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 사는 맑은 성도들!
가족이 되어 사는 맑은 성도들!
  • 박민희 편집장
  • 승인 2014.04.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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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를 찾아서_기쁜소식진안교회

 

토요일 오후, 봄기운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기쁜소식진안교회의 마당에 들어서니 백영희 집사와 전민성 자매가 우리를 반갑게 맞았다. 수 년 전에 기자와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 적이 있는 전 자매를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만나 무척 반가웠다. 전북 지역 연합 장년 모임에 참석중인 최승철 목사님은 1시간 후에 돌아온다고 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교회에서 차로 20분 남짓 떨어진 전 자매의 집을 찾았다. 산골 마을, 운치 있는 산과 어우러진 맑고 푸른 내가 가는 길을 따라 여유롭게 흐르고 있었다. 귀농한 전 자매 내외는 폐교가 된 초등학교 건물을 펜션으로 멋지게 꾸미고 있었다. 옆에 흐르는 내와 어울려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남편인 김성주 형제에게 재미있겠다고 말을 건넸더니, 예수님 외에는 참 행복이 없다고 했다. ‘그렇지! 자연은 예수님 안에 있는 참된 행복을 나타내기 위한 그림자일 뿐이니까…’ 하고 생각했다.

 
교회로 돌아와서 막 도착한 최 목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백영희 집사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쁜소식진안교회에는 집사가 두 사람 있다. 백영희 집사와 김행자 집사. 전 자매의 말로는, 두 사람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교회를 섬긴다고 했다.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사는지 궁금했다.
 
“남편이 술을 굉장히 좋아해서 안 취한 날이 없었어요. 같이 살기 싫었지만 ‘나는 착한 사람이니까…’ 하고 살았지요. 제가 15년을 기성 교회를 다녔는데, 과일 장사가 잘 돼서 열심히 교회를 섬겼어요. 하나님께 받을 복이 많을 줄 알았지요. 그러다가 1997년에 전도를 받아 내 신앙이 잘못된 것을 알고 구원을 받았어요. 진안에 우리 교회가 세워지고 제가 처음으로 구원받은 거예요. 교회를 옮기자, 다니던 교회에서 이단에 빠졌다고 비방해 손님이 많이 떨어져서 남편의 핍박이 심했어요. 그리고 2년 후, 남편이 술을 먹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어요. 죽을 상황이었는데, 하반신만 마비되고 살아났지요. 그 후로도 남편이 저를 핍박했지만 마음이 조금씩 바뀌어 2년 전에 구원을 받았어요.
2004년엔 제가 뇌출혈로 쓰러졌어요. 어려서부터 앓았던 모야모야병 때문이었어요. 마침 박옥수 목사님이 전주에 오셨을 때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안수기도를 받고 깨끗이 나았어요. 두 아들은 단기선교를 다녀와 결혼해서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교회를 만나서 제가 평안하고 행복해졌어요. 교회가 좋아요. 저는 옷 하나 사입는 것도 아까워하는 사람인데, 교회 살림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게 아니라 어떤 힘이 저를 이끌어 가요. 전엔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요즘 목사님이 자기를 부인하는 말씀을 계속 전해 주시는데, 생각은 믿을 게 없잖아요.”
백영희 집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꾸밈없는 이야기에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마음을 교회에 다 쏟고 사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은 아는 게 없다고 말하는 백 집사. 예수님의 사랑도 알고, 교회의 소중함도 알고, 복음을 위해 자신을 드릴 줄도 알고, 겸손한 마음도 알고…. 그런데 아는 게 없단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 집사와 이야기를 마친 후, 옆에서 함께 듣고 있던 부인회장 전민성 자매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성당을 다니면서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여겼어요. 행복하게 살다가 정말 좋아해서 남편과 결혼했는데, 남편이 도박을 좋아해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나중에 도박을 끊었지만 그 다음엔 술에 빠졌어요. 마음이 닫혀서 결국 이혼했지요. 그런데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이혼하고 바로 구원을 받았어요. 마음이 모든 데에서 해방되었지요. 하지만 교회에 정착하진 못했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고, 많이 부족한데도 큰딸은 스튜어디스가 되었고, 둘째 딸은 간호장교가 되었어요. 두 아이의 일이 저나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갖게 해주었어요. 구원받고 5년 만에 마음잡고 신앙생활을 시작했는데, 교회에서 남편과 합하라고 했어요. 하나님의 종을 신뢰하는 마음이 형성되어 있었기에 싫었지만 저를 꺾었지요. 남편이 굉장히 좋아해서 다시 합쳤지요. 그리고 얼마 후, 남편이 구원을 받았어요.
전주에 살던 언니가 형부가 퇴직한 후 귀농해서 이곳에 사는데, 어느 날 고향에 갔다가 제가 농담처럼 ‘여기서 살면 좋겠네’ 했어요. 그런데 일들이 다 제가 이곳으로 오게 흘러갔어요. 나중에 말씀을 들으면서, 내 삶이 내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되는 것을 알았어요. 지금은 교회에서 내가 쥐고 살았던 내 인생을 놓는 법을 하나하나 배우고 있어요. 저는 우리 교회가 정말 좋아요. 목사님도 좋고, 두 집사님도 존경스러워요. 두 분은 교회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라요. 저도 그분들처럼 살고 싶어요. 교회가 저를 그렇게 이끌어 주고 있어서 감사하고요.”
교회도 좋고, 목사님도 좋고, 형제 자매들도 좋고, 전 자매의 입에서는 좋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마음에 행복이 흐르는 밝은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주일 오전, 30명 가량의 성도들이 모여 주일 예배를 드렸다. 최 목사님이 “오늘은 찬송을 부를 때 반주자가 있어서 좋다”고 했다.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김행자 집사의 딸 전예슬 자매가 주말에 집에 왔기 때문이다.
최 목사님은 히브리서 7장 24~25절, 8장 5절 말씀으로 설교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인간이 범죄하기 전에 예수님을 구세주를 정해 놓았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대로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섭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해요. 뜯어고칠 게 없고, 흠 잡을 게 없어요. 그 사실을 마음으로 알아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 복됩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뜻을 이루는 재료는 말씀입니다. 다른 게 필요없어요. 내가 구원받는 것도, 행복하게 사는 것도, 성공하는 것도 재료를 근거로 해야 하는데, 그 재료는 하나님의 말씀이에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을 주셨는데, 아브라함이 아들을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이 다 끊어졌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그 일을 이루는 재료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은 인간의 악한 모습을 자꾸 폭로시켜요. 그걸 버리고 하나님의 것을 받아들이도록 하시려고요. 이 땅에서는 흠 없이 반듯하게 사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우리가 반듯하지 못한 것을 알고, 그 다음에 예수님 안에만 반듯한 것이 있는 것을 아는 거예요. 우리가 불완전하기에 완전한 복음이 필요해요.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영원히 계신다고 했어요. 그분이 구원을 이루시면 영원해요. 완전해요. 그래서 ‘당신의 구원만 영원합니다. 당신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하며 사는 게 성도의 삶이에요. 예수님을 의지해서 당당히 하나님 앞에 서는 거예요.”
최 목사님은 하나님의 세계, 믿음의 세계를 가르치는 말씀을 조목조목 쉴새 없이 쏟아냈다. 에너지가 넘쳤다. 성도들도 말씀이 마음에 와 닿을 때마다 나이와 상관없이 다 “아멘!”을 힘있게 외쳤다. 말씀을 들으면서 즐거워하고 행복해했다.

예배를 마치고 점심으로 맛있는 칼국수를 먹은 후, 나이 많은 자매님들과 마당을 바라보며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회 자랑을 해보라고 부탁하니 이구동성으로 “우리 교회는 목사님과 성도들이 가족 같아서 좋다”고 한다. 오랫동안 함께 지내고 싶다고 한다.

예배당으로 자리를 옮겨 김행자 집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는 구원받고 ‘그래도 해야지’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뭔가 직분에 맞게 행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내 안에서 합당한 것을 찾으려고 했지요. 그런데 그것이 버려져야 할 악한 마음인 것을 점점 알게 되었어요. 그래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래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나였어요. 하나님은 나와 상관없이 나를 교회 안에 두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것이었어요. 그 하나님이 크고, 마음을 감격스럽게 해요.
제가 구원받았을 때 핍박했던 남편은, 아직 구원받지 않았지만 서서히 마음이 열려서 지금은 제가 교회 일을 할 수 있게 많이 배려해 줘요. 제가 구원받고 처음에는 교회보다 남편과 시간을 보내려고 했어요. 그러면 남편에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말씀이 교회와 함께하라고 해서 말씀을 택했는데, 오히려 남편이 교회 일을 하는 데 전혀 걸림이 없게 저를 위해 줘요.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행복한 것은 복음 전할 때예요. 저는 학원에서 논술을 가르치고 있는데, 어떻게든 복음을 전하려고 해요. 올해는 특별히 목사님이 복음을 전하자고 전도 조(組) 여섯 개를 만들고, 전도 상황을 적는 현황판도 만들었어요. 같은 조원인 두 사람이 정해진 날에 전도하러 가거나 심방을 가는 거예요. 교회가 이처럼 이끌어 주니까 복음을 위해 달려가는 거지요.”
역시 목사님과 형제 자매들이 가족 같아서 좋다는 김 집사. 내내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김 집사는, 교회에서 형제 자매들이 서로 낮은 마음으로 지내기에 다툼이 없고, 교회의 일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동참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최승철 목사 인터뷰
주일 아침, 밥을 먹고 최승철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 목사님은 진안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폴란드에서 10년간 선교하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2008년 9월에 진안에 왔습니다. 형제 자매들이 많지 않아서 ‘이분들이 어떻게 예배당을 지었을까? 이게 교회구나! 사람의 수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역사가 이런 일을 감당케 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후 함께 지내면서 형제 자매들의 마음이 순수하고 복음 앞에 아름다워서 이곳에서 목회하는 게 행복했습니다. 성도들이 삶에 어려움도 있고 복음을 위해 달려갈 때 부담스러운 것도 있지만, 말씀을 들으면서 힘을 얻어 이기고 주님 안에서 소망을 갖고 사는 것이 정말 감사합니다.”
어려운 시간은 없었는지 물었다.
“처음에는 목회하면서 나를 위하려는 마음이 많았습니다. 나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했고, 내 원함대로 안 될 때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서 제가 잘못된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복음의 일은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하나님이 신실하게 이루어 가시는 것이지, 내 개인의 어떠함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제는 성경을 대하고 교회에서 종의 음성을 들을 때마다, 내게서 올라오는 소리는 다 거짓이며 하나님이 당신의 말씀대로, 교회에 약속하신 대로 일해 가시는 것을 보기에 소망스럽습니다.”
기쁜소식진안교회 형제 자매들은 몸이 아픈 최 목사님의 아들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최 목사님이 아들 때문에 마음이 다 부서져서 고운 가루가 되었다고. 그래서 자신들이 목사님과 함께 사는 게 행복하다고. 이제는 하나님이 아들도 건강하게 하시길 기도한다고.
“제 아들이 아플 때 제가 그 문제를 넘지 못했습니다. 말씀을 전하고 전도하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은데, 아들 문제는 굉장히 고통스러웠습니다. 아들 일을 들고 박옥수 목사님께 찾아갔는데, 목사님은 “자네가 바뀌면 그건 문제가 되지 않네” 하셨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충만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이 연결되고 있었기에 ‘왜 내가 바뀌어야 문제가 안 될까? 아들이 건강해져야 문제가 안 될 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야 목사님 말씀이 옳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는 형편을 바꿔서 쉬려고 했지, 하나님 안에서 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특별히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 하는 생각이라.”(렘 29:11)는 말씀이 제 마음에 들어와서 저를 바꾸었습니다. 아들을 하나님께 맡기게 되었고, 이제는 하나님 안에서 잔잔히 쉽니다. 하나님이 그 마음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금은 아들 몸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교회에서 성도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최 목사님. 어떤 부분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구원받아 교회에 나오는 성도 수가 좀 적습니다. 형제 자매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전도해 몇 개 마을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가지고 있고, 다른 마을들에서도 하려고 전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열매를 주시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최 목사님은 서둘러 나갔다. 시골에 사는 성도들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교회 승합차를 몰고 마을마다 태우러 가는 것이다.

기쁜소식진안교회 형제 자매들은 맑고 밝았다. 가족이 되어 서로 위하며, 말씀 듣는 것을 행복해했다. 진안의 많은 사람들이 그 행복에 함께 적셔지기를, 돌아오는 길에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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