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소망을 심은 사람들
[오피니언] 소망을 심은 사람들
  • 월간 기쁜소식
  • 승인 2022.04.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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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호 기쁜소식
줌인

 

누구나 살면서 많은 문제를 만난다. 절망과 슬픔 가운데에서도 마음에 소망을 심은 사람들이 있다. 자녀에게 일어난 어려움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의 세계를 배운 부모들의 간증을 모았다.

 

하나님의 은혜로 4남1녀를 낳았다. 처음에는 아이를 데리고 교회에 다니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남편이 사업을 하느라 지방으로 가면서 나 혼자서 직장 다니며 혼자 아이들을 돌보고 교회에 다니는 것이 힘들고 지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을 찾기보다 내 생각을 받아들이면서 마음이 어두워졌다. 
2018년 무렵 당시 네 살이던 딸 보라에게서 이상한 행동이 보였다. 갑자기 소변을 자주 보고, 걸을 때 비틀비틀하며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동네 소아과와 비뇨기과와 한의원을 다녀보았다. 차도가 없었다. ‘큰 병은 아닐 거야. 별것 아니겠지’라는 생각에 큰 병원에 갈 생각을 못 하다가 뒤늦게 대학병원에 갔다. MRI를 찍었는데, 소뇌에 6.5cm 종양이 있다고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나님을 믿는데 왜 아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우리 교회 목사님께서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 8:37) 말씀으로 내 마음을 붙들어주시면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딸 보라는 뇌에서 척수액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않아 뇌압이 높다고 했다. 그래서 먼저 척수액을 빼고 뇌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양성이기를 바랐는데 악성 암인 수모세포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한 번 수술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뇌압을 주관하는 시스템이 망가져서 수술을 또 해야 한다고 했다. 끝이 없었다. 그런데 종양 제거 수술 후 암이 재발했다. 두려움이 찾아왔다. 그때까지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했다. 우리 선교회에서는 믿음으로 병에서 나은 분들이 많아서 ‘암도 아무 문제가 안 된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아이가 아프니까 너무 무서웠다. ‘아이가 이렇게 아플 때까지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라는 정죄에 빠져 아이와 죽고 싶은 생각만 가득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내가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다.’라는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을 기억하게 해주셨다. 그리고 박옥수 목사님과 교제하면서 ‘무슨 치료든지 예수님이 도우신다.’라는 말씀을 듣고, 정상적인 아이로 자라도록 기도를 받으며 마음에 힘을 얻었다. 또 우리 교회 목사님도 “그 이름을 믿으므로 그 이름이 너희 보고 아는 이 사람을 성하게 하였나니 예수로 말미암아 난 믿음이 너희 모든 사람 앞에서 이같이 완전히 낫게 하였느니라.”(행 3:16)라는 말씀을 전해 주시며 두려워하는 내 생각과 싸워주셨다. 

매일 아침 보라를 데리고 왕복 네 시간이 걸리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오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았다. 집에 오면 다른 아이들도 돌봐야 해서 무척 힘들었다. 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보라에게 “엄마, 너무 힘들어.” 하고 이야기했는데, 보라가 “엄마, 힘들어하지 마. 우리 마음속에 예수님이 계시잖아. 예수님이 도와주실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딸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당시 여섯 살이었던 딸의 입술을 통해 내게 이야기하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항암치료가 계속 진행되었다. 보라가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져 중환자실로 옯긴 적도 있었는데 하나님은 고비마다 넘을 수 있도록 보라를 붙드셨다.
그러나 ‘보라가 빨리 나아야 하는데....’ 하며 믿음 없는 나 자신을 보면서 다시 정죄와 어두움에 빠져 힘없고 소심한 사람이 되었다. 항암치료가 계속 진행되었지만 보라의 상태는 점점 더 안 좋아졌다. 마음은 다시 두려움에 빠지고 절망이 찾아왔다. ‘내가 딸을 이렇게 만들었구나. 아플 때 빨리 큰 병원에 가야 했는데, 다 내 탓이구나.’ 이 생각이 나를 아무것도 못 하게 했다.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어느 순간 ‘이제는 내가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딸도 잃고 나도 죽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두려움에 잡혀 살 것인가? 하나님 앞에 감사하며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 것인가?’ 결정해야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죽지도 않은 아이가 죽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살고 죽는 것은 하늘에 맡기자.’라고 생각했다. ‘아직 보라는 내 곁에서 숨쉬고 있고 나도 건강해서 보라를 데리고 병원에 다닐 수 있잖아.’ 그리고 나는 이미 죄 때문에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인데 구원받은 것이 감사했다. 세상에는 아파도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뭔데 한국에서 태어나서 좋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지를 생각하니 정말 감사했다. 병원에 갈 준비를 하고 나면 “보라야. 우리는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야. 예수님과 여행을 가는 거야. 색칠공부도 하고, 주사도 맞고, 맛있는 것도 먹는 거야. 이 병은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는 보라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 하면서 즐겁게 노래도 불러주며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그리고 ‘마인드교육 교수과정’에 등록하여 말씀을 들으면서 내 마음이 소망 가운데로 옮겨졌다. 한번은 박옥수 목사님이 요셉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요셉의 생애에는 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결국 총리가 되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는 일을 했다고 하셨다.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 아이의 일 또한 하나님께서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시려는 일이며, 지금의 상황은 그 과정일 뿐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또한 다윗이 시글락이 불탔을 때 ‘정녕 미치고 도로 찾으리라.’라는 말씀을 받고 나갔는데, 하나도 잃지 않고 다 얻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서는 아이를 잃지 않게 하시겠구나. 몸의 모든 기능도 정상이 되게 하시겠구나. 하나님께서 하나님임을 증명하시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내 마음속에 있는 하나님의 능력을 일깨워주시고 소망을 주셨다.
치료 과정에서 항암제가 잘 듣지 않아서 다른 항암제로 바꾸기도 하고, 여러 번 MRI를 찍어 보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보라의 머리에 퍼져 있던 종양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다 사라졌다고 했다. 내 마음에 이미 감사가 크니까 처음에는 무덤덤했다. ‘아, 하나님은 이렇게 일하시는구나. 감사한 마음에 이런 능력이 있구나. 하나님이 이 마음을 주시려고 이런 일을 허락하셨구나.’ 전에 몰랐던 하나님의 사랑이 크게 와 닿았다. 정말 감사했다. 힘들었던 치료를, 이제는 오히려 하나님을 바라고 보라와 여행을 다녔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나에게 주셨던 말씀을 하나님이 계속해서 신실하게 이루실 것에 기대와 소망이 넘친다.

아이가 치료를 받는 중에 하나님께서 넓은 집을 주셨다.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보라와 있으니까 다섯 아이를 낳은 것도 정말 복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시아버님이 편찮으셔서 시부모님이 우리 집에 와 계셨는데 아이들도 봐주시고 많이 힘이 되어 주셨다. 시아버님도 복음을 들으시고 구원을 받으시고 건강해지셨다. 보라를 통해 일하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작년 5월에 보라의 치료가 종료되었고, 올해 보라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항암치료를 받느라 성장이 더디고 연약한 부분도 있지만, 보라가 살아있다는 자체가 내게는 감동이다. 내 마음은 어떤 형편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요즘에는 박옥수 목사님의 행복한 미소가 사모된다. 아이들 모두 목사님처럼 행복한 복음의 일꾼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에게 평안을 주시려고 이 병을 허락하신 것이 정말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큰 선물을 주셨다. 주님의 도우심에 감사드린다._ 조은경(기쁜소식시흥교회)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셋째 아이가 아파서 나의 마음이 무너지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아이가 8개월 무렵 예방접종을 하고 집에 왔는데 얼굴이 울긋불긋 변했다. ‘접종 때문에 잠시 그러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뒤에 아이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했다. 누워있던 아이가 갑자기 두 팔과 두 다리를 천장을 향해 번쩍 들고, 눈동자가 ‘휙’ 하고 돌아갔다. 또 어느 날은 앉아서 놀다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면서 고개를 아래로 ‘확’ 떨구었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는 영아연축(희귀성 난치성 뇌전증)이라고 했다. 이 병은 경기가 악화되면 발달이 지연되고 뇌가 퇴행하는 무서운 병이라고 했다. 병원에서는 하루빨리 입원하여 치료하자고 하셨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아이가 벌을 받는 것일까?’ 마음이 무너지고 앞이 막막했다. 그런데 그때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우리를 이끌어주실 교회와 목사님이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절실하게 느꼈다. 우리는 곧바로 목사님을 찾아갔다. 목사님은 “이 일은 좋은 거야.”라며 ‘하나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신 분이라 불가능이 없다. 아이의 병도 하나님이 낫게 해 주실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하나님의 종의 믿음으로 마음이 가벼워졌고, 어려움을 통해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행복과 소망의 씨앗을 심자
신촌세브란스병원 뇌전증 병동에 입원하고 여러 검사를 했는데, 뇌파 검사에서 경기파가 발견됐고, 유전자 검사에서 특이한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그렇지만 고위험군은 아니라고 했다. 뇌파 중 경기파를 잠재우기 위해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같은 병실에서 우리 아이와 같은 병으로 8개월 때 입원했는데 네 살인 지금도 누워서 계속 경기만 일으키는 아이를 보았다. 한창 뛰어놀 나이에 신생아처럼 누워있는 아기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 병은 정말 낫기 힘든 병이구나. 우리 아이가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계속 눈물이 났다. 
마음에 절망이 가득차려고 할 때 나는 살기 위해 아이가 잠이 들면 성경과 박옥수 목사님의 <마음밭에 서서>를 읽었다. 말씀이 아니면 1분 1초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병자를 만났는데 한 번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모두 병을 고쳐주셨다. 예수님의 마음이 보였다. ‘예수님께서 우리 아들도 만나면 불쌍히 여기시고 결코 지나치지 않으시겠다. 반드시 고쳐주시겠구나.’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병자들을 만나면 ‘소자야, 네가 낫고자 하느냐?’고 질문하셨다. ‘아, 예수님께서는 먼저 우리 마음에 믿음을 보기 원하시는구나.’ 그후로 기도할 때 항상 ‘예수님, 우리 아들을 낫게 해 주실 줄 믿습니다.’라고 했다. 
<마음밭에 서서>에는 전갈의 독을 이긴 청년의 간증에 이사야 40장 31절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라는 말씀이 있었다. “여호와를 바라보고 기대하는 사람에게 새 힘을 준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성경은 절대 거짓말이 아니다. 하나님의 약속이다.”라는 구절을 마음에 새겼다. ‘전갈의 독 때문에 이미 죽은 몸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도 청년의 마음이 하나님과 연결되니 새 힘을 얻고 전갈의 독을 이겼구나. 우리 아이에게도 하나님이 경기파를 모두 이길 힘을 주시겠다.’라는 믿음이 마음에 심겼다. 또 이런 구절도 있었다. “우리의 마음은 밭과 같아서, 많은 생각들이 마음 안에서 자란다. 절망과 불행을 심으면 절망과 불행의 열매가 열리지만 행복, 감사, 사랑을 심으면 행복, 감사, 사랑의 열매가 맺힌다. 지금 내 마음밭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 ‘지금부터 내 마음에도 아이의 마음에도 행복과 소망의 씨앗을 심자. 불행한 생각 따위는 버리자!’ 그날부터 매일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이야기했다. 
“이 병, 아무것도 아니야. 더 좋은 거야. 넌 다 나았어. 건강해. 행복해. 축복해. 사랑해!” 형편과 상관없이 계속 이야기했다. 하루에도 수시로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아이에게 말했다. 아이 마음에도 분명히 소망의 씨앗이 심길 것이라 믿었다. 

‘우리 아이가 온전해졌구나!’ 
하루는 병실에 있는 아이와 엄마들을 살펴보았다. 엄마들이 매일 한숨을 쉬며 절망하고 있었다. ‘저분들이 예수님을 만나면 모든 문제가 예수님에게로 넘어갈 텐데....’ 나는 엄마들에게 <마음밭에 서서> 내용을 들려주며 ‘저처럼 아이들에게 행복과 소망을 이야기해 보라’고 했다. 한 엄마가 그런 말을 안 해 본 지 너무 오래돼서 입이 안 떨어진다고 나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그날부터 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소망, 기쁨, 사랑을 이야기해 주었다. “민지야, 넌 건강해. 다 나았어. 행복해. 사랑해” “도영아, 너무 멋져. 넌 건강해. 행복해. 축복해.” 어떤 날은 엄마들이 “오늘은 축복 안 해줘요? 와서 축복 좀 해 주세요.”라고 했다. 나는 병실에서 축복해 주는 아줌마가 되었다. 
퇴원하고도 아이의 경기는 멈추지 않았지만, 내 마음에서는 아이가 이미 병이 나았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한 날은 박옥수 목사님에게 안수기도를 받았다. 목사님은 ‘하나님이 아이의 병을 이길 힘을 주셨고, 아이가 온전해졌다’고 기도하셨다. 기도가 내 마음에 그대로 이루어졌다. ‘우리 아이가 온전해졌구나!’ 

그리고 며칠 뒤 아이는 경기가 멈추고 병에서 완전히 나았다. 그동안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에 살이 쪄서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었는데, 조금씩 회복되어 예전처럼 돌아왔다. 뇌파를 검사하기 위해 병원에 갔다. 교수님이 ‘아이의 경기파는 완전히 사라졌다.’며 “졸업을 축하합니다!”라고 했다. 너무 기뻐서 하나님을 외치면서 찬양하고 싶었다. ‘세상 그 어떤 보험보다 능력 있는 하나님이 정말 최고구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고 계시는구나. 이런 분과 함께라면 어디를 가도 두렵지 않겠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어려움에서 넉넉히 이기게 해 주신 하나님
이후 사모님께서 아이에게 사무엘이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셨다. 하나님이 주신 건강으로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길 바라는 이름이 곧 간증이다. 아이와 같은 병으로 고통하는 이들에게 소망을 전하고 싶어 고민하던 중, 간증을 만화로 그려서 ‘영아연축 완치일기’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렸다. 하루는 한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아이가 8개월이고 영아연축으로 입원 중인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내 글을 읽었다고 했다. 엄마는 절망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르겠다고 했다. 내 이야기를 해 주며 
<마음밭에 서서>를 꼭 읽어보라고 선물로 보내드렸다. 그분의 마음밭에도 소망의 씨가 뿌려져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얼마 뒤 아이도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감사했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나는 절망 속에 빠질 수밖에 없었지만 하나님은 끊임없이 내 마음을 말씀으로 채우고 소망으로 가득 차게 해 주셨다. 아이가 아팠던 기간은 짧았지만 그 시간 동안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아이는 지금은 네 살이 되었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아이를 볼 때마나 하나님의 은혜가 생각나고, 감사가 더욱 커져간다. 모든 어려움에서 우리를 넉넉히 이기게 해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_ 정성지(기쁜소식진주교회)

 

 


 

둘째 딸이 100일 사진을 찍을 때쯤 얼굴에 조금씩 붉으스름하게 아토피가 생기기 시작했다. 로션을 발라주면 괜찮아졌기 때문에 별 걱정 없이 지냈다. 그러다 생후 5개월이 되었을 때 어찌할 방도가 없을 만큼 아토피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한방으로 아토피를 치료하시는 황효정 장로님의 한의원이 떠올랐지만, 치료하는 과정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갈등이 되었다. 가족과 상의 끝에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장로님은 아토피 층이 얼마나 깊게 있느냐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달라지지만 한약을 먹으면 반드시 낫는다고 하셨다. 
한약을 먹기 전에 알레르기 검사를 하기 위해 병원에 갔다. 아토피가 심한 딸의 얼굴을 본 담당 의사는 한약으로 치료하겠다는 말에 너무 어이없어했다. ‘이미 2차 감염까지 된 것은 알고 있냐?’며 ‘반드시 보습은 해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의사의 진단과 장로님의 진단이 정반대였기 때문에 의사의 말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알레르기 검사를 마치고, 사흘 후부터 매일 한약을 먹기 시작했다. 장로님이 ‘아이가 한약을 먹으면 피부층에 박혀 있는 아토피가 걷히고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더 심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씀하신 대로,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에 아토피가 드러났다. 아이는 가려워서 피가 나도록 긁어 댔고, 머리에도 아토피가 있었기 때문에 머리카락은 자라다가도 금방 빠져서 머리가 듬성듬성했다. 그리고 혼자 눕혀 두면 계속 긁어서 피가 났기 때문에 아내와 내가 출근한 뒤에는 장모님이 종일 아이를 안고 계셔야 했다.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아토피는 밤에 더 가렵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아이가 얼굴을 너무 긁지 못하도록 한 팔로 팔 베개를 하고, 다른 팔로는 아이의 팔을 잡고 잤다. 하지만 가려움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매일 밤 아이는 다섯 번, 여섯 번, 심할 때는 열 번씩 깨고 울었다. 아침이 되면 이불과 옷은 피로 젖어 있었고, 얼굴도 피로 범벅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심해서 외출이 어려운 때였는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언제쯤 나을까? 세 달이 지나면 깨끗해질까?’ 여러 생각을 했지만, 조금씩 낫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다시 심해지는 것 같았다. 아이의 모습을 보며 너무 안쓰럽고 고통스러웠다.
치료한 지 6개월이 지났을 때 박옥수 목사님이 우리 교회에 오셨다. 아이를 데리고 안수기도를 받았다. 목사님께서는 “하나님, 이 어린 아이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복을 주셔서 하나님의 귀한 은혜로 말미암아 병이 낫고 얼굴이 깨끗해지고 건강해지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머니도 하나님과 마음을 같이하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아기를 주께 맡기고 은혜를 입게 해 주십시오. 주님, 이 아기를 깨끗하게 고쳐 주시고 새 힘을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기도해주셨다.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고, 목사님의 기도를 떠올리는 것뿐이었다. 
한번은 새벽 1시가 좀 안 되었을 때 우는 딸을 보면서 박영주 목사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른 사람들은 평안히 자고 있는 이 시간에 저희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제 눈에는 이 일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목사님이 답장을 주셨다. “어려움은 좋은 것입니다. 박옥수 목사님의 손녀도 아토피가 있었는데, 주위에 믿음의 사람들이 있어서 ‘괜찮다. 하나님이 다 낫게 하셨다.’ 하면서 걱정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어려움은 좋은 것’이라고 하시면, 이 일은 축복이라고 믿으십시오. 아토피가 가족을 더욱 복되게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복음 앞에 은혜를 입을 것입니다.”라고 답장을 주셨다. 
목사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크게 다가왔다. 나는 장인어른, 장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평소 대화를 많이 하지 못했는데, 내 마음에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장인어른도 내가 어둠에서 벗어나도록 말씀을 해 주시며 도와주셨다. 목사님의 말씀처럼 아토피가 가족 간에 마음이 더 가까워지도록 만들어 주었다. 내가 힘들 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고, 연락할 수 있는 하나님의 종들이 옆에 있어서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큰 복이었다. 

그렇게 치료한 지 1년 1개월이 되었던 작년 7월에 아이의 얼굴이 매우 깨끗해졌다. 몸에 동전 크기로 군데군데 나있던 아토피들도 거의 없어졌다. 얼굴의 부기도 빠지고 머리카락도 자라났다. 이젠 아토피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3월부터는 어린이집에도 다니기 시작했다. 

‘만약 이 어려운 시기에 나와 아내만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 본다. 모든 일이 절망으로 다가왔을 것이고, 하루하루를 어두움 속에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 아이의 모습을 보며 힘들 때도 있었지만 소망과 감사 속에서 지낼 수 있었던 것은 큰 축복이었다. 지금은 주위에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딸의 이야기를 해주며 우리 가족이 받은 은혜와 감사를 말해준다. 평생 고통 속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가족이 감사와 소망 속에서 지낼 수 있게 해준 교회와 하나님의 종에게 감사드린다. _ 이경원(기쁜소식분당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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