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제2의 인생을 살며
[라이프] 제2의 인생을 살며
  • 글 | 잠강 할타르(몽골, 기쁜소식울란바토르교회)
  • 승인 2022.09.05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년 9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나는 올해 66세로, 오랫동안 교직에서 지리 과목을 가르치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을 했다. 내 일에 열정을 가지고 해왔기에 정년퇴임하기까지 상도 많이 받았다. 젊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해서 아이 넷을 낳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이제는 아이들도 다 대학을 졸업해서 가정을 이루고 전공을 살려 일하고 있고, 귀여운 손자 손녀도 많다.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내 마음은 늘 피해의식으로 가득 차 행복하지 않았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3살 무렵,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아버지와 나와 동생을 두고 집을 나갔다. 이후 아버지는 재혼하셨고, 나는 새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동생들까지 열 형제자매들의 맏이로 살았다. 학창시절에는 동생들을 등하교시키는 것부터 끼니를 챙겨주고 간식을 만들고, 설거지와 빨래 등 집안일을 끊임없이 했다. 그때 내 마음속에는 늘 ‘자기가 낳은 자식을 버리고 간 사람을 어떻게 엄마라고 할 수 있어? 나는 버림받은 딸일 뿐 아니라, 새어머니도 친자식과 나를 차별하잖아. 난 이 집에서 따돌림받는 아이야.’라는 생각이 있었다. 많은 식구들과 복작거리며 살면서도 늘 외로웠고, 두 어머니를 평생 원망했다.
1998년에 우연한 기회에 기독교인 교사 모임에 가입하면서 예수님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 의지하는 게 마냥 좋아서 전도사보다 더 열심으로 전도를 다니며 온 마음을 다해 교회를 섬겼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공허했고, 진리를 찾고 싶어 여러 교회를 찾아다니며 말씀을 들었지만 더욱 헷갈릴 뿐이었다. 그러다 2008년에 같이 교회를 다녔던 오랜 친구가 나를 기쁜소식선교회로 초대했다. 그곳에서 말씀을 들으며 내가 입으로는 죄가 없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복음을 정확하게 몰랐다는 사실을 알았다. 교회 목사님과 몇 번의 교제 끝에 예수님의 피로 내 죄가 분명히 씻어졌다는 복음을 받아들이고 기쁜소식선교회의 성도가 되었다. 
퇴직 이후에는 손자 손녀들을 보면서 집에서 생활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줌으로 예배를 드렸고, 이어 마인드교육이 시작되면서 교회에서 나에게도 강사를 하라고 하셨다. ‘이 나이에 무슨 그런 일을 해?’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교회의 인도를 따라 마인드교육을 배우면서 삶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바뀌었다. 특히 ‘마음속 힘의 원리’라는 수업은 평생 나를 괴롭혀왔던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그러지 못하고 불평하고 괴로워하며 사는 것은 마음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서 마음의 힘을 기르는 법을, 한 인디언 이야기를 예화로 들려주었다. 
한 인디언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검은 늑대와 하얀 늑대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람의 마음에는 검은 늑대와 하얀 늑대가 있는데, 이 두 마리가 싸워. 검은 늑대는 ‘안될 거야, 어려워, 싫어, 미워’ 등 어둡고 고통을 주는 생각이고, 하얀 늑대는 ‘잘 될 거야, 행복해, 사랑해, 기뻐’ 등 믿음과 소망을 주고 배려하는 늑대야.” 그때 손자가 “어느 늑대가 이기나요?”라고 묻자 할아버지는 “네가 먹이를 많이 주는 늑대야.”라고 대답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어느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지 내 마음을 살펴보았다. 60 평생을 ‘나는 친어머니에게서 버림받았고, 새어머니에게서 차별 받은 아이야.’라는 검은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살았다. 검은 늑대가 먹이를 많이 먹고 뚱뚱해진 나머지 내 삶에 감사할 일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불평하고 살았다는 것을 수업을 통해 발견했다. 내 마음 속의 하얀 늑대는 먹이를 먹지 못해 말라서 힘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다행히 목사님께서는 ‘지금이라도 검은 늑대에게 먹이 주는 걸 그만두고 하얀 늑대에게 먹이를 주면 하얀 늑대가 힘을 얻어 검은 늑대를 이길 수 있다.’고 가르쳐주셨다.
이후 나는 마음속 하얀 늑대에게 먹이를 주었고, 그러자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만약 친어머니가 나를 낳아주지 않았더라면 내가 오늘 이 세상에 이렇게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나를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건강하게 잘 자라 학교 공부도 마치고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해 지금의 내가 있는데, 그분들이 나를 돌봐주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뒤늦게 알았다. 사람들에게는 한 명의 어머니가 있지만 나에게는 두 명의 어머니가 계시고, 아버지와 동생들, 남편과 네 아이들, 7명의 손주들까지 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얀 늑대에게 먹이를 주어 점점 살이 붙고 힘이 생길 때마다 내 마음도 건강해졌다. 반면에 검은 늑대는 점점 말라 힘을 잃고 죽었다. 
코로나19 규제가 풀리고 난 후 교회의 인도를 따라 마인드교육 강사로 매주 울란바토르의 421번 교도소와 129번 초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큰딸도 내가 교육하러 다니는 걸 옆에서 지켜보다가 지금은 같이 교사 교육에 참석해 배우고, 교도소와 학교에도 함께 다니고 있다. 매주 한 번씩 만나는 학생들과 재소자들의 마음이 마인드교육을 받을 때마다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 이젠 늙어서 손주들을 돌보며 살지 가르치는 일을 다시 할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하나님께서 아무 쓸모없는 나 같은 사람을 부르셔서 너무 감사하다. 하루하루가 꿈을 꾸는 것만 같다.
지난 6월 11일에는 마인드에세이 말하기대회에 참가했다. 심사위원들은 내가 늦은 나이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내게 일반부 1등상을 주었다. 마인드교육 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주신 교회와 하나님 앞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인드교육을 알리고 싶은 꿈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