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국을 마다한 황희 정승
고깃국을 마다한 황희 정승
  • 글/김성훈 기자,  그림/이희영
  • 승인 2013.11.18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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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때 황희라는 정승이 있었습니다. 나라에서 임금님 다음으로 높은 위치에 있었지만, 평범한 집에서 잡곡밥과 나물로 식사를 하며 나랏일을 보살폈어요. 
하루는 임금님이 아침 일찍 심부름꾼을 보내 황희 정승을 궁으로 불렀어요.
황희 정승은 하인들을 찾아 말했어요.
“오늘은 내가 일찍 집을 나서야 하니 얼른 세숫물과 아침상을 준비하여라.”
“알겠습니다, 대감마님.”
하인들은 아궁이에 불을 때 물을 데우고 밥을 짓기 시작했어요. 마당쇠는 대야 가득 세숫물을 담고 소금과 팥가루를 듬뿍 퍼다 대야 옆에 놓았어요. 치약이 없던 예전에는 소금으로 이를 닦고 팥을 곱게 간 가루를 세숫비누로 썼거든요. 
“대감마님, 세숫물 준비했습니다.”
“오냐. 그런데 웬 물을 이렇게 많이 담았느냐?”
마당쇠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 했어요.

“강물도 쓰면 마른다는 속담이 있느니라. 한 바가지 만큼 남기고 나머지는 물독에 모아두었다 쓰거라. 내가 쓴 물도 그냥 버리지 말고 텃밭에 뿌리고. 소금과 팥가루도 한번 쓰기에 너무 많구나. 쓸 만큼만 남기고 나머지는 도로 갖다 두어라.
작은 것부터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껴야 한다. 자린고비처럼 무턱대고 쓰지 않는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쓰는 게 진짜 아끼는 거란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아침상은 다 됐느냐?”
“예, 대감마님. 방에 들여 두었습니다.”
세수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간 황희 정승은 깜짝 놀랐어요. 평소와 달리 하얀 쌀밥과 고깃국이 상에 올라 있었어요. 황희가 여종에게 물었어요.
“웬 쌀밥에 고깃국이냐?”
“마님 친가에서 햅쌀과 쇠고기를 보내주셨습니다.”

“허허, 그랬구나. 그럼 이 쌀밥과 고깃국은 너랑 마당쇠가 먹거라. 나는 엊저녁에 먹던 나물 반찬을 차려 다오.”
“아니 될 말씀이옵니다. 이 귀한 음식을 소인들이 어찌 감히…….”

“기름진 음식은 당장 맛은 좋지만, 내 입을 높여 잡곡밥과 나물반찬을 험한 음식으로 여기게 할까 염려되어 그렇다. 너희는 늘 힘든 집안일을 하느라 수고가 많으니 오늘만이라도 쌀밥과 고깃국을 먹거라.”
 
맛있는 음식 먹기를 즐기고, 흔한 것이라고 헤프게 쓰다 보면 다른 귀한 것도 낭비하게 되고 방탕한 생활로 흐르기 쉬워요. 그것을 알았던 황희 정승은 높은 벼슬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낮추고 마음을 다스리며 살았기에 왕으로부터는 신뢰를, 백성들로부터는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되었답니다. 키즈마인드 친구들도 물 한 방울, 학용품 하나도 흔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껴 쓰세요. 작은 부분부터 절제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울 때, 매사에 충실한 사람이 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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