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지게꾼
어리석은지게꾼
  • 키즈마인드
  • 승인 2021.04.19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4월 키즈마인드
이야기 보따리

옛날 서울역에 지게로 짐을 날라다 주는 지게꾼이 있었어요. 하루는 한 지게 꾼이 장사하는 어느 아주머니의 짐을 잔뜩 지고 낑낑거리며 가고 있었지요. 그 아주머니는 자주 지게꾼에게 짐을 맡기기 때문에 서울역에서 자기 집까지 가는 데 값이 얼마쯤 되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아주머니는 지게꾼 삯을 깎고 싶어서 머리를 썼어요.
“아저씨, 어쩌다 지게를 지게 되셨어요? 제가 아무리 봐도 아저씨는 이런 일을 할 분이 아니신데요.”
“아, 지게꾼이 어디 따로 있습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이뿐이라서 지게를 지는 것이지요.” “제 눈은 못 속여요. 아저씨는 분명히 교수나 국회의원 정도 되는 일을 하셨을 것 같은데 왜 이런 일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아, 아닙니다. 저는 그저 지게꾼일 뿐이에요.”
“제가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까요. 아저씨는 대단한 일을 하셨던 분이 틀림 없어요. 적어도 교수나 국회의원을 하실 분으로 보여요.”
지게꾼은 아주머니에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자기를 높여주는 말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래, 나는 지게꾼을 할 사람이 아니야. 사 람들이 다 나를 괄시하는데 이 아주머니는 나를 알아주는구나.’
지게꾼은 아주머니와 즐겁게 이야기를 하면서 가다 보니 힘든 줄도 몰랐 어요. 한참 후 아주머니의 집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자 아주머니가 지갑을 보며 말했어요.
“어머나, 내가 아까 돈 쓴 걸 깜박했네. 아저씨, 어떡하죠? 제게 돈이 반밖에 없는 걸 몰랐어요.”
“어이구 됐습니다, 아주머니. 이것만 받아도 괜찮습니다.”
지게꾼은 삯을 반밖에 받지 못했지만 “아저씨는 아무리 봐도 지게를 질 사람이 아닌데요.” 하는 말에 기분이 좋아서 두 말 않고 그 집에서 나왔어요.

아주머니는 지게 삯을 깎으려고 지게꾼을 대단한 사람으로 치켜세우는 말을 했어요. 어리석은 지게꾼은 그것도 모르고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흐뭇 해했지요. 여러분도 ‘나는 잘해. 나는 저 친구하고 달라.’라고 생각하며 흐뭇해 한 적이 있나요? 사탄은 우리의 마음을 높여서 거짓된 생각을 믿게 하고 어리석은 길을 가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