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욕구와 절제'
제1강 '욕구와 절제'
  • 임정기 목사(기쁜소식구미교회)
  • 승인 2014.02.24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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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거나 약해지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도 하고 좋은 음식이나 약을 챙겨 먹지요. 그런데 마음이 아프거나 약해지는 것은 무심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똑똑하고 몸이 튼튼해도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는데 말이에요. 이번호부터는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고 건강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초등부 마인드강연 전문 선생님들의 강연 10회를 연재합니다.
 
겨우 받은 빵을 들고 집으로 달리는 아이들
몇 년 전, 아프리카의 말라위라는 나라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월드캠프를 할 때 있었던 일이에요. 캠프 장소 주변에 수많은 어린이들이 몰려와 있었어요. 무엇이라도 얻어먹을 게 있을까 하고 찾아온 아이들이었어요. 점심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캠프 참가자들이 점심을 배식 받아 먹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어요. 월드캠프의 강사였던 박옥수 목사님은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하셨어요. 그러면서 캠프 진행자들에게 인근 가게에서 빵을 살 수 있는 만큼 모두 사다가 아이들에게 나눠주자고 하셨어요.
얼마 뒤, 빵을 받으려고 달려든 수백 명의 아이들을 여러 줄로 세우고 빵을 두 개씩 나눠누었어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빵을 받아든 아이들이 그 자리에서 허겁지겁 먹을 줄 알았는데, 대부분 빵을 주머니에 넣고 어디론가 급히 가버리는 것이었어요. 알고 보니 집에 있는 형과 동생들에게 주려고 집으로 달려가는 것이었어요. 허기진 터에 빵을 받고는 무척이나 먹고 싶었을 텐데, 먹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가족들에게 나눠주러 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우리 진행자들은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어요.
말라위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예요.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가 채 안 되는 가난한 나라이지요. 국민소득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말라위보다 70배 이상 잘 살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따뜻한 마음이 가난한 나라 말라위에는 있었어요.
 
가난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알기에
제가 어릴 때는 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친구들이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어요. 집안에 돈이 없어서 준비물을 못 사고, 학교에 내는 수업료를 내지 못해 교실에서 쫓겨나거나 벌 청소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너무 속상하고 부끄럽지만 부모님을 미워하거나 불평하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농사일을 하시는지, 우리를 키우려고 얼마나 고생하시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살다 보니 가끔 먹고 싶은 게 있고 갖고 싶은 게 있어도 자연스럽게 마음을 꺾고, 원하는 것은 참는 마음인 절제력을 키울 수 있었어요.

 
 풍요롭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요즘 아이들
요즘 우리나라는 너무나 풍요로워졌어요.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물자도 풍족해지다 보니,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사달라는 것은 웬만하면 다 사줄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동네에 유선전화기가 한 대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귀했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다녀요. 외국의 값비싼 장난감이나 학용품, 먹거리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원하는 물건을 갖고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으면서도 예전처럼 행복해하지는 않아요. 원하는 것을 갖는 기쁨은 얼마 못 가서 없어지고 또 다른 욕심으로 바뀌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잘살게 되어 좋은 점도 있지만 대신 잃어버리는 것도 많고 안 좋은 것도 많은데,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절제력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랍니다.

범죄에 빠지는 이유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순간의 실수로 잘못하여 범죄자가 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자기 욕구를 꺾는 절제력이 약해서인 경우가 많아요. 요즘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거나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심지어 부모나 가족을 때려 상처 입히거나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너무 많아요. 최근 5년 사이에는 자식이 부모를 구타하는 사건이 하루에 한 번 이상 일어난다고 해요. 이런 일들은 모두 자신을 절제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현상이지요. 여러분도 마음의 절제를 배우지 못하면 무서운 범죄자가 될 수 있어요.
 
절제하는 힘이 없으면
초등학교 5학년인 한 학생이 컴퓨터게임에 빠졌어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컴퓨터게임을 시작해서 밥도 안 먹고 밤늦게까지 게임을 했지요. 학교에 가면 수업시간에 늘 졸고 컴퓨터게임 관련 잡지만 보았어요. 할 수 없이 엄마가 집에 있는 컴퓨터를 치워버렸어요. 그러자 학생은 PC방에 가기 시작했는데, 정신없이 게임을 하다가 학원수업을 빼먹고 나중에는 학교까지 결석하기 일쑤였어요. 엄마에게 거짓말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게임을 하기 위해 엄마 지갑 속 돈을 훔치기도 했어요. 그러다 PC방에 못 가게 하면 신경질을 부리고 점점 난폭하게 변해갔어요.
또 다른 한 학생은 엄마 지갑의 돈을 훔쳐다 다 쓰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해서 또 용돈을 받아썼어요. 그런데 엄마가 지갑을 철저히 간수하고 일일이 확인을 하자 학교에서 친구들의 돈을 훔치고 아이들의 돈을 뺏기도 했어요. 결국 그런 행동이 발각되자 가출하고 말았어요.
게임을 적당히 하고 그만할 수 있는 힘, 돈을 쓰고 싶은 욕구를 다스릴 수 있는 힘은 마음의 절제력에서부터 나와요. 그런 절제력이 없을 때, 결국은 나쁜 길로 빠질 수밖에 없어요. 범죄를 해서라도 자기 욕구를 채우는 쪽으로 흘러가고 만답니다.

흔한 화장지인데 뭐 어때!
몇 해 전, 여름캠프 때 참가한 학생들이 화장실 변기 안에 화장지를 마구 풀어 놓고, 화장지를 물에 적셔 벽이나 천장에 집어 던져 여기저기 화장지 범벅이 되게 한 일이 있었어요. 그 바람에 선생님들이 청소할 일이 많아진 것도 문제였지만, 물건을 아껴 쓰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학생들의 마음이 더 큰 문제였어요.
그런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까 고민하다가 캠프에 온 학생들에게 여행용 화장지를 각각 나누어 주었어요. 그것은 4박 5일 동안 쓰기에 많은 양이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히 학생들이 화장지가 모자란다고 불평하거나 더 달라고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각 반 선생님들이 화장지를 나눠주자, 학생들은 화장지에 이름을 써서 잘 보관하고 아껴 쓰는 것이었어요. 그리하여 캠프가 끝날 때까지 화장지가 모자라다고 불평하거나 더 달라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어요. 물론 쓰레기도 많이 줄었고요.
그 일을 통해 학생들은 그동안 물건을 얼마나 함부로 생각하고 허비했는지 돌아보았어요. 처음에는 불편했겠지만 선생님들의 마음을 받아 아껴 쓰다 보니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작은 부분이었지만, 절제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이 뭐지?
제가 있는 교회에는 ‘레인보우’라는 초등부 건전댄스팀이 있어요. 토요일이나 쉬는 날 주일학교 학생들이 달리 하는 일 없이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것이 아쉬워서 댄스를 가르치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토요일마다 모여 댄스 연습을 한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무척 싫어했어요. 또 연습하면서도 “안할래요.” “어려워요.” “힘들어요.” 등의 짜증과 불만이 가득했어요. 그래서 하루는 학생들을 앉혀놓고 이야기했어요.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써 보아라.”
그러자 하고 싶은 것은 ‘TV보기, 게임하기, 잠자기, 맛있는 거 사먹기, 놀기’ 등이었고, 하기 싫은 것은 ‘공부하기, 학원가기, 숙제하기, 정리정돈하기, 심부름하기’ 등이었어요. 결과를 보고 학생들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안 좋은 것들과 나에게 유익하지 않은 것들이고, 하기 싫어하는 것은 나에게 유익하고 꼭 필요한 것들이구나!’ 하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 뒤로도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마음대로 했던 것을 써보게 하고 상담을 했는데, 저마다 자기 마음대로 산 것이 좋은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어려서부터 절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렇듯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여러분도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이 여러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서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도 참아보고 갖고 싶은 생각도 비우면서 절제하는 법을 배우기 바라요. 어렸을 때부터 욕심을 버리고 욕구를 절제하는 훈련이 잘된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욕구를 절제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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