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속죄일과 초막절, 그리고 피스콘서트 홍보 in 예루살렘
[이스라엘] 대속죄일과 초막절, 그리고 피스콘서트 홍보 in 예루살렘
  • 신선희
  • 승인 2022.10.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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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저녁부터 10월 5일 저녁까지가 2022년 이스라엘의 제일 큰 명절, 대속죄일(히브리어로 욤키푸르)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유대인들 중에 절반은 세속주의자이고 절반만 유대교를 믿는 전통주의자라고 한다. 하지만 대속죄일 만큼은 대부분의 유대인들이 이 명절을 지키고 있다. 대속죄일은 가장 큰 명절이며 아무 노동도 하지 않고 금식을 하며 심지어 불을 켜는 것도 노동이기 때문에 대속죄일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든 가로등들이 켜져 있다. 대속죄일 날 모든 일터는 문이 닫히고, 많은 유대인들은 금식하며 회당 예배에 참석한다. 이날은 이스라엘 전국에서 엄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평소엔 수많은 차량들이 달리는 고속도로에도 이날만큼은 텅 비어 있다.

유대인들이 그토록 대속죄일을 중요시 여기며 지키는 이유는 죄를 사함 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AD 70년경 로마 티토스 장군에 의해 유대인들이 매년 속죄 제사를 드렸던 성전이 파괴된 후 유대교를 이끌었던 랍비는 속죄제사를 드리지 않고도 “미쯔봇(선한 일)"을 통한 속죄의 방법을 제시했다.      

현대 유대인들은 대속죄일을 금식하며 일도 하지 않고 여호와 하나님 앞에 속죄하는 날로 보낸다. 그들은 대속죄일을 ‘우리의 모든 행위가 기록된 하나님의 책이 봉인되는 마지막 날’로 믿는다. 대속죄일은 세속적인 유대인일지라도 이날만큼은 다른 날과 다르게 경건하게 보내려 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책이 봉인되기 전에 그들은 기도와 금식으로 경건하게 보내어 하나님의 긍휼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자신을 보이는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에 속죄함을 받는 죄는, 사람들 간에 지은 죄가 아니라, 하나님께 지은 죄를 용서받는 날이다. 많은 유대인들은 대속죄일에 하얀 옷을 입는다. 우리의 죄가 눈과 같이 정결케 되는 약속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통곡의 벽 앞에서 흰 옷을 입고 기도하는 유대인들
통곡의 벽 앞에서 흰 옷을 입고 기도하는 유대인들

대속죄일에 정통 유대인들은 회당에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예배를 드린다. 콜 니드레(유대인들이 하나님께 ‘만약 무엇이 이루어지면, 나는 무엇을 하겠다’라는 서원하는 기도)를 드리며 또한 공동체의 죄를 고백하는 기도를 드린다. 

대속죄일이 지나면 유대인들은 초막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5일 후 성경에 나오는 3대 절기, 초막절이 시작된다. 2022년 10월 9일 저녁부터 시작되어 17일 저녁까지 이어지는 초막절에 대다수 주택은 물론, 관공서나 호텔에 크고 작은 초막이 세워졌다. 주로 마당이나 베란다에 초막을 세우는데, 그마저 없으면 옥상에도 설치한다. 여건이 안 되는 사람을 위해 시나고그(유대교 회당) 측에서 공동 초막을 세우기도 한다. 최대 성지인 '통곡의 벽'에도 대형 초막이 등장한다. 바로 이스라엘의 핵심 절기인 초막절(草幕節) 모습이다. 

예루살렘의 초막들

초막은 히브리어로 “수카”, 그래서 명절 이름도 수콧, 초막절 이스라엘 사람들은 초막절이 되면 종려나무 잎을 산다. 초막을 만드는 과정부터 가족친화적이다. 물론 어린이도 동참한다. 원래 감람나무, 들감람나무, 화석류나무, 종려나무 등을 재료로 사용했지만 요즘은 베니어판도 이용한다. 나무 틀에 천을 둘러 기본 형태를 만든 뒤, 바닥엔 널판지를 깔고 지붕에는 종려나무 가지를 얹는다. 다만 조건이 있다. 밤하늘의 별이 조금은 보일 정도로 열려 있어야 한다. 광야생활의 분위기를 살짝 맛보라는 뜻이다.

초막절에 종려나무 가지 수요가 늘면서 이집트에서 대량 수입도 한다. 초막 내부는 다양한 과일로 장식하고 식탁이나 의자를 가져다 둔다. 마치 크리스마스트리 같다. 가족이 둘러앉아 촛불을 켜고 음식을 먹으며 노래를 부르고 대화를 나눈다. 초막절은 그 초막에서 손님과 함께 식사도 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이스라엘 전통이다 초막절에 길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때는 학교도 가지 않고 아주 긴 연휴를 보낸다. 초막절 이틀째는 축구장이 거뜬히 들어갈 규모인 통곡의 벽 광장에 정통 유대교 복장을 입은 수만 명이 빽빽하게 모인다.

통곡의 벽 앞에 설치된 대형 초막
통곡의 벽 앞에 설치된 대형 초막

랍비가 구약성경 민수기 6장에 기록된 아론의 축복을 선포하는데, 사람들은 손에 종려나무 가지와 시내버들 등 네 가지 식물(아르바미님-1.에트로그, 2.하다스, 3.아라바, 4.룰라브)을 들고 동서남북 흔들며 기도한다. 

초막절에는 손에 종려나무 가지와 시내버들 등 네 가지 식물(아르바미님)을 들고 동서남북 흔들며 기도한다
손에 종려나무 가지와 시내버들 등 네 가지 식물(아르바미님)을 들고 동서남북 흔들며 기도한다

한 번은 어떤 사람이 명절 때 검은색 전통복장을 입은 유대인에게 왜 검은색 복장을 입는지 덥지 않는지 물었다. 그때 그 유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지옥은 여기보다 더 뜨겁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율법과 유대교의 전통을 지킴으로써 생명책에 자신의 이름이 기록될 줄로 믿고 있다. 아직도 오실 메시아를 기다리면서 율법과 전통에 매여 행위로 하나님 앞에 복을 받기를 기다리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초막절 날 예루살렘 거리에서 태권무를 하는 해외봉사 단원들

요한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초막절을 지키러 예루살렘에 오셔서 성전에서 말씀을 전하셨고 그 다음날 예루살렘에서 간음 중에 잡혀서 율법대로 돌에 맞아 죽을 수밖에 없는 여자를 구원하셨다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2천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해외봉사 단원들은 예루살렘 중심가에서 초막절 기간에 길거리 공연을 하면서 19일부터 ICC 예루살렘에서 개최되는 피스 콘서트를 홍보했다.

초막절 날 예루살렘 거리에서 케이팝 댄스를 하는 굿뉴스코 단원들
초막절 예루살렘 거리에서 케이팝 댄스를 하는 단원들

초막절 기간이라 예루살렘은 축제 분위기고 거리에는 전 세계에서 초막절을 지키러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찼고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도 많았다. 단원들은 라이쳐스 댄스, 태권무, 그리고 케이팝 댄스와 노래 등 공연을 선보이면서 피스 콘서트를 홍보했다. 생각 밖으로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고 특히 젊은 세대들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등을 좋아해서 길거리 공연 때마다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피스 콘서트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저희는 예루살렘에 살고 있습니다. 길거리 공연이 너무 훌륭합니다. 피스콘서트에 참석하겠습니다.” - 엘리제바

“여기 근처에 대학교가 있는데 거기서도 공연과 홍보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모두 박수를 치고 좋아합니다. 웃음이 너무 좋았고 너무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서로 웃고 아이들도 웃게 만들어줍니다. 저는 저와 함께 하는 분들과 콘서트에 가고 싶습니다." - 미할

“멋집니다. 이스라엘에서 다른 문화를 볼 수 있었고 젊은 사람들이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긴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고 여러분의 음악과 댄스를 사랑합니다. 피스콘서트에 참석하겠습니다.” - 죠셉

10월 19일 예루살렘에서 진행되는 피스콘서트를 통해 율법과 절기를 지켜서 하나님 앞에 복을 받고자 하는 유대인들이 율법의 행위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값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의를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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