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7년 만에 이루어진 어머니 소원
[라이프] 17년 만에 이루어진 어머니 소원
  • 글 | 양광철(기쁜소식광주교회)
  • 승인 2022.10.1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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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호 기쁜소식
보배와 질그릇

어머니의 소원은 내가 구원받는 것이었는데, 어머니가 소천하신 지 17년 만에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사업 실패 후 모든 것을 잃고 술에 빠져 절망하던 내게 하나님은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주시고, 예수님 안에 새 삶을 준비하셨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부유한 편이었다. 어려웠던 시절에 하루 세 끼 정도 먹으면 아주 잘 먹고 잘사는 집인데, 나는 세 끼는 못 먹어도 두 끼 반은 먹었으니 잘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며 전국체전에도 출전했다. 운동을 그만둔 후에는 한국통신에 입사해서 직장생활을 했다. 결혼도 하고 딸도 하나 낳았다. 잘살고 싶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싶었다. 그때 돈이 보였다. ‘아, 돈이 전부 바다에 가 있구나.’ 전복 양식업을 하면 잘될 것 같았다. 2009년에 명예퇴직하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퇴직금 3억 8천만 원을 보태니 5억 원 가까이 되었다. 그 돈으로 전복 양식업을 시작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일이 잘되었다. 이대로 가면 돈을 많이 벌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6년 여름이었다. 그날도 일하러 바다로 나갔는데, 냄새가 좋지 않았다. ‘이게 무슨 냄새야?’ 서둘러 가서 크레인으로 양식장을 들어 보니, 전복 알맹이는 다 녹고 껍질만 남아 있었다. 바다 수온이 올라가서 전복이 폐사한 것이다. 당시 진도 지역 어촌계 곳곳의 양식장에서 전복 70퍼센트가 집단 폐사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마음을 잡고 살아남은 30퍼센트의 전복을 가지고 다시 양식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해 겨울에는 엄청난 강추위가 와서 남은 전복이 다 얼어 죽었다. 한마디로 완전히 망한 것이다. 도저히 마음을 회복할 수 없었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으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술의 양이 늘어갔다. 술을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내 삶이 끝날 것을 생각하니 딸이 생각났다.

나는 술을 끊을 힘이 없었다
어머니는 오래 전에 구원받고 기쁜소식목포교회에 다니셨다. 나에게 줄곧 복음을 전하려고 하셨지만 나는 어머니가 다니시는 교회에 대해 반감이 커서 어머니를 핍박하며 무시하고 살았다. 반면 결혼 후 맞벌이를 하며 어머니에게 맡긴 우리 딸은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 구원받았고, 아내와 이혼한 뒤로는 어머니가 딸을 키워주셨다. 딸은 단기선교도 갔다 오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2019년에 결혼하여 광주에 살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한 번도 딸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술에 취해 죽을 것 같은 마음이 드니까 나도 모르게 딸에게 전화한 것이다. 딸이 내가 사는 원룸에 찾아왔다. 딸은 내 상태가 심각한 것을 보고 놀랐다. ‘이제 손자도 태어날 건데 이렇게 술만 드시면 어떻게 하냐?’고 했다. 딸이 술을 그만 마시라고 했지만 나는 술을 끊을 힘이 없었다. 

완전히 폐인이 되었다
딸은 생각 끝에 나를 알코올중독 치료 병원에 입원시켰다. 나는 투쟁하듯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았다. 14개월가량 치료를 받고 새로운 삶을 살 계획을 짜서 퇴원했다. 다시 열심히 살아보겠노라 다짐했다. 뷔페 음식 배달, 반찬 배달 등의 일을 했다. 미래를 생각해 노후에는 귀농할 생각으로 블루베리 농장에 취직도 했다. 열심히 배웠지만 모든 것이 절대로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술을 마셨다. 전과 똑같은 삶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내가 술을 마셨는데 나중에는 술이 나를 마셨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보려 해도 잘되지 않았고, 끝은 절망과 술뿐이었다. 이전보다 더 심각해졌다. 하루에 담배를 두 갑 피우고, 소주를 열 병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완전히 폐인이 되었다. 내 삶이 완전히 무너지고 죽음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내가 이러다가 죽겠구나....’ 

“술을 끊으려고 하지 말고 술을 끊었다고 믿으십시오”
다시 딸에게 전화했다. 딸은 이제 다른 방법이 없다며 기쁜소식광주교회 김기성 목사님을 모시고 왔다. 그때가 2021년 3월 초였다. 목사님은 술주정꾼이 사는, 냄새나고 지저분하고 더러운 곳에 와서 술병을 치우고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서 말씀하셨다. 
목사님의 첫마디는 “아버님, 제가 다은이 아버님보다 세 살 아래 동생입니다.”였다. 자신을 낮추며 말씀하시는데, 그 첫마디에 고개가 숙여졌다. 목사님은 ‘우리는 의롭다, 죄가 없다, 우리 죄는 영원히 씻어졌다’라고 말씀하셨다. 술이 덜 깬 중에도 말씀이 조금 귀에 들렸다. 
며칠 후 목사님이 다시 와서 말씀을 해주셨다. 목사님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셨다. 
“아버님, 술을 계속 마시십시오. 술을 끊으려고 하지 말고 술을 끊었다고 믿으십시오.”
“목사님, 그게 말이 됩니까? 술을 마시고 술을 끊었다고 믿으라니요? 목사님이 술 드신 거 아니에요?”
“아버님,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딱 3개월만 하십시오. 아버님이 술을 한 잔 드시고 잔을 놓으면서 ‘나는 술을 끊었다’ 하시는 겁니다.”
“말도 안 됩니다.”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수고하고 노력하는 세계가 아니라 믿음의 세계를 주고 싶어 하십니다.”
목사님은 계속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셨다. 옆에서 딸도 나에게 목사님 말씀대로 한번 해보라고 했다. 
‘나는 술을 끊었다? 참 희한하네. 내가 술을 마시고 있는데 끊었다고 말하라고? 그렇다고 술이 끊어져?’
목사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아버님, 믿음의 반대가 무슨 말인지 아십니까?”
“불신 아닙니까?”
“아닙니다. 믿음의 반대는 ‘내가 보는 눈’입니다. 아버님에게는 이미 술을 끊고 새 사람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아버님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이 바로 아버님을 계속 중독자로 살아가게 하는 겁니다! 하나님이 보실 때 아버님은 이미 술도 끊고 온전해졌습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역사하십니다. 반드시 아버님을 도우십니다. 하나님이 돕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마음에서 지우십시오. 하나님은 반드시 역사하십니다.”
목사님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고 가셨다.

 

‘그래, 내 몸을 내 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교회에 맡겨봐야겠다’
목사님이 가시고 며칠 뒤 김삼권 부목사님도 오셔서 열변을 토하며 내 마음을 다스려주고 가셨다. 그다음에도 다른 부목사님이 오셨는데, 그때는 내가 완전히 술에 취해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전혀 알아 듣지 못했다. 밤이 되자 술이 깼고, 술에서 깨어나자 나에게 왔다 가신 세 분 목사님의 목소리가 이명 현상처럼 사라지지 않고 내 귀에 맴돌았다. 딸을 불렀다. 그리고 깊이 생각하고 의논했다. ‘그래, 내 몸을 내 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교회에 맡겨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김기성 목사님에게 전화를 드려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하자 목사님이 언제든지 교회로 오라고 하셨다. 
3월 14일, 교회로 가서 김 목사님을 뵈었다. 목사님은 당신이 교도소 출신인 것을 말씀하시며, 대부분의 수용자가 교도소에 있을 때는 죄를 안 짓는 모범수가 되어 출소하지만, 사회에 나오면 대부분 다시 죄를 짓고 다시 교도소에 들어간다고 하셨다. 그런데 목사님이 사회에 나와서 다시 교도소에 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에 살면서도 교도소에 사는 것처럼 자신을 지켜주는 교회와 하나님이 울타리 역할을 해주어서 그렇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나도 교회에 들어와 살면서 전에 태권도 선수였으니 교회 학생들에게 태권도도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는 목사님의 인도를 따르기로 했다. 

나 같은 술주정뱅이의 죄도 영원히 씻으셨구나!
다음 날 바로 교회로 들어가기로 했다. 3월 15일, 오정석 전도사님이 원룸으로 와서 직접 이삿짐을 옮겨주셨다. 김 목사님은 내게 옥탑방에서 지내라고 하셨다. 방이 아주 깨끗하고 좋았다. 그날부터 교회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다음 날인 3월 16일부터 온라인 CLF 기독교지도자 컨퍼런스가 시작되었다. 오전 오후 두 차례 박옥수 목사님 말씀을 열심히 들었다. 내 귀에도 말씀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요단강에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심으로 우리의 모든 죄가 예수님에게 넘어갔고, 우리를 대신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린 피가 우리 죄를 영원히 씻어 우리가 의롭게 되었다고 하셨다. ‘아, 내 죄가 다 씻어졌구나. 내가 의롭게 되었구나.’ 요한복음 19장 30절의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 가라사대 ‘다 이루었다’ 하시고...”라고 하신 말씀을 들으면서 구원을 확신했다. 나 같은 술주정뱅이의 죄를 영원히 씻어주신 예수님께 너무 감사했다.


17년 만에 이루어진 어머니의 소원
2004년 봄, 어머니께서 몸이 안 좋아지면서 장남인 나를 조용히 부르셨다. 그리고 “아들아, 이 애미가 소원이 있다.”라고 하셨다.
“어머니, 소원이 무엇입니까?”
“아들이 구원받는 것이 애미 소원이다.”
“어머니, 저는 교회 안 갑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어머니의 말씀 앞에 왜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했는지 후회가 된다. 교회에 가지 않을지언정 거짓말로라도 “예. 알겠습니다.”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2004년 가을에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다. 그리고 17년이 지나 어머니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내가 구원받았으니 하나님을 찾아야지’
교회의 일과를 따라 새벽부터 바쁘게 지냈다. 술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이 끊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금단현상이 일어났다. 환영이 보여서 힘들었다. ‘내가 구원받았으니 하나님을 찾아야지’ 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그때부터 하나님을 찾기 시작했다. 힘들 때마다 하나님을 찾았는데, 며칠이 지나자 환영이 사라졌다.
얼마 후 터널에서 교통사고가 크게 났다. 핸들이 부러졌고, 차에 불이 나서 빨리 나와야 하는데 안전벨트가 고장나서 나오지 못할 상황이 되었다. 그때도 하나님을 찾았다.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반드시 역사하신다. 하나님 살려주세요!’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한 사고였는데 갈비뼈에 금이 가는 정도였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다.

 

교회 울타리 안에서의 삶
김 목사님은 내가 이혼한 뒤 20년 넘게 혼자 산 이야기를 듣고 교회 안에서 결혼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는 재혼할 생각이 없었다. 예배 시간에 38년 된 병자에 관한 말씀을 들었다. 내 생각이 어떠하든지 예수님이 걸으라고 하시면 걷고, 교회가 일어나라고 하면 일어나는 것이 믿음이라고 하셨다. ‘그렇게 사는 것이 복된 삶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구원받은 지 1년이 지나 올 4월, 하나님의 종의 인도로 서점순 자매와 재혼했다. 하나님이 내게 새 생명을 주시고 교회 안에서 새 가정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올해는 교회에서 부속 건물을 건축하고 있어서 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감사하다. 지난날 나는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다 잘될 줄 알았다. 그러나 나를 기다린 것은 고통과 죽음뿐이었다. 술에 빠져 죽을 수밖에 없던 나를 구원하셔서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새 삶을 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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