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하나님의 선물
[라이프] 하나님의 선물
  • 글 | 박경란(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23.01.04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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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해마다 교회에서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을 모집하는 광고를 볼 때면 언니와 같이 2018년에 구원받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가고 싶은 소망이 일어났다. 그런데 아버지가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시기도 하고, 또 이런저런 이유로 한 번도 가지 못했다.
더욱이 3년 전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이스라엘 성지순례도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3월, 이스라엘 정부 초청으로 박옥수 목사님의 이스라엘 방문이 결정되면서 성지순례단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버지가 작년에 퇴직하셨기에 이번에는 아버지를 꼭 모시고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났다. 남편에게 이스라엘에 가고 싶다고 하자 남편은 단호하게 ‘경비가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나로서는 여행 경비를 마련할 길이 보이지 않았다.
올해 3월, 한국에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 나도 코로나19에 걸려 격리 기간 동안 몸살을 심하게 앓으며 꼬박 누워 지내야 했다. 남편이 여행 경비를 주지 못한다고 했을 때 나는 속으로 ‘돈이 없어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못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에 걸려 너무 아파서 누워 지내면서 ‘여행 경비가 준비되어 있어도 하나님이 건강을 지켜주시지 않으면 못 갈 수 있구나! 어느 한 부분도 하나님이 돕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사실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3월 한 달 동안 친정 가족들도 연이어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 다들 어느 정도 건강이 회복되었을 즈음 오랜만에 아버지를 뵈었다. 식사하고 안부를 묻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아버지께서 언니와 나에게 봉투를 하나씩 건네셨다.
“아빠가 너희에게 주는 용돈이다.”
딸들이 코로나에 걸린 것이 안쓰러워 보약이라도 사먹으라고 주시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봉투 안에는 우리가 상상 못할 큰 금액이 들어있었다. 우리는 아버지께 봉투를 다시 돌려드리려 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너희를 키울 때 형편이 참 어려워 용돈 한 번 주지 못하고, 학비나 목돈이 필요할 때 도와주지 못한 게 참 미안했다. 그러니 받아다오.”라고 하시는데, 아버지의 크신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 나는 ‘우리가 어려운 것은 아버지 탓’이라고 생각하며 아버지를 원망했다. 그런데 그날 처음으로 아버지의 마음을 만나며 내 마음에 쌓였던 원망이 녹아내렸다.
언니와 나는 아버지가 주신 돈으로 10월에 있을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가기로 하고 아버지께 우리 계획을 알려드렸다. 아버지께서는 ‘이스라엘이 거리가 멀고 내 나이도 많다’는 등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계속 거절하셨다. 출발 일주일 전까지 아버지를 설득하려 했지만 워낙 완고하게 거절하셔서 언니와 둘이서 이스라엘로 떠났다.
처음으로 가는 해외여행이 이스라엘 여행이고,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여행인 것을 생각하니 감격스러웠다. 박 목사님이 구원받고 복음을 전하신 지 6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그라시아스합창단이 이스라엘에서 평화 콘서트를 하고, 박 목사님이 구약 성경에 기록된 새 언약을 유대인들에게 전하시는 영광스러운 순간에 함께할 수 있었다. 2천 년 전 예수님이 다니셨던 이스라엘 곳곳을 여행하며, 구원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이 우리 자매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너무도 감사한 여행이었다.
지난 7월에는 여름캠프가 3년 만에 강릉수양관에서 대면으로 열렸다. 코로나가 오기 전에는 아버지가 직장을 다니셔서 매번 1박 2일만 참석하시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아버지가 작년에 퇴직하신 후 3년 만에 열린 대면 캠프에는 3박 4일 모두 참석하셨다. 오전과 저녁에는 말씀을 들으시고, 오후에는 딸들과 경포호수를 산책하시고, 밤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경포해변을 거닐며 말씀을 듣고 느낀 마음도 서로 이야기하며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여름캠프를 보낼 수 있다. 하나님께서 아버지 노년에 구원을 선물로 주시고 건강도 물질도 허락해 주셔서 행복한 삶을 사시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린다.
나는 2019년부터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실버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실버 교사를 하게 되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그 자리에 세우시고, 여러 부담을 넘게 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주셨다. 나는 경로당에 찾아가 노년에 이런저런 어려움들로 힘들어하시는 노인 분들에게 교회가 준비해준 프로그램으로 함께 복된 시간을 보내며 복음도 전하는 은혜를 입으며 살고 있다. 실버 교사를 하며 아버지가 노년에 어떤 부분이 어려우신지 짐작할 수 있고 아버지와 대화도 많이 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서 나를 실버 교사로 세우신 것이 아버지와 더욱 마음을 나누며 살게 해주고 싶으신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22년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는데, 한 해를 돌아보면 처음에는 어려움인 일들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항상 선하게 바꾸어 주셨다. 아버지와 마음으로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신 하나님, 나를 항상 돕고 지키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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