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주님의 뜻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라이프] 주님의 뜻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 글 | 박영국(기쁜소식뉴욕교회 선교사)
  • 승인 2022.10.12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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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기쁜소식
선교사 수기 10회_앵커리지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

나는 일을 할 때 ‘내가 할 수 있는가, 할 수 없는가?’에 초점을 둘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보다는 주님의 뜻인지, 아닌지가 훨씬 중요했다. 앵커리지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주님이 기뻐하신 일이었기에 주님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이끄셨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주님의 뜻이라면 그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2011년에 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북미 투어를 처음 시작했을 때 7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아름답게 진행되면서 매년 공연하는 도시 수를 조금씩 늘릴 수 있었다. 미국은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처음에는 동부에 있는 도시에서만 하다가 조금씩 서부에 있는 도시들에서도 크리스마스 칸타타 투어를 했다. 

내 마음에 앵커리지 공연은 불가능했다
미국 서부에 있는 도시 가운데 알래스카 주의 앵커리지가 있다. 기쁜소식앵커리지교회의 정자양 목사님은 나를 만날 때마다 ‘앵커리지에서는 언제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합니까?’라고 재촉하셨다. 앵커리지에서 칸타타 공연을 하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형편상 앵커리지에서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앵커리지는 미국 본토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앵커리지를 가기 위해서는 캐나다 대륙을 거쳐 가야 했다. 그나마 앵커리지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도시는 시애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애틀에서 앵커리지까지 차로 이틀이 걸린다. 
그래서 나는 정 목사님을 만날 때마다 “앵커리지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하려면 앵커리지까지 가는 데 이틀이 걸리고, 돌아오는 데 이틀이 걸리고, 공연하는 날까지 포함하면 총 5일이 필요합니다. 5일이라는 시간이면 다섯 개 도시에서 공연할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내가 이렇게 말할 때면 목사님은 아무 말을 하시지 못했다. 
내 마음에 앵커리지에서는 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렇기에 앵커리지에서 칸타타 공연을 하지 않는 것이 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정 목사님이 이야기하실 때마다 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칸타타 공연의 주인이 누구인가?
그러던 어느 날,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이 내게 이런 마음을 주셨다. 
‘왜 앵커리지에서 칸타타 공연을 하지 않느냐?’ 
‘하나님, 아시지 않습니까? 불가능합니다.’
‘내가 해도 불가능한가?’ 
마치 하나님이 내 마음에 이렇게 물으시는 것 같았다. 
‘하나님이 하시면 가능하지만…, 주님도 상황을 아시지 않습니까?’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이 앵커리지에서 칸타타 공연 하기를 원하신다는 마음이 자꾸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전혀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 앵커리지에서 칸타타 공연을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당신도 아시지 않습니까?
주님이 내 마음에 다시 물으셨다. 
‘이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의 주인이 누구인가?’
그때 내 마음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었다. 만약에 내가 주인이 되면 칸타타 공연은 망한다는 것이다. 나는 칸타타 공연이 잘되기를 원하지, 망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칸타타 공연이 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절대 주인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주님이 칸타타의 주인이지만 웬만한 결정은 내가 다했다. 왜냐하면 주님이 나를 세우셨기 때문이다. 주님이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기뻐하시기에, 내 결정이 아니라 주님의 결정이라는 마음으로 칸타타에 관한 것을 내가 결정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그때까지 내가 주님의 마음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만약 주님과 내 의견이 다를 때 내가 내 결정을 따른다면 칸타타의 주인은 나인 셈이고, 지금까지 내가 결정했지만 주님과 내 의견이 다를 때 내가 주님의 결정을 따른다면 칸타타의 주인은 예수님인 것이다. 
앵커리지에서 칸타타 공연을 하려면 모든 것이 힘들고 복잡하고 어렵지만 예수님이 원하시면 해야 했다. 내가 주인이 되면 망하기 때문이다. 앵커리지에서 칸타타 공연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웠다. 비행기를 타고 가려면 티켓 값이 너무 많이 들었고, 장비와 세트를 옮기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처럼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주님이 원하시면 해야 했다. 주인님이 하라고 하시니 해야 하는 마음으로 앵커리지 정 목사님에게 전화했다. 

우리가 원하는 날짜만 비어 있었다
그때 당시 칸타타 투어 일정이 이미 결정되어 있었고, 다른 도시들은 전단지를 찍어서 홍보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래서 어렵게 조정해서 이틀이라는 시간을 만들었다. 미국은 도시와 도시 간에 거리가 멀기 때문에 한번 지나간 길을 다시 되돌아가서 공연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이틀 안에 공연을 해야 했다.
앵커리지 목사님에게 10월 1일과 2일에 공연이 가능한 장소가 있는지 알아보시라고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앵커리지에는 우리가 공연할 수 있는 장소가 딱 하나 있다고 하셨다. 
‘하나님, 앵커리지에서 공연하려고 하는데 만약 장소를 대관하지 못하면 제 책임이 아닙니다.’ 
다음날 정 목사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사님, 제가 말한 공연장이 이번 달에는 거의 다 예약되어 있는데 목사님이 주신 날짜만 딱 이틀이 비어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데 누가 봐도 하나님이 이 일을 이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정 목사님이 대관료도 너무 싸다고 하셨다. 얼마인지 물었다. 
“1,700달러입니다.”
믿을 수 없었다. ‘보통 공연장 대관료가 3~5만 달러 정도인데 1,700달러라고? 17,000달러라고 해도 싼 건데 1,700달러라니!’
“목사님, 혹시 동그라미를 하나 빼먹고 읽으신 거 아니에요?”
하나님이 이 일을 기뻐하셔서 우리를 돕고 계시는 것이 느껴졌다. 

 

 

무대 세트 제작도 도우신 하나님
칸타타 공연을 위해서 많은 짐을 가지고 다닌다. 짐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음향 장비고 다른 하나는 무대 세트다. 조명이나 스피커는 아주 좋은 상태가 아니어도 되기에 앵커리지에서 빌려서 사용하면 되었다. 
문제는 무대 세트였다. 무대 세트는 우리가 공연을 위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빌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대 세트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중에 하나님이 지혜를 주셨다. 무대 세트를 하나 더 만들어서 공연 전에 미리 앵커리지에 배달해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트 제작 담당자인 기쁜소식뉴욕교회 조미내 자매에게 세트를 하나 더 만들라고 했다. 무대 세트는 제작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서 여러 사람이 한 달 넘게 작업해야 한다.
그해 여름 한국 월드캠프가 시작되기 전에 무대 세트를 만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월드캠프가 끝나면 얼마 뒤 바로 뉴욕 월드캠프를 하기 때문에, 만들기 어려운 골격만 만들어놓고 뉴욕 월드캠프가 끝나면 마무리하자고 했다. 뉴욕 캠프 때 교회 공간을 사용해야 하는데 무대 세트를 완성해 놓으면 보관할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하고 뉴욕으로 돌아오자 조 자매가 무대 세트를 거의 다 완성해놓았다. 왜 세트를 다 만들었고, 어디에 보관하려고 하는지 묻자 조 자매가 말했다.
“목사님, 저도 골격만 만들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세트가 잘 만들어지고, 하나님이 도우시는 것을 보았어요. 그래서 계속 만들었어요.”
하나님이 이 일을 기뻐해서 도우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앵커리지까지 운전해 가기로 했다
뉴욕 월드캠프가 끝나고, 무대 세트를 앵커리지로 배달해야 했다. 여러 방법을 알아보았다. 앵커리지까지 기차로 보내는 방법이 있고, 기차로 보내고 중간에 배로 가는 방법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우리가 직접 배달하기로 했다. 큰 트랙터 트레일러를 빌려서 무대 세트와 소품 등의 짐을 싣고 나와 테리 목사, 그리고 김도연 형제가 쉬지 않고 교대로 운전해 갔다오기로 했다. 그런데 트랙터 트레일러는 변속기가 수동이었고, 테리 목사는 수동 변속기 차량을 운전할 줄 몰랐다. 
뉴욕에서 앵커리지까지는 거리가 약 7,500킬로미터였다. 미국을 벗어나서 캐나다로 가면 로키산맥을 지나가야 하는데, 그 길은 굉장히 외지고 험난한 산악 지역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길이 어떤지 물어봤지만 그곳을 지나가본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약간 두려웠지만 하나님이 지금까지 이 일을 기뻐해서 도우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우리는 출발했다. 

“테리 목사! 이 차 자동변속이야!”
월드캠프가 끝나고 8월 29일 새벽 
2시쯤 출발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차가 고장났다. 우리가 트럭을 빌린 렌터카 회사는 큰 회사라서 차가 고장난 곳에서 2시간 거리에 정비소가 있었다. 우리는 정비소에 차를 대놓고 밤을 보냈다. 
아침이 되어 차를 고치려고 리프트에 올렸는데 정비사가 이 트럭은 고칠 수 없다고 했다. 그곳에서 5시간 거리에 트럭이 한 대 있으니 그것을 가져와서 주겠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정비소에서 5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나는 고장난 차에 앉아서 테리 목사에게 수동변속기 조작법을 가르쳐 주었다. 
“먼저 클러치를 밟고, 1단 기어를 넣고 클러치를 떼면서 액셀을 밟고, 다시 클러치를 밟고 2단 기어를 넣고 클러치를 떼면서 액셀을 밟으면 돼….” 테리 목사님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는 걱정이 되어 ‘하나님…’을 찾았다. 
이윽고 5시간이 지나 새로운 트럭이 도착했다. 내가 먼저 트럭으로 달려가서 유리창 너머로 운전석을 들여다보았다. 너무 놀라웠다. 운전석 옆에 기어 봉이 없었다. 자동변속 차량이었다. 
“테리 목사! 이 차 자동변속 차량이야!”
테리 목사에게 소리를 쳤다. 테리 목사가 너무 기뻐했다. 사실 테리 목사도 마음속으로 기도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트레일러 트럭을 렌트해서 많이 쓰는데, 약 95퍼센트가 수동변속 차량이라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우리에게 자동변속 차량을 주셨고,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브랜드의 트럭을 주셨다. 우리 마음이 너무 기뻤다. 

하나님이 함께한 15,000킬로미터
앵커리지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그런데 우리 모두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몇 시간을 가도 끝도 없는 숲을 지나서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골짜기와 인가도 마을도 없는 수백 킬로미터를 가기도 했다. 어쩌다가 문득 
‘여기서 차가 고장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아찔하기도 했지만 주님의 은혜 안에서 앵커리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9월 2일 새벽 3시쯤 앵커리지교회에 도착했다. 형제 자매들이 다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 새벽 3시에 앵커리지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하나님이 칸타타를 기뻐하셔서 어떻게 도우셨는지 간증했다. 짧게 예배를 마치고 우리는 5시 30분쯤 다시 뉴욕으로 출발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하나님이 순간순간 우리를 도우셨다. 15,000킬로미터의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뉴욕에 도착했다. 

 

필요한 경비도 하나님이 채워주셨다
앵커리지 공연 전에 시애틀에서 칸타타 공연을 했다. 너무 신기한 것은 하나님이 앵커리지와 관련된 모든 것을 도우심을 보았다. 스태프의 비행기 표를 사는 것도, 공연에 차질이 없도록 우리가 원하는 시간대에 표를 살 수 있었다. 앵커리지에서 공연을 마치고 나올 때에는 시애틀을 거쳐서 LA로 가는 일정인데, 바로 다음날 공연이 있기 때문에 일정이 촉박했다. 시애틀은 안개가 많고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기가 자주 연착되는 곳인데 우리는 그때 이후 여러 번 앵커리지에 갔지만 단 한 번도 우리가 탄 비행기는 연착된 적이 없었다. 우리가 필요한 경비도 하나님이 다 채워주셨다. 

주님의 뜻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물론 앵커리지 공연은 너무 은혜로웠다. 공연장이 가득 찼고, 관객들이 합창단의 공연에 감격했다. 복음을 전할 때 사람들이 기쁨으로 마음에 받아들이는 것을 보며 너무 행복했다. 
나는 일을 할 때 ‘이것이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는가?’에 초점을 맞출 때가 많다. ‘내가 할 수 있는가, 할 수 없는가? 나에게 이 일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 등 나에게 초점을 맞출 때가 많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나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가 아니라 주님이 기뻐하시는지 아닌지, 혹은 주님의 뜻인지 아닌지가 훨씬 중요하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고,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불가능한 일이라도 주님의 뜻이라면 그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여러 해가 지났다. 앵커리지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떠올려 보면서 이 글을 적는다. 공연장을 얻는 일, 공연 날짜를 맞추는 일, 무대 세트를 만드는 일, 무대 세트를 옮기는 일, 비행기 표를 사고 경비를 마련하는 일 등등 어느 것 하나 주님이 도우시지 않은 일이 없었다. 하나님은 앵커리지 칸타타에 관한 모든 것을 너무 아름답게 이끄셨다.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돌린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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