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GBS방송국의 하루
아침 8시, <패밀리 매터스> 제작팀의 일이 시작된다. 오늘은 나이로비의 슬럼가 키베라를 찾아간다. 키베라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슬럼가다. 겉으로는 사람들의 삶이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
이번 주 방송될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출연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싸움을 한눈에 읽을 수 있었다.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우리는 그 가정의 사연을 듣는다. 네 아이의 엄마 마음에는 배신감, 원한, 분노 등이 배어 있었다. 그녀의 마음에 모든 문제의 해결사이신 예수님이 들어가신다면 그녀의 문제를 다 해결하실 것이라는 마음이 짙게 든다. 인터뷰를 마치고, 아이들의 엄마는 마음 깊이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아서인지 평안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한줄기 소망을 마음에 담고 있었다. 방문 촬영을 마친 후 방송국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엄마가 심리학자와 목회자에게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이다.
모두 78회 방송된 프로그램 중 절반을 내가 맡아서 제작해 왔는데, 매주 방송할 내용을 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먼저 출연자들이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것이 어렵다. 그리고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립하는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대부분 한쪽에서만 이야기하고 다른 쪽에서는 입을 다문다.
무척 버거운 일이지만, 나는 하나님을 믿는 거듭난 사람이기에 하나님이 자주 당신의 말씀으로 나에게 힘을 주신다. 내가 GBS의 일을 시작할 때 하나님은 “내가 너희를 권고하여 나의 너희와 세운 언약을 이행하여 너희로 번성케 하고 너희로 창대케 할 것이며”(레 26:9)라는 말씀을 약속으로 주셨고, 얼마 전에는 “너의 시대에 평안함이 있으며 구원과 지혜와 지식이 풍성할 것이니 여호와를 경외함이 너의 보배니라.”(사 33:6)라는 말씀을 약속으로 주셨다. 나는 제작자로서 소양이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하나님께서 나의 지혜와 지식이 되어주시기에 담대하게 일을 해나가고 있다. 내 능력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케냐에 “다른 이에게 물을 주는 자는 똑같은 물을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패밀리 매터스>를 진행하면서 나도 두 자녀의 아버지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배운 소중한 지혜들을 가지고 주위에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그 가정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조언해줄 수 있었다.
<패밀리 매터스>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만나 변화되는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다. 그 가운데 두 사람을 소개한다.
“어머니가 고등학생 때 낳은 나는 아버지 없이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라며, 두 분이 부모님인 줄 알았습니다.어른이 되어서야 모든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사랑하던 그레이스와 결혼해 두 딸을 낳고 살았는데, 어머니와 조부모님은 아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삶은 순탄치 못했고,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자란 큰딸 ‘마시’는 남자친구에게서 사랑을 찾으려고 방황했습니다. 조부모님은 나에게 다른 여자와 살라고 했고, 나는 순종하는 마음으로 두 번째 아내와 살았습니다. 두 아이를 낳고 지냈지만 아내를 사랑하지 못했고, 내 삶은 고통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내가 <패밀리 매터스>를 만났을 때에는 두 번째 아내와도 헤어진 상태였습니다. <패밀리 매터스>에서 만난 상담자 목사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나는 사랑했던 그레이스와 다시 결합하게 되었고, 가족이 모두 구원받는 축복도 얻었습니다. 온 가족이 참된 하나님의 교회에 나오고 있으며, 큰딸은 마하나임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가정에는 소망과 평안과 행복이 있음을 담대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존 마이나, 46세)
“하루는 <패밀리 매터스> 프로그램에서 결혼생활에 갈등이 있는 한 부부의 사연을 보았습니다. 화면에 상담을 원하는 시청자를 위한 전화번호가 있었는데, 나도 많은 문제로 지쳐 있었기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프로그램이 끝나고 바로 GBS에 전화하여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제대로 이야기하자면, 나는 두 살짜리 아이가 있는 싱글맘입니다. 내 마음에는 과거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있었습니다. 용서하기로 마음먹어도 잠시뿐 다시 복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비웃을 것 같아 혼지 지내며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잠이 든 상태로 세상이 멈췄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상담을 받으면서, 나는 훌륭한 조언을 들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잘못이 없고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들과 다를 바 없음을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성경 말씀을 들으면서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정죄함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2013년 4월 9일, 내 마음에 예수님이 들어오셨습니다.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며칠 전, 친구가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게 아니라 복음을 전하고 있는 나를 보았습니다. 내가 새사람이 되어, 이제는 예수님이 내 안에 사십니다. (타비타 완가리, 케냐타대학교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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