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병과 믿음
[라이프] 병과 믿음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3.06.07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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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_280회 | 박옥수 목사 간증

어느 날, 전화가 걸려왔다. 
“목사님, 저는 강원도에 사는 자매예요. 언니가 미국에서 교사로 지내고 있는데 암에 걸렸어요. 그래서 우리 가족들이 모여서 어떻게 할지 의논을 했어요.”
그 자매의 가족이 모여서, 암에 걸린 자매의 언니를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의논했다. 
“우리 윤옥이가 미국으로 가서 행복하게 살았는데 암에 걸려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윤옥이가 미국에 가서 교사 생활을 하며 잘 지내고 있어서 우리가 정말 기뻤는데, 슬프게도 이런 일이 생겼구나.”
가족들이 특별히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돈을 모으기로 했다. 그 돈으로 암에 걸린, 자매의 언니를 돌봐주기로 했다. 
나에게 전화한 자매가 이야기했다. 
“목사님, 가족들이 모은 돈을 저에게 주면서 ‘네가 이 돈으로 미국에 가서 언니를 돌봐 주거라. 가서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주고, 필요한 일들도 해주고 와라’ 해서 제가 미국으로 가요. 목사님, 기도해 주세요.”
나는 자매에게 암 환자가 갖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 준 뒤, 언니를 위로해 주고 같이 기도도 하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밥을 굶으면 면역체계가 어떻게 일을 해요?
나에게 전화한 자매가 미국으로 떠난 후, ‘내가 자매 언니와 직접 통화해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자세히 이야기해 주면 좋았을 것을…’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에 부재중 전화가 걸려왔는데 낮선 전화번호였다. 그래서 그 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미국에 사는 언니 김윤옥 자매였다. 그날부터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전화 통화를 하며, 병이 낫도록 기도도 하고 성경 말씀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에 믿음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하루는 통화를 하는데 자매의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얼굴이 왜 그렇게 나빠졌어요?”
“목사님, 밥을 못 먹고 있어요.”
“왜 식사를 못 해요? 쌀이 없어요?”
“쌀이야 있지요.”
“그런데 왜 밥을 못 먹어요?”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데, 입이 너무 써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요.”
자매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웃었다. 그러자 자매가 물었다.
“목사님, 왜 웃으세요?”
“자매님이 나를 웃겼어요.”
“제가 안 웃겼는데요.”
“자매님, 암 환자가 입이 쓰다고 밥을 안 먹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예요. 우리 몸에 면역체계가 있는데, 면역체계는 아무 부작용 없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요. 그런데 밥을 굶으면 면역체계가 어떻게 일을 해요? 암 환자가 입이 쓰다고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죽으려고 작정한 거예요. 입이 쓰지만 음식을 자꾸 먹으면 곧 괜찮아지고 몸도 건강해지니까 밥을 많이 먹어야 해요.”
“아, 그러네요.”
자매는 그때부터 음식을 안방에도 두고, 거실에도 두고, 부엌 탁자 위에도 두었다. 집안 곳곳에 음식을 두고 눈에 보일 때마다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자매의 얼굴이 아주 좋아졌다. 나는 같이 기도도 하고 위로의 말도 해주었다. 

위경련이 일어나다가 안 일어나면 나은 것인데 왜 걱정을 해요?
자매는 몸이 계속 좋아졌다. 우리는 전화로 병 이야기도 하고, 신앙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러는 동안 항암 치료가 끝나 몸이 눈에 띌 정도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다시 전화 통화를 하는데 자매가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내가 물었다. 
“자매님, 무슨 일이 있어요?”
“목사님, 요즘 위경련이 일어나서 죽을 지경이에요.”
“지금도 위경련이 일어나요?”
“지금은 안 일어나지요.”
자매의 대답을 듣고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위경련이 일어나다가 안 일어나면 나은 것인데, 무엇 때문에 걱정을 해요?”
그러자 자매가 말했다. 
“아, 그러네요. 병이 다 나았네요.”
나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병에 대해 잘 모르지만, 마음에 믿음이 있어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 그것이 마음을 병에서 벗어나 쉬게 한다. 

마음이 병에 매이지 않는 믿음을 가지면 
마침내 자매는 암이 완치되었다. 하루는 자매가 사진을 한 장 보냈다. 졸업 가운을 입고 사각모를 쓰고 찍은 사진이었다. 딸이 대학원을 졸업하는 날 빌려 입고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사진 아래쪽에 ‘항암 치료 졸업’이라고 쓰여 있었다. 고통스럽기 그지없었던 항암 치료를 졸업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지금은 자매가 아주 건강해졌다. 몇 년 전에는 부활절 행사 때 남편과 같이 한국까지 와서 반가웠다. 자매는 부활절 기념 예배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어떻게 암을 이기고 건강해졌는지, 감사한 간증을 했다. 자매의 간증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소망을 주었다.
누가 암에 걸리길 원하겠는가? 원치 않는 암에 걸렸을 때, 마음이 병에 매이지 않는 믿음을 가지면 병 자체가 작아지고 이기기 쉬워진다. 신앙이 이런 면에서 아주 크게 작용해서 병에 걸린 사람들을 병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지금도 그 자매는 밝고 건강하게, 누구보다 기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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