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내가 너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라이프] 내가 너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 글 | 배연수(기쁜소식동부산교회)
  • 승인 2022.12.2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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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기쁜소식
성도 간증

나는 전도하는 일에 늘 부담스럽고 어렵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요한복음 5장의 38년 된 병자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자리에 누워 있는 모습이 꼭 내 모습 같았다. 오랜 시간 그렇게 지내다가 올해 초 겨울 수양회에 사람들을 초청하는 일로 교회에서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다. 청년들이 SNS 홍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새로운 홍보 방법인데 나도 할 수 있을까? 잘할 수는 없겠지만 한번 시도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바로 딸에게 부탁해서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 활동은 복음 앞에 정체되어 있던 나의 마음에 즐거움과 삶의 의미를 더해주었다. 글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즐거웠다. 마치 숨을 쉴 수 없어 답답해하다가 숨통이 트인 것 같았다.
나는 전도할 때 늘 내 마음이 중요했다. 아내가 ‘오늘 누구한테 가자’고 하면 나는 먼저 내 마음을 쳐다보았다. ‘오늘 그 사람에게 전도하러 가자니 마음이 좀 불편하네. 오늘은 가도 교제가 잘 안 되겠다. 오늘은 전도하러 가고 싶은 걸 보니 전도가 잘 되겠다.’ 그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의 마음도 중요했다. 상대방이 잘 듣는지 아닌지, 마음이 움직이는지 아닌지가 내 마음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가 달라진 것을 알았다. ‘이제는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없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세상 모든 일이 가치가 없게 여겨지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3월에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다. 디베랴 호수 맞은편에 숙소를 잡았는데, 디베랴에서 박옥수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2천 년 전, 주님께서 베드로를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셨습니다. 그 주님이 부족한 나를 부르셔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이 마치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내가 너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너를 나에게 내어놓아라. 부족한 너를, 무능한 너를 내게로 가져오라. 나는 그것을 기뻐하노라.”라고. 내 마음에서 저절로 주님을 향해 기도가 되었다. 
‘주님, 지금부터는 더 이상 나 자신 속에 갇혀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내 모습 이대로 주님의 손에 나를 내어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누가 내 말을 들어 줄까?’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기에 계속해서 사람들을 찾아가 말씀을 전했다. 처음에는 말씀을 짧게 전했는데 나중에는 한 시간이 넘도록 말씀을 전하는 나 자신을 보며 ‘내 안에 이렇게 말씀이 많았던가?’ 하고 나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형님 친구 분에게 찾아가서 말씀을 전하기도 하고, 전에 살던 곳에 가서 이웃 아주머니에게 말씀을 전하기도 했다.
한날은 성경 공부를 하러 가는 길에 주께서 누가복음 15장 말씀을 보여 주셨다. 잃은 양을 찾도록 찾으시는 주님, 잃은 드라크마를 찾도록 찾으시는 주님, 상거가 먼데 달려가 잃은 아들을 끌어안으시는 주님의 마음을 발견했다. 잃어버려진 양은 목자를 찾지 않았다. 잃은 드라크마는 주인이 찾을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잃어버린 둘째 아들과 아버지의 거리는 먼데, 그 거리를 좁히고 달려와 안아 주신 것은 아버지였다. 다만 찾도록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만이 유일한 실체임을 알게 되었다. 주님의 마음으로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면서 나에게는 전에 없던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러한 일들이 일어났다. 처음에는 직장에서, 그다음은 사람들에게서, 그다음은 교회에서, 그다음은 가족 사이에서 다툼과 불화가 일어났다. 시작은 별것 아니었는데 그런 일들은 나를 무척 힘들게 했다. 내가 전도하기 시작하니까 그때부터 내가 꼭 타깃이 된 것 같았다. 일들은 마치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너, 조심해야 해. 직장에서 잘릴 수 있어.’ ‘조심해야 해. 네 아내와 딸들에게 나쁜 일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해. 너, 가족과 원수가 될 수 있어.’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나는 그때 마치 걸음도 내디딜 수 없는 천길 꼭대기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순간이 되자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평안함이 엄습해오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 평안을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누릴 수 있을까? 만일 내가 그 위치에 스스로 있으려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 위치는 어둠과 폭풍밖에 보이지 않아서 쉴 곳이 없고, 두려움과 불안밖에 보이지 않은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주님을 만났고, 그분과 함께 있고 싶었다. 그곳에서 주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여기에 있다.” 나는 앞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 내가 그런 위치에서 주님을 섬길지, 아니면 평안한 곳에서 주님을 섬길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아는 것은 내가 어디에 있든지 주님이 거기에 계실 것이라는 사실이다.
복음을 전해 사람들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며 정말 감사했지만, 특히 가장 좋았던 것은 구원받고도 세상일에 파묻혀 살았던 내가 말씀을 묵상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동안 나도 모르게 삶이 정결해지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잘못된 길을 걷다가 이제야 제자리로 찾아온 것 같았다. 복음의 일 앞에 힘들고 어렵다고 여겨지는 일들이 있지만, 주님을 의지하고 나를 맡기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허물이 많은 사람이지만 주께서 나를 지켜주실 것을 믿고 부족하나마 주 앞에 설 때까지 계속해서 복음 전하는 이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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