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은혜의 옷을 입은 사람
[라이프] 은혜의 옷을 입은 사람
  • 글 | 안재창(기쁜소식안양교회)
  • 승인 2022.04.07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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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호 기쁜소식
보배와 질그릇

 

교회를 만나 구원받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나님이 나에게 은혜의 옷을 입히셔서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강원도 횡성 두메산골에서 오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나는 유난히 겁이 많아서 동네 형들에게 맞고 오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한 살 밑에 동생이 나 대신 싸워줬다. 중학교에 갈 무렵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 아버님은 술을 자주 드셨고, 엄마를 때리셨다. 어머니는 자식 때문에 죽지 못해 산다고 하시며 몇 번 자살 시도를 하셨다. 연년생인 오 형제가 다 공부하기 어려워져서, 나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아버지가 취직시켜 준 공장에서 일했다. 그런데 공장에서 형들이 괴롭혀서 몇 번을 도망쳤다. 나에게 맞는 일을 찾느라 여러 군데 공장을 옮겨 다녔지만 한 달을 못 견디고 그만두었다.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나는 결국 집안일을 해야만 했고 어머니께서 일을 다니셨다. 나는 또래의 친구가 없었고, 동네 꼬마들이 친구였다. 당시 나는 말을 많이 더듬었는데, 아이들은 “재창이 바보. 재창이 바보.”라고 놀렸다. 어머니가 퇴근하면서 그 모습을 보시고 많이 속상해하셨다. 나는 점점 성격이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방위로 군 복무를 마치고 직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 달을 못 채우고 그만두는 일이 빈번했다. 그럴 때마다 착실하게 직장생활하는 형이 부러웠다. ‘나는 왜 안될까?’ 점점 나에 대해서 실망스러웠고, 그 탓을 아버지께 돌렸다. 아버지가 점점 미워졌다. 어느 날 아버지가 나한테 ‘일은 안 하고 텔레비전만 본다.’라고 책망하셨다. 나는 가족이 식사하는 밥상을 엎어버렸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 점점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커져서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 어느 날 아버지와 술내기를 했다. 누가 술이 센지 시합했고, 나는 아버지를 이겼다. 아버지를 이겼다는 생각에 집에 있는 물건을 마구 부수었고, 칼을 가지고 와서 아버지를 찌르려고 했다. 
“당신 같은 사람은 죽어야 해!” 어머니가 나를 말리셨다. 다음 날 술이 깨서 보니 집안이 아수라장이었다. 엄마는 “네가 집에 있으면 아버지 죽이겠다. 집을 나가라.”고 하셨다. 나는 그 일로 집을 나와서 생활했다. 

“형, 벗어나고 싶지 않아?”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나쁜 짓도 하고 싸움도 했다. 나 자신이 제어가 안 됐다. 일을 안 해서 돈이 없을 때는 술 담배를 하고 싶어서 도둑질했다. 괴로웠다. 점점 알코올에 중독되었다. 술이 먹고 싶으면 사람들한테 손을 벌렸다. 그러다가 배를 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원양어선을 탔다가 뱃멀미가 심해서 겨우 계약 기간을 채우고 귀국했다. 부모님과 가족이 너무 보고 싶었다. ‘앞으로는 가족들한테 잘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에 오자마자 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술을 안 마시면 안 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을 마시다가 옆 테이블의 사람들과 싸움을 했다. 나는 몽둥이로 뒤통수를 맞고 기절했다. 정신을 차리고 거울을 보니 눈은 부어서 앞을 볼 수 없었고, 코뼈가 주저앉았고, 이가 시려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치아가 15개나 부러지고 깨지고 손상되었다. 나는 며칠 동안 누워있다가 죽기로 결단을 내렸다. 그런 결정을 내리고 나니 미움도, 자존심도, 인생에 대한 미련도 사라지고 마음이 너무 평안해졌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였다. ‘어머니만 한번 보고 죽자.’라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보러 안양에 갔다. 차마 ‘어머니를 보고 죽으려고 왔다.’라는 말을 못 하고 냉장고에 맥주 두 병이 있어서 한 병을 마셨다. 두 병째 마시려고 할 때 현관문이 열렸다. 넷째 동생이었다. 군대 있어야 할 동생이 집에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동생이 들어오더니 맥주잔을 손으로 잡았다. 
“형, 벗어나고 싶지 않아?”
동생은 나를 방으로 끌고 갔다. 엄마가 방에 들어오려고 하시자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잠궜다. 나는 생각했다. ‘오늘 많이 맞겠구나.’ 동생은 작은 상을 놓고 내게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 성경을 펴고 하나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전에도 동생이 하나님을 이야기하면 나는 듣기 싫다고 했다. 동생의 연락을 받고 교회 분들이 전도하러 오면 물을 끼얹었다. 나는 그런 동생이 미웠다. 그런데 그때는 뿌리칠 힘이 없었다. 그대로 앉아서 들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
이 말씀을 들으니 길을 가다가 보던, 예수님이 지팡이를 짚고 어린 양들을 안고 있는 그림이 생각이 났다. 동생은 내 죄가 세상 죄 안에 있다고 했고, 그 세상 죄를 예수님이 지고 가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 다 씻었고, 그래서 나에게는 죄가 없다고 했다. 내가 지은 가장 큰 죄는 부모님께 지은 죄였다.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던 죄, 엄마에게 “왜 나를 낳아서 이렇게 힘들게 해?” 하면서 욕했던 죄 등등. 그 많은 죄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다 씻으셨다고 했다. 나는 교회에 가고 싶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죽는 것 말고 하나님을 믿는 길도 있었다. 동생에게 “나 좀 교회에 데리고 가.”라고 했다. 그날 동생은 나를 데리고 기쁜소식안양교회로 갔다. 목사님이 내게 2시간가량 복음을 전해주셨다. 지옥에 갈 수밖에 없던 나 대신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신 예수님이 감사했다.

“나는 예수님 피로 의인이 됐어!”
죄 사함을 받은 후 정말 신기하게도 마음이 평안했다. 그렇지만 술과 담배는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교회에 가면 형제님들이 나를 위해 교제를 많이 해주었다. 그런데 그때는 모든 이야기가 잔소리로 들렸다.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목사님이 교제해주셔도 듣지 않는데, 형제들의 이야기를 들을 리 없었다. 나는 점점 교회 안에서 문제아가 되었다. 여름수양회 때는 동네에 가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냈다. 
수양회가 끝나고 교회에 왔는데, 목사님의 책망을 들었다. 나는 술과 담배를 사 와서 월세방에 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서 텔레비전을 보며 씩씩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누가 목을 조르는 느낌이었다. 나는 얼른 담배를 껐다. 그때 방문이 열리고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와서 나를 일으켜 끌고 가려고 했다. “당신들 누구야? 내 집에 내 허락 없이 왜 들어와? 당장 나가!” 
말이 없었다. 나는 끌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아, 이제는 가는구나.’ 두렵고, 무서웠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가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보았다. ‘누워있는 것은 육체고 끌려가는 나는 영혼이구나. 내가 왜 두려워하고 있지?’ 나는 그들에게 이야기했다. 
“데리고 가려면 데리고 가! 나는 구원받았어! 나는 죄가 없어! 나는 예수님 피로 의인이 됐어!” 
그리고 나는 아침을 맞이했다. 꿈이 너무 생생했다. 예수님의 피가 그렇게 귀중한 것인 줄 처음 알았다.

그날 술과 담배가 끊어졌다
그날 새벽, 교회에 가서 일어난 일들을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하나님은 안 형제를 버리지 않고 사랑하시네.” 하며 아침밥을 먹자고 하셨다. 그리고 교회에 나와서 청소도 하고 보일러 기름을 사러 같이 가자고 하셨다.
그 뒤로도 시험에 들어서 교회에 안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집에 있으면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그럴 때면 낮에 부인회에 가서 뒷자리에 앉아 말씀을 들었다. 교회 형제들을 볼 것을 생각하면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그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다음에 또 부끄러울 텐데 이제는 교회를 떠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내 마음을 바꿔주셨고, 교회와 형제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또래 청년 형제들이 결혼하는 것을 보면서 목사님께 나도 결혼을 시켜달라고 했다. 목사님은 먼저 직장을 다니고 술과 담배도 끊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싸우다가 부서진 이도 해 넣으라고 했다. 나는 결혼할 생각에 직장을 다니겠다고 했다. 한 자매님이 내가 다닐 만한 직장을 소개해 주었는데 막상 매일 직장에 출근하려니 또 부담스러웠다. 출근하는 날, 나는 다시 일용직으로 돈을 벌러 갔다. 한번은 건축현장에서 벽돌에 맞을 뻔한 사고가 났는데,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왔다. 목사님께 말씀을 드리고 다시 자매님을 찾아갔다. 하루 일을 마치고 나면 나는 자유의 몸이 되어 술과 담배로 지냈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술 때문에 일을 못 나갔다. 그래도 자매님이 일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몰래 감추어두었던 술을 한 잔 마셨다. 그런데 머리가 너무 쑤시고 아팠다. 그렇게 맛있던 술이 나에게 고통을 주었다. 나는 화장실에 가서 토를 했다. 내 몸이 받지 않았다. 그날 술과 담배가 끊어졌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날 후로 나는 술 담배보다 신앙생활하는 것이 좋았다. 
술을 끊고 3개월 뒤 하나님의 은혜로 결혼했다. 결혼하고 난 뒤에도 나는 직장생활을 잘하지 못했다. 수양회 때면 직장에 휴가를 달라고 말하기가 부담스러워서 회사를 그만두고, 수양회가 끝나면 또 직장을 잡았다. 그런 삶을 반복했다. 목사님은 내게 ‘하나님을 의지해서 수양회 때 휴가도 받고 직장생활도 해라.’라고 하셨다. 그 뒤로는 목사님의 말씀대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면서 수양회에 참석했다. 

목사님의 인도로 딴 운전면허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못했던 나는 교회와 목사님의 마음을 만나면서 한 부분 한 부분 인도받는 삶을 살 수 있었다. 나는 교회에서 오랫동안 차량운행 봉사를 했다. 운전면허가 없어서 조수석에서 보조 역할을 했다. 
어느 날 운전하는 형제님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즈음 목사님이 내게 운전면허를 따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몇 번 필기시험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다. 목사님이 계속 격려해주셨다. 나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목사님은 포기하지 않으셨다. 필기시험을 보러 간 날 너무 긴장해서 화장실에 들락거렸다. 마침 화장실 바닥에 문제집 하나가 떨어져 있어서 쭉 읽어보았다. 놀랍게도 그날 시험이 그 문제집에서 많이 출제되어 두 문제를 틀리고 합격했다. 코스 시험과 도로주행 때도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합격했다. 하나님이 나를 도우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면허를 딴 후 나는 최근까지 교회 차량운행 봉사를 했다. 교회로 말미암아 면허를 따고 봉사를 하는 동안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 나로 말미암은 것이 전혀 없다. 순전히 교회의 인도와 하나님의 은혜 덕분이다.

두 가지 숙제
복음을 전할 때도 하나님이 도우시는 것을 보았다. 장모님은 수양회에 가셔서 복음을 듣고 구원받으셨다. 장인 어르신은 구원을 받지 않으셔서 아내는 아버지가 구원받으시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한날은 부산에 일이 있어서 내려갔다가 하룻밤을 자야 했다. 처가가 있는 부산까지 와서 일만 하고 가기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나님께 은혜를 입고 싶었다. 장모님에게 전화를 드리고 현금 30만 원을 찾아서 처가댁으로 갔다. 그리고 장인 어르신께 딸이 두 가지 숙제를 내줘서 왔다고 했다. 첫 번째 숙제는 용돈을 드리고 오라고 했다며 30만 원을 드렸다. 두 번째 숙제는 복음을 전하고 오라고 했다고 하자 장인 어르신이 생각하시다가 ‘숙제를 해보라’라고 하셨다. 나는 장인 어르신께 ‘미국이 일제 치하에 있던 우리나라를 해방시켜 준 것처럼, 예수님 덕분에 우리가 죄에서 해방되었다.’라고 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장인 어르신이 마음을 열고 복음을 그대로 받아들이셨다. 장모님이 ‘당신, 진짜 죄가 없어?’ 하시니까 ‘안 서방이 내 죄를 예수님이 가져가셨다고 말하잖아. 그러니까 없지.’라고 하셨다. 정말 감사했다. 
장인 어르신은 작년에 돌아가셨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가족·친지들에게 장인 어르신이 죄 사함을 받으신 이야기를 하며 한 시간가량 복음을 전했다. 아내와 딸도 친척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결혼하고 나는 아내에게 잘해준 것이 없었는데, 아내는 내가 ‘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해주었으니 당신이 저지른 잘못은 모두 다 잊겠다.’라고 했다.

하나님이 주신 상들
교회의 인도로 3년 전에는 교회에서 열린 ‘독서경진대회’에도 참가했다. 구원받을 때 들었던 말씀과 제목이 같은 <세상 죄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서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에게 주는 다독상을 탔다. 그리고 청소 일을 마치면 시간이 남아서 교회에 가서 봉사했을 뿐인데, 공로상도 받았다. 작년에는 장년회에서 ‘복음말하기대회’를 했다. 내가 말하기대회에 나간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아내와 딸이 많이 도와주어서 원고를 작성하고 연습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고 술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게 된 간증과 함께 복음을 말했다. 대회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1등 상도 받아서 더 기쁘고, 감사했다.
나는 일용직 청소 일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일자리센터에서 환경미화직 채용공고가 나왔다며 응시해 보라고 연락이 왔다. 그분이 알려주는 대로 서류들을 준비해서 제출했다. 1차 서류 심사에 합격했고, 며칠 후 면접을 보았다. 첫 번째 면접관은 자기소개를 1분 안에 해보라고 했다. 나는 알코올 중독자로 살다가 하나님을 믿어 구원받고 술과 담배를 끊고 지금까지 청소에 관련된 일을 했다고 했다. 
또 한 분이 질문했다. “일요일에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다. 나는 “질문 자체가 불편합니다. 아까 교회 다닌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저는 일요일에는 예배를 드려야 해서 출근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또 한 분이 질문했다. “장애인과 함께 일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장애인도 먹고 살라고 일자리를 주신 것이니 같이 도와서 일하겠습니다.” 
또 다른 한 분이 질문했다. “나이가 어린 상급자가 일을 시켰는데 선생님이 볼 때 합당치 않는 일을 시켰을 때 어떻게 하실 겁니까?” “우리 교회에 전도사님이 계십니다.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교회 안에는 질서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보기에 옳지 않아도 일단 저는 그 일을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제 마음을 이야기하고 교제합니다. 그렇듯이 그런 일이 있다면 일단 그 일을 같이 하고 나중에 이야기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면 하라고 해서 “저는 이런 면접은 처음 봤습니다. 떨리는 마음이 지금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제 소신껏 말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며칠 뒤 최종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지금은 바쁜 철이라서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출근하라고 했다. 전에 같으면 이런 부담을 못 넘고 그만두겠다고 말했을 텐데, 이번에는 이 일에 대해 하나님께 은혜를 입고 싶었다. 반장님께 ‘일요일에는 빼주시면 안 되겠냐?’고 말씀드렸다. 반장님은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고 할 수 없다고 하셨다. 나는 하나님 앞에 맡기고 일을 했다. 그런데 반장님이 나를 부르셨다. “일요일은 다 빼줄 테니 다른 날에는 일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이 나를 바꾸어 주셨다
올해 2월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외가댁은 우리 교회를 이단시하고 있어서 평소 거리를 두고 지냈다.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 동생들과 장례식장에 갔다. 뜻밖의 문상에 외가 분들이 고맙게 생각하셨다. 내가 이야기를 하니까 “전에는 말을 많이 더듬었는데 지금은 말을 잘한다.”라고 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도 잘하고,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결혼도 했다며 최근에 찍은 가족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복음말하기대회’에서 대상을 탄 영상과 교회에서 ‘최 진사 댁 셋째 딸’ 공연에 함께한 영상도 보여드렸다. 가족들이 너무 놀라워했다. 하나님이 나를 바꾸어 주셨다고 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식구들이 마음을 활짝 여셨다.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한규 목사님의 유튜브 채널 말씀도 보내드렸는데 들어보시는 분이 생겼다. 나를 바꾸신 하나님의 은혜가 외가 분들에게 복음이 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정말 감사했다. 
지난 3월에는 구역장이 되었다. 나는 너무 부족해서 구역장을 못 할 것 같다고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목사님은 ‘가르쳐 줄 테니 배우면서 하면 된다.’라고 하셨다. 주일 아침마다 교회에서 있는 구역장 모임에 참석해야 해서 오랫동안 해온 차량운행 봉사를 그만두어야 했다. 섭섭함과 감사한 마음이 교차했다. 처음으로 교회에서 구역장 모임을 하고 나오는데, 안내 봉사를 하던 딸이 “아빠, 안 어울려요.”라고 말했다. 나는 “하나님이 옷을 입히셨으니 어떻게 하겠니?”라고 답했다.

교회와 함께 지내온 시간을 돌아보니 하나님이 나를 만들어가시고, 하나님이 은혜의 옷을 입히셨다는 말 외에 다른 할 말이 없다. 나는 술 때문에 벌써 이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셔서 이런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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