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것이 선하다
[라이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것이 선하다
  • 글 | 박영국(기쁜소식뉴욕교회 선교사)
  • 승인 2022.07.02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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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호 기쁜소식
선교사 수기 7회

내가 미국에서 선교하면서 마음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은 ‘선’하시고 우리에게 절대 ‘악’을 주시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선으로 바꾸시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내가 뉴욕교회에 파송받은 건 2007년이었다. 당시 뉴욕교회에는 안팎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교회 예배당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 뉴욕교회 예배당은 2002년에 구입한 후 공사를 많이 했다. 미국에서는 가정집을 제외한 건물은 ‘상업건물’로 분류되는데, 상업건물을 공사할 때에는 ‘건축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법에 대해 무지했고, ‘내가 산 건물을 내가 고치는데 무슨 허가가 필요하지?’라는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허가를 받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예배당에 사람이 거주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는 예배당에 사람이 거주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뉴욕교회에도 몇몇 가정이 예배당에서 살고 있었다. 교회가 점점 커지면서 교회 일을 위해 봉사하는 형제 자매와 청년도 같이 살기 시작했고, 때마침 한국에서 단기선교사가 오면서 예배당에서 사는 사람 수가 늘었다. 그러다 보니 방도 만들어야 했고, 샤워실도 더 만들어야 했다. 샤워실을 만들면서 보일러도 들여놓고 하다 보니 시설이 점점 늘어났고, 나중에는 예배당에 사는 사람이 85명 정도까지 늘었다. 

예배당 문이 닫히다
건축국에서 여러 번 벌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우리는 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2008년에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리는 성경세미나 준비를 위해 많은 사람이 예배당에서 지내면서 이웃 주민들과 갈등이 심해졌다. 2008년 봄, 나는 페루에서 월드캠프를 돕느라 정신없이 일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수화기 너머로 테리 목사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목사님! 큰일났어요. 건축국에서 강제 퇴거명령을 내렸어요.” 뉴욕으로 돌아와 보니 테리 목사님의 이야기대로 예배당 문에 강제 퇴거명령 공문이 붙어 있었다. 이제 예배당에 들어가면 경찰이 체포한다고 했다. 예배당에서 살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예배도 드릴 수 없게 되었다. 너무 암담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했다. 수소문해서 건축사를 고용했다. 그리고 우리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당시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이 우리에게 손가락질했는데 건축사는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고 ‘3주 안에 다시 예배당 문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신들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위로해 주었다. 우리는 그를 철석같이 믿었다. 

어려움에서 빨리 벗어나려고만 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래서 어떠한 일을 당하든 항상 하나님을 생각해야 한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6)
하나님이 왜 나에게 이런 일을 허락하셨는지를 생각하면 그 안에서 답을 찾을 때가 많다. 그런데 막상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을 만나니까, 나는 목사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왜 이런 일을 나에게 허락하셨는지 알려고 하기보다는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급급했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어려움에서 벗어나려고만 했기 때문에 일이 더 어려워졌다. 
얼마 후 법원에서 편지가 왔다. 이 사건에 대한 출두명령이었다. 우리는 건축사와 같이 법원에 가려고 했는데 건축사는 우리에게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자기가 가서 판사에게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출두명령이 있는 날, 우리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건축사에게 연락이 없었다. 우리는 건축사가 아직도 법정에 있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다시 전화했는데 건축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무리 연락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얼마 후 법원에서 다시 출두명령 편지가 왔다. 우리가 법원에 갔더니 판사는 몹시 화가 나 있었다. 법원에서도 예배당 문을 닫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우리의 계획과 의지를 알아보려고 우리를 소환했던 것이다. 우리가 불법으로 건물을 수리한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고 복구를 약속한다면 법원에서도 강제 퇴거명령을 철회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출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사는 우리가 개선의 의지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리는 ‘건축사가 법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가지 않았고, 건축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판사의 화를 진정시킬 수 없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셨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내 마음에 많은 생각이 일어났다. 처음에는 이 일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원망했다.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그러다가 문득 이런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이 왜 예배당을 닫으셨을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려움을 주기 원하신다면 다른 일들을 허락하실 수도 있는데 왜 예배당 문을 닫으셨을까?’ 하나님이 나를 기뻐하시지 않는다는 마음이 들었다. 너무 부족한 내가 뉴욕교회 목사로 있기를 원하시지 않아서 예배당을 닫으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이 내가 말씀 전하는 것을 기뻐하시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에 힘을 잃었다. 주일에 말씀을 전하러 단에 올라갔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데 말씀을 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마음이 들어 어렵고 혼란스러웠다. 
어려운 가운데 성경을 대하던 중 말씀 하나가 마음에 들어왔다. 
“이는 순찰자들의 명령대로요 거룩한 자들의 말대로니, 곧 ‘인생으로 지극히 높으신 자가 인간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그것을 누구에게든지 주시며, 또 지극히 천한 자로 그 위에 세우시는 줄을 알게 하려 함이니라.’ 하였느니라.”(단 4:17)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큰 나라를 이루었다. 그래서 마음이 높아졌다. 하나님은 꿈을 통해서 그에게 경고하셨고, 결국 그는 짐승처럼 되었다. 기한이 찬 이후에 그 마음에 다시 총명이 찾아 왔다. 
“또 그들이 ‘그 나무 뿌리의 그루터기를 남겨 두라.’ 하였은즉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줄을 왕이 깨달은 후에야 왕의 나라가 견고하리이다.”(단 4:26)
느부갓네살의 나라가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그가 큰 군대를 키우거나 많은 재산을 쌓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이 자기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을 깨달아야 견고해진다고 성경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뉴욕 교회의 주인은 나도 아니고 형제 자매들도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신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이 인간 나라를 다스리시고 하나님의 뜻대로 누구에게도 주시고, 지극히 천한 자로 그 위에 세우시고’라고 하신 것처럼, 우리 교회가 견고해질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고 다스리시는 분’임을 깨달을 때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 내 마음이 나의 부족함에서, 연약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어려움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지, 하나님이 이 교회의 주인이시지!’ 마음에 쉼과 평안이 찾아왔다. ‘하나님이 주인이신 이 교회에 왜 어려움이 찾아왔지?’ 하며 마음에서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세 곳에 교회를 개척하다
뉴욕교회 예배당 문이 닫힌 뒤 우리는 거처를 2007년에 구입한, 뉴욕 헌팅턴에 있는 마하나임대학으로 옮겼다. 마하나임은 기존 예배당에서 50분 정도 차를 타고 동쪽으로 가야 했다. 당시 뉴욕교회에는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그리고 중국어 등 총 4개의 언어권 모임이 있었다. 한국어권 형제 자매들을 제외한 다른 언어권 형제 자매들은 교회에 오려면 40~50분 정도 차를 타야 했다. 그런데 거처를 마하나임으로 옮기니까 더 멀어져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 차를 타고 와야 했다. 형제 자매들이 어려워했다. 형제 자매들이 예배당 문이 언제 다시 열리는지 물어보았지만,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은 당신이 주인이신 교회가 이 일로 무엇을 하기 원하실까?’라는 마음이 계속 들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교회를 개척하기를 원하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내 마음에 큰 짐이었다. 지금도 교회가 안팎으로 어려운데 교회를 개척하여 성도들을 보내면 상대적으로 교회 규모가 축소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언어별로 형제 자매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교회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다. 그렇지만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신 만큼 하나님이 원하신다면 해야 했기에 교회를 하나씩 개척했다. 영어권은 맨해튼에, 중국어권은 브루클린에, 스페인어권은 브롱스에 교회를 개척했다. 그 일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어주셨다. 

 

 

마하나임으로 온 후, 하나님은 해마다 우리에게 새로운 일을 하셨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바쁘게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놀라운 일이 두 가지 있다. 
첫째, 뉴욕교회 성도 중 70명 정도가 맨해튼과 브롱스와 브루클린으로 간 뒤 뉴욕교회에서 주일 말씀을 전할 때 성도가 줄어든 것이 확연히 눈에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니 하나님이 뉴욕교회에 새로운 분들을 많이 보내주셨다. 둘째, 개척된 교회들이 처음에는 비싼 월세로 어려웠지만 하나님이 매번 채우셨고, 새로운 성도들도 많이 보내주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브루클린교회는 2년 전에 예배당을 구입했고, 브롱스교회도 작년에 예배당을 구입했다. 그리고 지금 맨해튼교회도 예배당으로 쓸 건물을 사려고 알아보는 중이다. 하나님이 교회 개척을 통해서 우리를 질적, 양적으로 모두 풍성케 하셨음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처음 뉴욕에 파송됐을 때는 뉴욕교회 예배당이 있었고, 또 마하나임대학 건물이 있었다. 나는 마하나임보다 기존 뉴욕교회 예배당에서 사역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예배당이 문을 닫는 일로 우리를 마하나임으로 옮기셨다. 마하나임은 뉴욕 시내와 거리가 멀지만 장소가 훨씬 크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곳으로 이끄신 후 우리에게 새로운 뜻을 펼치기를 원하셨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 수 있다. 그냥 형편에 익숙한 대로, 내가 아는 대로 살고 싶어 하는 우리를 옮기기 위해 하나님은 예배당 문을 닫으신 것이다. 우리가 마하나임으로 온 후 하나님은 해마다 우리에게 새로운 일을 하셨다. 
지난 몇 년간 ‘일은 건물이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큰 건물이 있으니까 큰일도 계획하고 할 수 있었다. 건물이 커지면서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머물 장소가 있으니까 합창단이 뉴욕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크리스마스칸타타 북미 순회공연’도 계획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가 이전 예배당에서 지냈다면 합창단이 머물 곳도 없을 뿐더러 크리스마스칸타타 순회공연에 대한 꿈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크리스마스칸타타 순회공연을 하며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미국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고, 그 후에 월드캠프와 CLF 컨퍼런스 등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것이 ‘선’하다
뉴욕교회가 마하나임으로 옮겨지고 이곳에 있는 동안,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신 일과 베푸신 은혜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어려움이 생기면 사탄은 나 자신을 쳐다보게 한다. 그래서 때로는 정죄에 빠지게도 하고, 연약함에 매이거나 깊은 침륜에 빠지게도 한다. 그런데 미국에 있으면서 마음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은 ‘선’하시고 우리에게 절대 ‘악’을 주시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악’이 없으시므로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것이 ‘선’하다. 다만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의 후예인 우리는, 우리 눈에 좋아 보이면 ‘선’, 안 좋아 보이면 ‘악’이라고 구분하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사실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것이 ‘선’이다. 내 눈에 어떻게 보이든지 상관없이 주님으로 말미암는 것은 모두 ‘선’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허락하신 일인 것이다. 
미국에서 선교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선으로 바꾸시지 않은 것이 없고 은혜로 채우시지 않은 것이 없다. 주님 앞에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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