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땅끝도시 우수아이아에서 열린 중남미 한인 수양회
[아르헨티나] 땅끝도시 우수아이아에서 열린 중남미 한인 수양회
  • 안윤지
  • 승인 2022.08.28 2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알레그리아 합창단 초청 '세상 끝 음악 콘서트'
팬데믹 이후 중남미 한인 형제자매들 한자리에 모여
마지막 날, 코리아 데이 개최

남극과 가장 가까운 땅,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에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중남미 한인 수양회가 열렸다.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이번 수양회는 기쁜소식대구교회에 시무하는 김진성 목사를 초청해 100여 명의 한인 형제자매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수아이아 전경과 비글 해협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250㎞, 남극에서 1,000㎞ 떨어진 우수아이아는 남극에 가장 가까운 라틴 아메리카 최남단 도시로 처음 죄수들의 유배지로 마을이 시작돼 현재 인구 5만 명이 거주하는 아주 작은 도시다. 그간 구원받은 사람들이 연결돼 2016년에 기쁜소식우수아이아교회가 세워져 복음의 소식이 이 땅끝에도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중남미 한인 수양회가 이곳 우수아이아에서 개최됐다.

l  수양회 준비 과정

하나님이 준비해 주신 숙소 앞에서 단체 사진

이번 한인 수양회 기간인 8월 말은 이 도시의 최대 관광 성수기여서 예전 행사 때 빌렸던 행사장소나 부엌, 호텔 등을 빌릴 수가 없는 막막한 형편이었다. 또한 우수아이아 지역 특성상 식자재 자급이 안 돼 다른 주에서 운송해와야 하기에 식자재 후원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계속 움직여라. 계속 나가서 알아보라”는 교회의 인도를 따라 나갔을 때 수양회 시작 얼마 전 몇 년째 문을 닫았던 호텔이 재개장해 행사장소와 숙소로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고, 정부에서도 갑자기 식자재 후원을 해주어 행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

오전 공연을 감상하는 참석자들

l  오전 프로그램

'오빠 생각', '아리랑', '친구여' 등의 이국만리에서 오랜만에 듣는 한국 가곡 공연을 들은 형제자매들은 잠시 한국에 대한 그리움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고, 클래식 악기 앙상블 연주에 감상에 젖기도 했다. 새벽 말씀에 이어 오전 A, B 시간 선교사들과 강사 김진성 목사가 전하는 말씀은 오랜 팬데믹으로 생각에 갇히고 형편에 갇혀 있던 형제자매들의 마음을 풀어서 말씀 앞에서 자유케 하는 시간이었다.

김진성 목사의 말씀을 듣는 한인 수양회 참석자들

l  주강사 말씀

“우리는 내가 믿음이 없으니까 믿음을 가지고 나서 교회와 함께하려고 합니다. 믿음이 없고, 마음이 완악하지만, 주님이 복음과 함께하는 동안 하나 하나 가르쳐 주시고, 우리를 만들어가시는 겁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안 돕는다는 것은 완전히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고, 아들도 아끼지 않고 십자가에 내어주신 분입니다. 교회는 너무 쉽게 우리에게 이야기해주십니다. 너무 쉽고 단순하기에 여러분 마음을 열고 신앙생활 하십시오. 우리가 부족해도 교회가 있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살아계시고 우리는 최고의 선교회 안에서 정말 큰 복을 받았습니다.”

l  오후 프로그램

수양회 둘째 날에는 찰스 다윈의 탐사선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는 비글해협을 둘러보았다.

배를 타고 비글해협을 관광한 참석자들

우수아이아의 비글해협은 바다 갈매기, 도둑갈매기, 증기선 오리, 바다제비, 짧은 꼬리 앨버트로스, 가마우지, 마젤란펭귄, 젠투펭귄, 바다사자 등이 인간의 간섭 없이 자연과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곳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국경이 되기도 한다.

'불의 땅' 국립공원 버스 투어 중인 참석자들

셋째 날은 '티에라 델 푸에고(Tierra del fuego : 불의 땅)'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1520년 대서양 쪽에서 남쪽으로 항해하던 마젤란은 섬 위 벼랑에서 몇 개의 불을 발견해 ‘불의 땅’이라 이름 붙였고, 바람이 강한 불모의 땅에 불이 타고 있는 것을 기이하게 여겼다고 한다.

형제자매들은 세계 역사가 녹아 있는 우수아이아의 관광지를 방문하며 하나님이 만드신 천혜 자연의 아름다움과 크심에 놀라고 아이들처럼 신기해했다. 또, 이민 온 이후 처음 만나는 영하의 눈바람 속에서도 수양회 속에 아름다운 날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교회와 함께할 때 느끼는 행복을 만끽했다.

l  세상 끝 음악 콘서트

저녁마다 지난 그라시아스 합창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대구 알레그리아 합창단이 3일 동안 저녁마다 시청 소속 니니마살(nini masal) 공연장과 에스더 파둘(esther fadul) 중앙 문화 홀에서 시민들을 초청해 세상끝 음악 콘서트를 개최했다.

세상끝 음악 콘서트 공연 중인 대구 알레그리아 합창단

플루트, 클라리넷, 첼로 독주와 앙상블 연주 그리고 소프라노 김유진과 테너 정주승의 꼴로 에스뻬란사(Color Esperanza)와 노 죠레스 뽀르 미 아르헨티나(No llores por mi Argentina : Don’t cry for me Argentina) 등의 주옥같은 노래는 추위에 얼어붙은 우수아이아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고, 관객들도 기립박수로 이들의 음악에 열렬히 호응했다.

세상끝 콘서트를 즐겁게 감상하는 우수아이아 시민들

l  비서 실장 면담

오른쪽 위 : 리까르도 로마노 비서실장

26일 오후, 김진성 목사 일행은 우수아이아 시 정부의 리까르도 로마노 비서실장과 면담을 갖고 국제청소년연합 설립 목적을 이야기하고 청소년들의 진정한 변화에 우수아이아 시정부도 함께 일할 것을 제의하며 2023년 개최 예정인 우수아이아 세계대회에 합창단 숙소, 비행기표, 식당, 무대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 제공을 요청했다. 이에 비서실장은 온 마음을 열고 계속된 만남과 협의를 이어가자고 대답했다.   

l  눈오는 날의 코리아 데이

오지의 땅 이곳에도 코리아 열풍이 불었다. 기쁜소식선교회 아르헨티나 교회 청년들은 26일 오후 에스터 파둘 중앙 문화 홀에서 코리아 데이 행사를 진행해 250여 명의 우수아이아 청년들이 한국 문화 체험을 위해 휘날리는 눈을 헤치고 이 행사에 참석했다. 각 코너별로 준비한 문화체험 부스와 먹거리 코너는 이제 K-드라마와 K-POP으로 하나가 된 땅끝도시 우수아이아 청년들의 마음에도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주었다. 코리아 데이의 마지막 시간은 상파울로 교회 김범섭 선교사의 마인드 강연으로 청년들의 마음에 감사와 소망을 심어주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l  참석자 간증

박준태 형제

파라과이에 사는 박준태 형제는 “딸과의  여행이 너무 뜻깊습니다. 딸이 구원은 받았지만, 말씀과 멀어져 사는 삶이 얼마나 허무하고 의미가 없는지를 제 딸도 느꼈을 것입니다. 말씀으로 함께하니 너무 기쁘고, 음식도 맛있고, 제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눈을 봐서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교회 안에 있으니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중에 룻에 대하여 말씀을 들었는데, 뭔가 해서 은혜를 입는 것이 아니라, 해놓은 세계, 베풀어 주시는 세계에 대해 말씀을 들었습니다. 룻은 저주받은 족속인데, 어머니의 하나님을 쫓겠다는 믿음이 결국은 보아스를 만났고, 룻의 사람이 복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저주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인데, 교회로 말미암아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됐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애경 자매

브라질 산따까따리나 주에서 31년째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 유애경 자매는 “10여 년 전 교회와 연결돼 아이들 때문에 한국 월드캠프를 참석했지만, 아이들이 바르게 크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작 저는 말씀이 전혀 들리지 않았어요. 그렇게 7~8년 소식이 끊어진 채 지내다가 이번 수양회에 와서 말씀을 들으면서 말씀이 마음에 정리가 되고 마음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100% 하나님이다’는 마음이 들고,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피부로 너무 많이 느꼈어요. 이번에 너무 좋은 시간이 됐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윤정 자매

브라질 상파울로에 살고 있는 김윤정 자매는 “팬데믹으로 인해 이런 모임을 갖지 못한 지 몇 년이 지나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들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휴가를 받는 것부터 티켓 구입까지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많은 은혜를 입혀 주셔서 순조롭게 이뤄졌습니다. 매일 전해주시는 말씀들을 통해서, 제가 구원 받은 지는 오래됐지만 믿음으로 살지 않음을 볼 수 있었고, 하나님의 마음은 제 생각과 다르고 제가 얼마나 순수하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교회가 있어 저 같은 사람도 이곳 땅끝까지 와서 이런 대접을 받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준비해주신 숙소, 식사, 모든 프로그램들을 누리면서 종들과 교회가 얼마나 마음으로 이 행사를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음을 나누고 내 자신을 돌아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큰 복이란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시간 전해지는 말씀 속에서 연약함과 허물을 통해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법, 문제를 통해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법을 배우며 주님은 언제나 저와 함께 계셨고 저를 붙잡고 계심에 감사했습니다. 주님께서 제 삶을 주관하심에 다시 한 번 감사했고 소망스러웠습니다”라고 전했다.

2022년 중남미 한인 수양회 참석자들 단체 사진

중남미 한인 수양회 진행부는 팬데믹 동안 만나지 못했던 형제자매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찬양하고 말씀을 듣고 간증을 나누었다. 또, 맛있는 음식과 관광도 함께할 수 있게 온 마음으로 준비해 준 아르헨티나 교회와 수양회 기간의 모든 일정과 날씨를 아름답게 주관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수양회를 통해 아름다운 경치도 보고 축복된 말씀을 들은 형제자매들은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복음만을 위해 살기를 소망하는 마음과 앞으로 더욱 즐거운 한인 수양회를 통해 형제자매들의 마음을 바꾸시고 교회와 함께하며 더욱 복된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