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그 피를 번제단 뿔에 바르고
[설교] 그 피를 번제단 뿔에 바르고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2.05.09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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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호 기쁜소식
믿음에 이르는 길_레위기 제사 강해 제4권 4편

 

단 뿔과 마음판에 새겨진 죄
레위기 4장에서는 제사장이 범죄했을 때, 회중이 범죄했을 때, 족장이 범죄했을 때, 평민이 범죄했을 때 등 네 가지 경우로 나누어 속죄제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와 연관이 많은, 평민이 범죄했을 때 드리는 속죄제사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의 한 백성이 부지중에 율법을 범했다가 자신이 죄를 지은 사실을 깨우치면 흠 없는 암염소를 끌고 성막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 염소의 머리에 안수합니다. 
“그 속죄제 희생의 머리에 안수하고 그 희생을 번제소에서 잡을 것이요, 제사장은 손가락으로 그 피를 찍어 번제단 뿔에 바르고 그 피 전부를 단 밑에 쏟고”(레 4:29~30)
안수는 죄를 넘기는 과정입니다. 염소의 머리에 안수해서 죄를 넘긴 뒤 염소를 잡습니다. 염소가 피를 흘리고 죽으면 제사장은 그 피를 받아서 손가락으로 찍어 번제단 뿔에 바릅니다. 왜 피를 번제단 뿔에 바를까요? 예레미야 17장 1절에 “유다의 죄는 금강석 끝 철필로 기록되되, 그들의 마음판과 그들의 단 뿔에 새겨졌거늘”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번제단에는 뿔이 네 개 있는데, 거기에 우리 죄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마음판에 죄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음판에 기록된 죄는 우리 보라고 기록되었고, 제단 뿔에 기록된 죄는 하나님이 보시기 위해 기록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 번제단 앞에 서면 그 뿔에 죄가 기록되어 있어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습니다. 하나님은 제단 뿔에 기록된 죄 때문에 우리를 받으실 수 없고, 우리도 하나님 앞에 나아가려고 하면 우리 마음판에 기록된 죄가 떠올라서 자유롭게 나아갈 수 없습니다. 죄가 노트에 기록되어 있으면 안 보면 되는데, 마음판에 기록되어 있어서 마음을 쏟아서 무엇을 하려고 하면 죄가 보입니다. 

단 뿔에 새겨진 죄의 기록을 피로 지우고 
속죄제사를 드릴 때, 죄를 지은 평민이 흠 없는 암염소를 끌고 와서 머리에 안수하여 죄를 넘긴 후 염소를 죽입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기에, 사망이 지불되었으니 이제 죄가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 제사장이 염소의 피를 받아서 번제단 뿔에 바릅니다. 그 뿔에 새겨져 있는 죄의 기록을 지우는 것입니다. 죄가 다 해결되었기 때문입니다. 양이나 염소의 죽음으로 죄가 사해졌고, 죄의 삯인 죽음이 지불되었다는 증거가 피입니다. 그 피로 죄의 기록을 지우기 위해 번제단 뿔에 바르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동네마다 연탄을 파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그 가게에는 칠판이 걸려 있고, 칠판에는 연탄을 외상으로 가져간 사람들의 이름과 연탄을 몇 장 가져갔는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가게 주인은 칠판을 보고 누구에게 외상값을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외상으로 연탄을 가져간 사람이 외상값을 갚으면, 칠판에 적은 외상 내역을 지웠습니다. 
여러분이 연탄가게에서 연탄 50장을 외상으로 가져갔다고 해봅시다. 그 뒤에 돈이 생겨 외상값을 갚았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외상으로 가져갔다고 주인이 칠판에 적어둔 내용을 지워야 합니다.
“아저씨, 외상값 갚았으니까 칠판에 적은 것 지워 주세요.”
“예,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지울게요.”
“지금 지우지, 왜 나중에 지워요?”
“알았어요. 지금 지울게요.”
정확히 지워야 외상값을 갚은 것이 분명해집니다. 
평민의 속죄제사에서 염소가 죽음으로써 죄의 값이 지불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그 피를 제단 뿔에 발라 죄의 기록을 지워야 합니다. 이처럼 죄의 기록을 지우는 것을 ‘도말塗抹’이라고 합니다. 도말이란 페인트처럼 칠해서 지우는 것을 가리켜 말합니다. 
“내가 네 허물을 빽빽한 구름의 사라짐같이, 네 죄를 안개의 사라짐같이 도말하였으니 너는 내게로 돌아오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음이니라.”(사 44:22)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흘리신 피로 우리 죄의 기록을 다 도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 편에서는 우리 죄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 지워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보려고 죄를 기록했던 제단 뿔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예수님이 흘리신 피만 보입니다. 우리 죄를 찾으려고 해도 찾으실 수가 없습니다. ‘저 사람이 무슨 죄가 있는지 보자’ 하고 제단 뿔을 들여다보시면, 죄는 보이지 않고 ‘여기에 내 아들 예수가 흘린 피가 발려져 있구나!’ 하며 예수님의 피밖에 보실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실 때 이제 우리가 죄가 없습니다. 

아사셀을 위해 제비 뽑은 염소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죄는 우리 마음판과 단 뿔에 기록됩니다. 하나는 인간 편에서 기록된 것이고, 하나는 하나님 편에서 기록된 것입니다. 그 가운데 단 뿔에 기록된 것은 예수님의 피로 도말했습니다. 하나님 편에서 기록된 우리 죄가 다 지워졌습니다. 이제 죄의 기록이 남은 것은 인간의 마음판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판에 기록되어 있는 죄는 어떻게 해결합니까? 
레위기 16장에, 이스라엘 모든 백성의 죄를 1년에 한 차례 씻는 대속죄일의 규례가 나옵니다. 
“두 염소를 위하여 제비 뽑되 한 제비는 여호와를 위하고 한 제비는 아사셀을 위하여 할지며, 아론은 여호와를 위하여 제비 뽑은 염소를 속죄제로 드리고, 아사셀을 위하여 제비 뽑은 염소는 산 대로 여호와 앞에 두었다가 그것으로 속죄하고 아사셀을 위하여 광야로 보낼지니라.”(레 16:8~10)
여기 보면, 대속죄일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속하기 위해 염소를 두 마리 준비합니다. 그리고 제비를 뽑아서 하나는 ‘여호와’를 위한 염소가 되고, 하나는 ‘아사셀’을 위한 염소가 됩니다. 여호와를 위한 염소는 속죄제사의 제물로 드리고, 아사셀을 위한 염소는 광야로 보냅니다. 첫 번째 염소가 속죄 제물로 죽임을 당하고 그 피가 단 뿔에 발리면 하나님 편에서는 죄의 기록이 다 지워집니다. 
이어서 아사셀을 위한 염소가 등장합니다. 
“아론은 두 손으로 산 염소의 머리에 안수하여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불의와 그 범한 모든 죄를 고하고 그 죄를 염소의 머리에 두어 미리 정한 사람에게 맡겨 광야로 보낼지니, 염소가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무인지경에 이르거든 그는 그 염소를 광야에 놓을지니라.”(레 16:21~22)
아사셀을 위한 염소를 광야로 보내기 전에, 대제사장 아론이 두 손으로 염소의 머리에 안수합니다. 안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든 죄를 염소에게로 넘기는 과정입니다. 위 말씀에 “안수하여 … 그 죄를 염소의 머리에 두어”라고 되어 있습니다. 레위기 4장에 나오는 속죄제사에서도 희생의 머리에 안수했습니다. 안수하여 죄를 넘긴 후에는 정한 사람이 그 염소를 끌고 광야로 가서 무인지경無人之境에 이르면 염소를 광야에 놓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광경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겠습니까? ‘저 염소가 우리 죄를 지고 가는구나!’ 그런 마음으로 염소를 쳐다보고 있으면, 염소가 광야로 가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집니다. 그때 그들이 ‘아, 우리 죄가 저렇게 우리에게서 멀어졌구나!’라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하나님 편에서 기록한 우리 죄는 단 뿔에 새겨져 있으며, 속죄제물이 피를 흘림으로써 죄의 값이 지불되면 그 피를 단 뿔에 발라서 죄의 기록도 지웁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 편에서는 우리 죄의 기록이 사라집니다. 
두 염소 가운데 여호와를 위한 염소가 죽음으로써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아사셀을 위한 염소를 광야로 보냄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염소가 그들의 죄를 지고 멀리 떠났음을 보게 하여, 하나님은 그들 마음에 있는 죄의 기록도 지우게 하셨습니다. 
죄는 두 곳에 기록됩니다. 아무도 모르게 죄를 지어도, 그 죄가 하나님 편에서도 기록되고 우리 마음판에도 기록됩니다. 그러니까 두 곳에서 죄를 지워야 합니다. 우리 죄가 해결되었으면 하나님의 장부에서도 지우고, 우리 장부에서도 지워야 합니다. 하나님의 장부인 번제단 뿔에 새겨진 죄는 속죄제물이 흘린 피를 바름으로써 지워지고, 우리 마음에서는 속죄제물이 우리 죄를 지고 갔다는 사실을 믿음으로써 죄가 지워집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박혀 피 흘려 죽으심으로 우리 죄 값을 다 지불하셨습니다. 그 피를 제단 뿔에 발라서 하나님이 보실 때 우리 죄가 다 지워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를 보고 죄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어 하나님은 우리 마음에서도 죄의 기록을 지우시려고, 속죄제사를 드린 후 아사셀을 위한 염소를 준비하신 것입니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
요한복음에서 세례 요한이 예수님에 대해 이렇게 증거했습니다. 
“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가로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요 1:29)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보고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예수님이 세상 죄를 넘겨받으셨습니다. 세상 죄 속에는 온 인류의 죄가 다 들어 있습니다. 예수님이 그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으로 우리 죄를 다 처리하셨습니다. 예수님이 피를 흘려 우리 죄의 값을 지불하시고, 하늘나라 성전의 번제단 뿔에 그 피를 발라서 죄의 기록도 다 지우셨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 죄가 온전히 씻어져 우리가 의롭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사셀 염소를 보며 ‘저 염소가 우리 죄를 지고 갔구나!’ 했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이 세상 죄를 지고 십자가로 가셨구나!’ 하고 마음에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단 뿔에 새겨진 죄가 예수님의 피로 지워졌고, 우리 마음에 새겨진 죄는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지웁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내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 내 죄가 다 씻어졌다고 믿는 순간 우리 마음이 깨끗해집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찬송합니다. 

먹보다도 더 검은 죄로 물든 이 마음 
흰 눈보다 더 희게 깨끗하게 씻겼네 
주의 보혈 흐르는 데 믿고 뛰어 나아가 
주의 은혜 내가 입어 깨끗하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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