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강 ‘욕구’ 어려서부터 절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제2강 ‘욕구’ 어려서부터 절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키즈마인드
  • 승인 2013.02.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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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아버지와 아들
요즘은 가스보일러나 기름보일러를 주로 쓰지만 예전에는 연탄을 때서 난방을 했습니다. 그래서 겨울철 집집마다 연탄재가 쌓이면 청소부(환경미화원)들이 연탄재 치우는 일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은호의 아버지도 서울의 한 동네에서 청소하는 일을 했습니다. 은호의 아버지는 연탄재를 다 치우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 고되어서 밤새 끙끙 앓았습니다. 그래도 새벽이 되면 또 일을 하러 가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일으켰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그 몸을 가지고 나갔다가 더 심해지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쉬세요.”
“내가 하루만 안 나가면 내 담당구역에 연탄재가 잔뜩 쌓여. 그걸 동사무소 직원이 보면, 성실하게 일하지 않는다고 나를 쫓아낼 거야. 내가 정직원도 아니고 임시직원이라 하루아침에 잘리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힘들어도 일하러 나가야 해.”
 
하루 쉬면 좋으련만, 은호 아버지는 주섬주섬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은호는 아버지가 얼마나 어렵게 일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책도 아껴 쓰고 연필도 조심해서 쓰고 학교에서 돈이 드는 일은 무조건 안한다고 했습니다.
그날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이 “야, 우리 집에 가서 놀자.” 하는데 은호는 못 간다고 했습니다. 몸살을 앓으면서도 가족을 위해 일하러 나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은호는 집에다 책가방을 던져놓고 곧바로 아버지가 일하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버지가 청소부라는 사실이 친구들에게 알려지면 놀림을 당할 수도 있고, 아버지 수레를 밀다가 친구들을 만나면 창피할 수도 있는데, 은호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만치서 아버지가 수레에 연탄재를 가득 싣고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은호는 얼른 뛰어가서 수레를 힘껏 밀었습니다. 언덕 마루에 올라 아버지가 수레를 밀어준 사람에게 인사하려고 보니까 아들 은호였습니다. 아버지는 은호가 대견하고 고마웠습니다. 수레를 길 한쪽에 세워놓고 아버지와 은호는 보름달 빵 두 개를 사다 나란히 앉아 먹었습니다.
“맛있냐?”
“예, 맛있어요. 아빠, 좀 더 드실래요?”
“아니다. 네가 더 먹어라. 한창 클 땐데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아니에요. 저 방금 전에 밥 많이 먹고 나왔어요. 아빠 더 드세요.”
아버지가 아들을 생각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생각하고…….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이 가까운 아버지와 아들은 행복했습니다.
 
가난할 때는 참고 살았지만
어느 나라나 경제가 성장하면 사람들의 욕구도 같이 커집니다. 그래서 잘살면 잘살수록 바라는 것도 많아지고 삶이 복잡해집니다.
제가 아는 어떤 집은 아버지 월급이 한 달에 백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렵게 살았습니다. 하루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나 운동화 떨어졌어요. 새로 사주세요.”
“그렇구나. 이번 달은 돈이 벌써 다 떨어졌어. 조금만 더 신어라.”
“지금도 바닥이 다 닳아서 물이 새는데…….”
“그래, 미안하다. 다음 달에 월급타면 꼭 사줄게.”
 
아들은 집안 형편을 빤히 아니까 더 조르지 않았습니다.
월급날이 되자, 아버지는 제일 먼저 아들을 데리고 시장에 있는 운동화 가게에 갔습니다. 그리고 2만5천 원짜리 운동화를 사주었습니다. 그때 아들의 눈에 아빠의 구두 뒤축이 다 떨어진 것이 보였습니다.
“아빠 구두도 다 떨어졌는데요?”
“아빠는 나중에 살게. 이번 달에는 네 운동화를 사서 좋구나!”
아들은 아버지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첫 월급으로 2백50만 원을 받은 날, 아버지는 그동안 엄두도 못 내던 수박 한 통을 사고 고등어도 사 가지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가족들은 부자가 된 것 같이 행복했습니다. 몇 달이 지나 아버지 월급이 3백50만 원으로 올라 형편이 더 넉넉해졌습니다.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좋은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렵게 살 때는 바라는 것이 없던 아이들이 아버지 벌이가 좋아지자 점점 원하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아버지, 운동화 하나 사줘요.”
“너, 운동화 아직 안 떨어졌잖아.”
“우리 반에서 나 같은 운동화 신는 친구는 아무도 없어요. 다 나이키나 퓨마 같은 운동화 신고 다닌단 말예요.”
“전에는 지금 신는 운동화도 좋다고 했잖니?”
“그때는 돈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참았지만 지금은 돈이 있잖아요. 돈이 있는데 뭐 하러 구질구질하게 살아요?”
 
돈이 생기니까 아들의 요구도 커져 갔습니다. 아버지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아들의 욕구(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마음)가 아버지가 돈 버는 속도보다 빠르게 커지니까 감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지 않는 아버지에게 불만이 쌓이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못마땅했습니다. 이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전처럼 따뜻한 정이 오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는 마인드
지금 우리나라는 40, 50년 전과 비교하면 말할 수 없이 잘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만큼 행복해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불평이 많고 우울해하는 사람도 많고 자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살기는 편해졌고 맛있는 음식도 많아졌고 좋은 집과 자동차도 많아졌지만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하며 삽니다.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절제의 마인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은 어려서부터 배워야 합니다. 외국어를 어린 시절에 배우면 쉽게 배우고 발음도 좋지만 나이 들어서 배우면 혀가 굳어져서 잘 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욕구를 꺾는 것도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마음을 꺾으려고 하면 더 큰 힘이 필요하고 잘못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욕구를 이기지 못하면
세상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장관이라도, 대통령이라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욕구를 절제하지 못해 높은 지위에 있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람을 신문에서 자주 봅니다. 어려서부터 자기를 꺾는 훈련이 된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도 ‘이건 내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내가 자제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스립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자기 욕구를 꺾는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해야 하니까 결국 범죄의 길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초등학생은 레고를 가지고 노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처음에는 빨간 닌자 인형을 하나 샀는데 나중에는 부모님을 졸라 파란색, 검은색, 하얀색 닌자를 다 샀습니다. 그 학생의 장난감상자에는 레고 블록과 레고 인형들이 가득했습니다. 얼마 후, 그 학생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황금 닌자를 보았습니다. 부모님께 말씀 드리면 집에 닌자 인형이 많은데 또 사냐고 꾸지람을 들을 것이 뻔했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은 문방구에 들어가 몰래 황금 닌자를 훔쳤습니다. 부모님께는 친구가 준 거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나중에 사실이 밝혀져 그 학생은 벌을 받았습니다.
또 어느 5학년 여학생은 사고 싶은 것은 많은데 아버지가 용돈을 잘 주시지 않자, 빈 교실을 돌아다니며 선생님들의 가방에서 돈을 훔쳤습니다. 훔친 돈으로 먹고 싶은 것 다 사먹고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마음껏 샀습니다. 그러다가 발각되어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원하는 마음을 꺾지 않고 살다보면 결국 범죄의 길로 서슴지 않고 들어서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마음 낮추는 법을 배워야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던 부자의 둘째 아들처럼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의 조언도 듣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자기 욕구를 따라갑니다. 그 사람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불행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누구든지 마음이 높아지면 그 사람의 나중은 비참해집니다. 사람들이 그러한 마음의 세계를 잘 모르니까 형편이 넉넉해지면 마음도 덩달아 높이고, 무엇을 잘해서 성과를 내면 또 마음을 부풀어 올립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마음을 높이지 말고 반대로 낮추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욕구를 절제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때 우리가 참으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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