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라이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글 | 이춘숙(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22.09.0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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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호 기쁜소식
보배와 질그릇

오랫동안 천주교를 믿었다. 어려움을 참고 좋은 일을 하면 복을 받는 줄 알았고, 내가 죄가 많아 슬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죄 사함을 받은 후 내 노력이 아닌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사는 삶을 알게 하신 것이 감사하다.

 

구원받았다고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지?
나는 천주교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성당에 열심히 다녔다. 신앙심이 깊으신 부모님 아래서 자랐고, 죄를 짓지 않고 살면 하나님께서 복되게 하신다고 믿으며 살았다. 결혼한 후에는 친정어머니를 따라서 기도원에도 열심히 다녔다. 아들과 딸도 나를 따라 같이 다녔는데, 아들은 성장하자 따라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들은 대학생 시절에 월드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갔다 와서 구원받았다고 말했다. 나는 이해되지 않았다. “너는 어떻게 구원받았다고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니?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기 위해 평생을 애쓰는데....” 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얼마 뒤 아들은 아프리카 말라위로 단기선교를 가겠다고 했다. 마음으로는 반대했지만 아들의 마음이 아플까봐 잘 다녀오라고 했다. 그런데 갈 때는 멀쩡했던 아들이 1년이 못 되어 급성신부전증으로 귀국하자마자 입원하고 투석까지 하는 상황이 되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그때는 내 나름으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아들을 낫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하며 위로를 받았다. 
그런데 다니던 기도원에 대해 점점 실망하면서 결국 나오게 되었다. 그 뒤로 성당이든 교회든 믿음의 단체든 다들 하나님을 내세우지만 하나님이 안 계신 사람들의 모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하나님은 계신다고 믿으면 계시고 안 계신다고 믿으면 안 계신다. 진리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교회는 성당과 비교해 더 세속적이라고 생각하며 싫어했다.

아들은 틈만 나면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하루 일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을 향해 걸어오는데 ‘아! 내가 예전에는 힘들 때면 하나님께 기도하며 위로를 받으면서 살았는데 이제 나는 믿음이 없구나. 나는 이제 기도할 수가 없구나.’ 생각하니 슬퍼졌다.
아들은 퇴원 후 4년 동안 후유증으로 여러 증세를 겪으며 아팠는데 2020년 12월에 신장 완치 판정을 받았고 모든 증세가 다 나아서 지금은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4년이라는 회복 기간 동안 아들과 나는 거의 24시간을 같이 있었다. 나는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주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며 아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애썼다. 아들은 나에게 고마워하면서 틈만 나면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나는 귀를 막고 듣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아들과 많이 부딪혔다. 그동안 아들과 사이가 좋았던 터라 아들과 그런 관계가 많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의 세계를 알았던 아들은 내 마음의 위선과 거짓을 드러내려고 한 것 같은데 당시에는 좋게 넘어갈 일도 따지는 아들이 너무 서운해서 “너는 나를 싫어하는구나.”라고 말하며 울기도 했고, 아들도 눈물을 글썽였는데 마음으로 많이 울었을 것 같다.

책 내용이 너무 좋아서 말씀을 듣고 싶었다
2018년에는 아들이 크리스마스칸타타 공연이 있는데 혼자 가기 싫다고 해서 딸과 셋이서 같이 갔다. 공연이 너무 훌륭하고 감동적이어서 놀랐다. 공연 중간에 박옥수 목사님이 성탄 메시지를 전하셨는데, 누구라도 들을 수 있는 편안한 말씀을 전해주셨다. 기독교를 싫어했던 내가 목사님을 향해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공연 후에는 박 목사님의 저서인 <마음을 파는 백화점>을 선물로 받았다.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며칠이 지나서 책을 펼쳤다. 책을 읽는데 내용이 너무 좋았다. 박 목사님의 말씀이 궁금해서 더 듣고 싶어졌다. 마침 아들이 알려준 굿뉴스TV 유튜브 채널과 앱으로 말씀을 듣기 시작했다. 기쁜소식강남교회 주일 예배 말씀부터 여름과 겨울 수양회 설교들, 도시별 성경세미나와 여러 복음반 말씀 등 많은 말씀을 들었다. 목사님의 설교는 세상적이거나 사람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기쁜 삶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너무 신기해서 계속 말씀을 들었다. 듣다 보니 선교사님들의 설교도 들었는데,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나라에 가서 어렵게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이 도우신 간증들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박옥수 목사님의 <창세기 강해> 강의를 들을 때에는, 1강부터 78강까지 들어도 창세기 전체 50장 중에서 7장밖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창세기에 숨겨진 하나님이 세계가 너무 놀라워서 창세기 8장부터 더 듣고 싶어서 이리저리 수소문해도 찾지 못해 아쉬웠는데, 마침 아들이 박옥수 목사님의 <창세기 강해> 전집을 사주어서 정말 기뻤다.

내 죄는 이미 다 씻어졌구나
2021년 1월에는 겨울캠프 말씀을 온라인으로 들었다. 감사하게도 그때 말씀을 들으면서 예수님께서 이 세상의 모든 죄를 씻어주려고 이 땅에 오셨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면서 내 죄가 이미 다 씻어졌다는 말씀을 믿게 되었다. 그때 당시 나는 아들이 다니는 교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아들이 연결해준 기쁜소식강남교회 자매님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다. 성경공부를 하는 날, 나는 자매님들에게 이런 내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한 자매님이 “자매님, 그 마음이 드셨다면 구원받으신 거예요. 축하합니다.”라고 하며 나보다 더 기뻐했다. 구원받고 너무 기뻐서 밖에 나가 외쳤다는 분도 있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몸이 가벼워지고 몸에 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었다.
구원받은 뒤로 성경을 읽을 때면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가를 느끼며 눈물이 많아졌다. 더욱 감사한 것은 나와 같이 말씀을 계속 듣던 딸도 구원받은 것이다. 교회의 인도로 베트남에 가 있던 아들은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어요. 기적 같아요.” 하며 무척 기뻐했다.

나 혼자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구원받고 참 좋았다. 하나님 아버지께 사랑받는 딸처럼 기도했다. 허리가 끊어지게 아플 때 어떤 자매님이 간증하신 것을 따라 하며 “하나님, 전 마음을 정했습니다. 낫게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하니 며칠 후 깨끗이 나았고, 딸이 어려운 일을 당해 괴로워할 때도 “하나님, 하나님께서 이 일을 복되게 이끌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하고 기도하자 복되게 해주셨다. 아픈 것도 어려운 일도 하나님께 청하면 다 들어주셨고, 말씀은 넘치도록 많고, 성경은 읽을수록 보배롭고, 내 삶에는 기도가 함께했고, 나는 말씀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회와 함께하는 부분에는 마음이 가지 않았다. ‘왜 꼭 교회와 함께해야 하지?’ 교회에서 사용하는 ‘교제, 간증’이라는 단어도 아직 생소하고, 찬송을 부르는 것도 성당과 분위기와 달라서 이질감이 느껴졌다. 교회는 예배 시간에만 가고, 말씀을 들으면서 기도하며 혼자서도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믿음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코로나에 걸리고 나도 코로나에 걸려서 몸이 너무 아팠다. 내가 증상이 더 심한데 90세가 넘으신 부모님을 돌보는 것이 각오한 것보다 훨씬 더 힘들어 몰래 많이 울었다. 격리가 끝나고 이제 집에 가서 잘 먹고 잘 자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부모님을 돌보러 온다고 했던 요양사가 코로나에 걸려서 못 온다고 하여 내가 다시 부모님을 돌봐야 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불평하지 않고 기꺼이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갑자기 오른쪽 무릎이 한 발짝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하지만 다른 대책이 없어서 아픈 무릎을 끌고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부모님을 돌보았는데, 너무 고통스러웠다. 힘든 것을 참아내고 좋은 일을 하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거라는 생각으로 살았던 내 몸과 마음은 황폐해지고 내 믿음은 순식간에 날아갔다.

하나님은 교회에 나를 맡기셨구나
아들은 전에 베트남에서 선교하다가 지금은 기쁜소식삼척교회에 계시는 남진향 목사님에게 나를 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화상전화로 목사님과 교제했다. 목사님은 많은 은혜로운 말씀과 성경 구절들을 하나하나 찾아주며 1시간 넘게 교제해 주셨다.
“구원받기 전에는 일생에 매여 죽음을 무서워하며 잘 먹고 잘살아야 하는 쪽으로 삶의 방향이 나 있었는데, 구원받은 우리는 하나님의 세계로 들어왔기에 하나님이 이끄십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 없이 된 것이 없고, 하나님께서 선하게 이끄십니다.” 
“성도는 교회에서 말씀을 듣고 교제하고 간증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필요한 영적인 영양소들을 공급받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교회의 한 지체로서 양육을 받고 믿음이 자라기를 원하십니다.”
목사님이 해주신 이야기들을 들으며 어려웠던 마음이 풀리고 소망이 생기는 은혜를 입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들었다.
‘지금까지 나는 내가 노력해서 복을 받고 저주를 피하며 살았구나. 살면서 이번보다 더 큰 어려움이 닥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 하나님께서 선하게 이끄신다는 믿음을 가지면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시는구나. 그것이 어려움을 통해 은혜를 입는다는 것이구나. 그리고 나 혼자의 믿음으로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으니 교회와 함께하며 믿음을 잃지 않아야겠구나.’ 
어떻게 하는 것이 교회와 함께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교회가 하는 일에 출석하는 것부터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때부터 가판 전도, 집회 홍보, 교회 주방일 등에 동참했다. 자매님들과 틈틈이 대화할 기회가 많았다. 구원받은 이야기,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신 간증들을 즐겁게 들었다. 하나님은 모든 복을 교회 안에 두셨고, 교회를 통해서 일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님은 우리를 교회에 맡기셨고, 신앙은 혼자 할 수 없고 교회 안에서 배워야 하고 믿음도 계속 키워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심어졌다.

내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처음으로 여름 캠프에 딸과 함께 참가했다. 강릉수양관은 정말 깨끗하고 모든 일에 질서가 있고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었고, 설거지할 때 젓가락 하나까지 열처리하는 위생에 놀랐다. 2차 캠프에 가서 어느 목사님에게 교제를 신청했다. 목사님은 구원받은 사람의 신앙생활에 대해, 죄가 어떻게 들어왔으며 하나님과 끊어진 인간을 예수님께서 어떻게 회복시켜 주셨는지에 대해, 영적 인도를 받는 삶과 육신의 소욕을 따르는 삶에 대해 하나하나 성경 구절을 찾으며 세밀히 설명해 주셨다. 내가 받은 구원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귀한 것인지 더 분명히 알게 되었다.
복음반 말씀과 저녁 집회 말씀이 정말 좋았고, 지역 교회에서 성도들이 준비한 공연과 틈틈이 가지는 성도들과의 교제가 즐거웠다. 또 강릉 바닷물에서 옛사람을 장사지내는 세례도 받았다. 

구원의 선물로 오신 성령
나는 오랫동안 종교생활을 했지만 하나님을 제대로 찾지 못했고 하나님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궁금한 점이 있어도 묻지 않았다. 그냥 믿는 거라고 여기며 살면서 많은 슬픔이 있었다. 죄가 크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나를 벌주셔서 슬픈 거라고 생각했다. 잘살려고 노력하며 항상 힘들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실제 내 속에서 올라오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기에 죄에 잡혀서 죄의 종으로 살았다. 자유롭지 못했고 겉으로는 웃어도 행복하지 못했다. 죄는 나와 같은 사람을 칭칭 감아 침륜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힘이 있었다. 그렇게 살다 하나님의 은혜로 기쁜소식선교회를 만나 죄 사함을 받았다. 
“인간이 아무리 회개해도 죄를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예수님이 오셔서 멸시와 조롱과 고난을 받고 피를 흘리고 돌아가심으로 세상 죄를 속하는 일을 다 이루셨습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심으로 세상의 모든 죄가 다 씻어졌습니다. 세상에 속한 우리 인생의 모든 죄도 다 씻어졌습니다.”
이런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 ‘그럼 난 이제 무엇을 위해 노력하지? 어떤 인생의 목표를 가져야 하지? 죄 사함을 악용하는 사람도 많겠네.’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구원의 선물로 오신 성령께서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육신이 있는 한 죄의 유혹은 계속 있지만 구원받은 사람 안에 계신 성령께서 죄를 멀리하도록 이끄시고, 내 인생을 나의 노력이 아닌 예수님의 힘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게 하신다고 했다.
구원받은 후 자주 질문해 본다. 나는 자유로운가? 나는 또 매여 있는가? 구원받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에서 나는 자유롭다. 무엇이 나를 칭칭 감을 수도 없고 맬 수도 없다.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이길 수 없는 모든 일을 다 나에게 맡겨라. 너는 그저 내가 주는 복을 받고 즐겁게 살아라. 유쾌하게 살아라.’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

<성막>을 공부하며
요즘은 구역 자매님들과 일주일에 한 번 화상앱 줌으로 만나 박옥수 목사님 저서인 <성막>을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 48장의 ‘속죄소’를 읽으며 하나님이 내 안에 계신 것에 깊이 감사했다. 정해진 규격과 식양대로 지어진 성막에서 가장 중요한 곳인 지성소에는, 대제사장도 1년에 한 번 제물로 먼저 속죄한 후 들어가 속죄소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솔로몬은 성전을 지은 후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의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용납하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전이오리이까?”(왕상 8:27)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죄가 하나도 없는 거룩한 곳에만 계시는 분이며,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하나님을 거하시게 할 수 없는데 예수님이 내 모든 죄를 씻어주심으로 말미암아 나를 거룩하게 만들어 내 안에 하나님이 와 계심이 구원임을 알게 되었다. 이 큰 구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린다.

 


 

믿을 수 없는 기쁜 소식 

글 | 한승헌(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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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스물아홉 살에 취업 준비를 하였는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마음에 소망이 없었다. 내 뜻대로 살아왔고 내게 좋은 것을 하며 살아왔지만, 나를 채워주던 기쁨들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 나에게 친구가 아프리카에 가면 참 좋겠다고 하며 월드캠프를 소개해 주었다. 나이도 있고, 취업도 성공하였기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결국 모든 것을 뒤로하고 참석했던 월드캠프에서 나는 구원을 받았다. 그리고 말라위로 단기선교를 가기로 결심했다. 주변 사람들도 반대하고, 어머니도 나를 보내고 싶지 않다고 하셨지만, 아들을 믿는 마음 하나로 허락해 주셨다. 그렇게 서른의 나이에 살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 말라위로 갔다.
그곳에서 1년간 지내면서 내가 받은 구원이 무엇인지, 신앙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1년의 세월이 흐르고, 귀국을 2주 앞둔 어느 날 말라리아에 걸렸다. 예방 접종도 했고, 약을 먹고 3일 후면 낫는 병이었다. 그렇게 다 치유되었다. 그런데 몸이 이상했다. 숨 쉬는 모든 순간이 고통스러웠고, 몸이 붓기 시작했으며, 5일 만에 몸무게가 18킬로그램이 불었다. 내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 매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귀국 후 입원하였는데, 내 신장이 망가져 기능이 완전히 멈춰 있다고 했다. 말라리아균이 신장을 공격한 것 같았다. 생명도 위험한 상태라 투석을 시작했다. 간병하던 어머니는 매일 우셨고, 교회에서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절망과 원망의 마음이 가득하셨다. 투석하던 어느 날, 의식이 사라지며 심장이 멈춰가는 것을 느끼던 그때, 문득 내가 받은 구원이, 우리 죄를 눈처럼 하얗게 씻으신 예수님의 사랑이 생각나 편안해졌다. 그리고 옆에서 울고 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어머니의 마음에도 이 평온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기도하였다. 그 후 위기를 넘기고 2주쯤 지나 회복되기 시작하여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 후 후유증이 찾아와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4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어머니에게 복음을 전했지만 어머니 마음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어느 날은 어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우셨다. 내가 아프리카에 가서 몸이 망가져 왔을 때, 많은 사람이 아들을 아프리카에 보낸 어머니의 잘못이라고 해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죄책감으로 힘들었다고 하셨다. 당시에 나 역시 몸이 내 맘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고, 늦은 나이에 취업도 하지 못하는 것도 어려웠다. 하나님이 왜 이런 일을 주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는 복음 전할 힘도 없었는데, 박옥수 목사님의 대전도 집회 말씀을 들으며 은혜를 입었다. 목사님이 위궤양에 걸리셨을 때 마가복음 11장 24절 말씀을 믿고 아프지만 나았다고 하셨던 간증이 내 마음에도 그대로 믿어지면서 내 몸과 마음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었다. 그때부터 빠르게 회복이 시작되어 1년 뒤에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정말 감사했다.
그 후 취업에 대해 고민하던 중 기쁜소식강남교회의 고민석 장로님과 상담하다가 교회의 인도로 베트남으로 가기로 했다. 가기 전에 고 장로님은 어머니와 동생에게 성경공부를 권하셨다. 당연히 거절하실 줄 알았는데 조심스레 받아들이셨고, 어머니는 자매님들과 성경공부를 시작하셨다. 그리고 내가 베트남에 가고 얼마 뒤 어머니가 구원받으셨다는 기쁜 소식을, 믿을 수 없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에게 일하신 과정들을 생각하면 참 놀랍고 믿어지지 않는다.
사무엘상 7장 12절의 “사무엘이 돌을 취하여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워 가로되,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하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 하니라.”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이 정말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는 마음이 들어 감사했다. 그런 하나님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하시고 역사하심을 느끼며 하나님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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