‘그렇게 해서라도 우 리 미선이를 살려야지!’ 하는 마음이 가득했는데, 마음 한쪽에서 ‘딸을 어떻게 무당을 만들어? 무당, 그건 너무 싫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점쟁이에게 ‘두 가지 길이 있다고 했는데 다른 길은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점쟁이가 예수를 믿는 길이라고 했다. 하나님이 그들을 인도해 주신 것이다. 미선이 엄마가 집으로 돌아가니 미선이가 자고 있어서 이불 밑으로 손을 넣어 미선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소리 내서 기도하면 미선이가 화를 낼까봐 속으로 “하나님, 우리 미선이 좀 살려주세요!” 하고 간곡히 기도했다.
다음 날 엄마가 미선이를 불렀다.
“미선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엄마, 뭔데?”
“네가 신을 받고 무당이 되면 살 수 있대.”
미선이가 놀라며 애원하듯 말했다.
“엄마, 나 무당 너무 싫어. 무서워. 내가 어떻게 무당이 돼?”
“그래도 어떻게 하니? 살 수 있는 길은 그 길밖에 없다는데. 안 그러면 예수를 믿어야 한다는데, 너 예수 싫어하잖아.”
“엄마, 나 예수 믿을게. 예수 믿을게.”
그렇게 미선이가 마음을 바꾼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나를 찾아와 한 시간 가량 복음을 들으면서 마음을 다 쏟아 들었기에 죄 사함을 받고 구원받은 것이다. 미선이가 말했다.
“엄마, 오늘 내가 너무 신기해. 목사님 말씀을 듣는 동안 기침을 한 번도 안 했어.”
모녀가 그날 죄 사함을 받고 마음에 기쁨이 가득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충남대학교 강당에서 큰 행사가 있어서 내가 말씀을 전하고 나오는데, 무대 뒤쪽에 있는 통로에서 미선이 모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사이에 미선이의 얼굴이 정말 좋아지고 밝아졌다.
“미선이 엄마, 어떻게 지내세요?”
“잘 지내고 있어요.”
“미선이 맛있는 것 좀 많이 사주지 그래요.”
“미선이가 너무 먹으려고 해서 문제예요.”
옆에 있던 미선이가 말했다.
“엄마는 그게 뭐가 문제야? 소화만 잘 되면 되지.”
그동안 결핵 약이 위장에 장애를 일으켜서 음식을 잘 먹지 못했는데 약을 끊고 나서는 음식을 얼마나 잘 먹는지, 너무 먹으려고 해서 탈이라고 했다. 미선이 얼굴이 보기에 참 좋았다.

주님이 도우셔서 한 사람이 구원받는 복된 삶을 살다가
세월이 많이 흘렀다. 우리는 서로 다른 도시에 살아서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미선이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미선이가 하늘나라로 갔다고 했다. 몸이 좋아져 휴학했던 학교도 다시 다니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나는 하나님 앞에 정말 감사했다. 하나님이 미선이를 사랑해서 하늘나라로 인도하려고 병을 주셨고, 미선이가 죽긴 했지만 대학에 다시 다니며 얼마 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영광스럽게 주님 품으로 갔기 때문이다. 내가 미선이에게는 복음을 절대 전할 수 없을 것 같았고, 미선이가 구원받지 않을 것 같았는데, 하나님이 나를 통해서 미선이가 복음을 듣고 구원받는 일을 하신 것이 너무 감사하다.
최근에는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죄 사함을 받고 기쁨으로 주님 안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죄를 많이 짓고 악하게 살았던 인간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하나님이 못난 나를 통해서 이번에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셨다. 특히 방송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구원받은 것을 생각하면 너무 놀랍고 감사하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여러 나라에서 구원받은 간증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어서 정말 놀랍고 감사했다. 세상은 더럽고 악하고 추해서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이 이런 세상에 역사해서 높고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한 사람 한 사람 이끌어 구원받게 하시고 새 생명 가운데 살게 하신다. 나는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주님께서 복음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복음을 전하게 하시며 주님이 도우셔서 그 사람이 구원받는 복된 삶을 살다가 주님 앞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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