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반만 돌이켜도 하나님이 많이 일하셨는데, 이제 어떻게 일하실까?
전에 반만 돌이켜도 하나님이 많이 일하셨는데, 이제 어떻게 일하실까?
  • 오영신 (독일 루드빅스하펜 선교사)
  • 승인 2014.12.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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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들의 이야기

    

 
     매년 여름 한국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하는 선교사들. 올해도 선교사들의 교제
     에 성령이 힘있게 역사하셨다. 마음에 큰 축복을 받은 선교사들의 간증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캄
     보디아 하철•인도 최현용•네덜란드 민웅기 선교사에 이어 마지막으로 독일 오영신 선교사의 간증
     을 들어본다.
 

나는 회개한 적이 있으며,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기에
지난 여름, 한국 월드캠프 기간에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 가면 선교사들 교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주제가 항상 ‘회개와 믿음’에 관한 것이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었다.
한국에 들어간 날부터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선교사들과 한국 사역자들이 한데 모여 교제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 모임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하나님이 내 삶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나님이 역사하신 분명한 일들이 있었기에 박옥수 목사님 앞에서 그런 일들을 이야기하여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박 목사님은 독일 캠프 기간에 오셔서도 사역자들에게 회개와 믿음에 대해 교제해 주셨는데, 그때마다 나는 가볍게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회개한 적이 있으며,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삶에서 나는 하나님의 말씀만을 믿으며, 교회의 뜻을 마음에 세우고 살고 있다고 여겼다. 그랬기에 박 목사님이 해주시는 교제가 내 마음은 비껴갔고, 아직 자신을 버리지 않고 믿음으로 살지 않는 선교사들을 위한 교제라고 생각했다. 삶에서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기에 더욱 그렇게 믿었다.

사역자 교제 모임에서 한계를 만났다
사역자 모임 때 처음에는 나의 믿음과 내게 일하신 하나님을 나타내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박 목사님께서 “여러분은 다 믿음의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계속 말씀하셨다. 그 이야기가 자꾸 들리고, 다른 사역자들이 하는 간증, 그리고 성경 말씀을 계속 들으면서 ‘나는 요한복음 2장에 나오는 물 떠온 하인들과 다른 사람이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들은 예수님이 무엇이라 하시든, 자기 생각이 있지만 예수님의 말씀 앞에서 다 버리고 그대로 했던 것이 생각났다. 이해가 되어서가 아니었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박 목사님이 하시는 이야기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실, 나는 내 삶에 하나님의 종을 세우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입으로 하나님의 종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종의 말씀을 마음으로 받아 그대로 달려나가서 하나님의 역사를 맛보는 삶을 사는 것이 하나님의 종을 세우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렇게 살려고 했고, 실제로 하나님의 많은 역사들을 경험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분명히 그런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사역자 교제 모임에서 한계를 만났다. 목사님이 “여러분은 다 믿음의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하셨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속에서 싸웠다. ‘내가 믿음의 사람이 아닌 게 어떤 부분이지…?’ 하고 계속해서 찾았던 것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다. 목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그 마음에 들어가서 알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나는 ‘믿음이 없는 자이려면 그런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민했던 것이다.

‘나는 목사님을 하나님의 종으로 믿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저의 죄입니다.’
그런 상태로 있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 이해가 되든 안 되든 하나님이 종이 말씀하셨으면 일단 받아들이자!’ 그러자 하나님께서 나는 믿음의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을 주셨다. 누가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나는 모릅니다”였다. 하지만 하나님이 알고 계시기에 그건 사실이었다. 그렇게 정리되자 마음에서 싸움이 끝이 났다. 참으로 오랜만에 나는 믿음이 없는 자가 되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교제를 계속 진행했다. 그날 오후, 하나님께서 내가 왜 믿음의 사람이 아닌지를 가르쳐 주셨다. 그것은, 나는 그때까지 하나님의 종을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따랐지, 그 범위를 벗어나면 따르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나는 하나님을 종을 나보다 나은 분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랬기에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를 찾았다. 내 이해가 필요했던 것이다. 말씀을 믿었고, 하나님의 종의 음성을 따랐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분명히 보았지만, 나는 여전히 내 한계 안에 있는 사람이었다. 부담을 넘어도 내 한계 안에서 넘었고, 믿음으로 살아도 내 한계 안에서 산 것이었다.
하나님이 내 마음에 나의 죄를 보여 주셨다.
‘나는 40년이 넘게 교회 안에 있었고, 하나님이 박 목사님을 통하여 행하신 무수한 일을 보았고, 나 자신도 목사님에게서 많은 은혜를 입었으며, 목사님은 하나님의 종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목사님을 하나님의 종으로 믿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저의 죄입니다.’
열왕기하 1장에서 이스라엘 왕의 명령을 좇아 엘리야를 부르러 갔다가 불에 타 죽었던 두 명의 오십부장. 그들은 입으로는 엘리야를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마음에서는 왕의 명령이 더 크고 중요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하나님은 왜 내가 죽어야만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셨다. 그날, 두 명의 오십부장처럼 불타 죽을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분명히 보였다.

그때 ‘하나님의 종이 뭐라고 하시나?’ 들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마음에 탄식이 일어났다. 내 신앙의 모든 것이 흔들렸다. 지난 수 년 동안, 나는 정말 확신 속에서 살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았고, 어떤 형편이 밀려와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내 한계 안에 있는 나의 모습이 보여지자 모든 것이 흔들렸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회개했다는 것이, 내 생각을 버렸다는 것이, 믿음을 가졌다는 것이…. 어떤 것도 정확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나는 분명히 회개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에 선교를 갔을 때 하나님께서 나를 형편없이 무너뜨리셨다. 내가 봐도 나는 너무 악하고 더러운 존재였다. 그때 박 목사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신 “자네는 악해, 자기를 버려야 해” 하는 말씀이 마음에 들렸고, 그 말씀 앞에서 나 자신을 버렸다. 그때부터 내가 보는 것, 듣는 것, 내 판단과 경험을 다 무시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과 박 목사님의 마음이 내 삶을 강하게 이끌어 주었다. 그렇게 사는 동안 참 많은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의 말씀만이 진리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어떤 일을 만나도 ‘나 같은 게 뭐라고?’ 하는 마음으로 나를 부인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다. 
이렇게 7년을 살았는데, 이번에 하나님이 보여 주신 내 모습을 보니 나는 내 한계 안에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였다. 그때 내 마음에 ‘나에게는 하나님의 종이 필요하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의 종이 뭐라고 하시나?’ 들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하나님의 말씀만으로가 아니라 내 판단이 섞였던 것이다
바뀐 마음으로 계속 교제를 나누었다. 그리고 월드캠프가 시작되어 캠프 장소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하루는 새벽에 박 목사님을 만날 시간이 있었다. 새벽에 목사님을 찾아가 상담을 나누며 내 마음을 말씀드렸다.
“목사님, 전에 제가 분명히 회개했습니다. 목사님이 저에게 악하다고 하실 때, 제가 볼 때도 저 자신이 악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을 받아들여 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와서 우리가 믿음에 서 있지 못하다고 하시니 마음에서 잘 받지 못했습니다.”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전에 내가 자네에게 악하다고 했지. 그런데 자네는 ‘내가 정말 악한가? 선한데…’ 하고 생각했어. 그러다가 어느 날 삶 속에서 악한 자신을 발견하고 ‘아, 내가 악하구나!’ 하고 받아들였어. 그게 잘못된 거야. 내 경험을 따라 받아들인 거야. 나는 내가 아무리 선하게 보여도 말씀이 악하다고 하면 악하다고 받아들여.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게 되어야 해. 신앙의 마지막은 나와의 싸움이야. 나를 이겨야 해. 마지막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를 것이냐, 내 생각을 따를 것이냐’에서 결정되는 거야.”
목사님과 교제를 나누면서 내 마음에 많은 것이 비쳐졌다. 내가 반쪽짜리 회개를 했다는 마음이 분명히 들었다. 전에 내가 말씀 앞에서 돌이켰지만, 악한 모습이 보였기에 나를 악하다고 받아들였던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만으로가 아니라 내 판단이 섞였던 것이다. 그랬기에 시간이 흐르면서 내 속에서 조금씩 옳은 생각이 올라오면 내가 그 생각을 꺾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마음이 목사님 앞에 인정받으려는 마음으로 가게 했던 것이다. 나는 그런 나의 모습을 간과했지만, 이것이 자라면 나도 교회를 대적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음이 분명했다.
내 속에 여전히 나를 믿고 신뢰하는 부분이 남아 있는 것. 하나님은 그 모습을 보게 하시려고 나를 인도하셨다는 마음이 들었다.

 
항상 악하다는 말씀이 나를 부인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신앙의 교제를 나누는 것이 어렵거나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마음이 든다. 다만, 우리 속에서 정확하지 않은 부분을 내놓고 이야기하기보다 ‘나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쪽에 서고 싶기 때문에, 그리고 조금 괜찮은 모습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내가 고침받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늦어지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든다. 박 목사님은 지난 선교사 교제를 위해 많이 준비했다고 하셨다.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 내 마음도 교제를 위해 준비하셨다는 마음이 든다. 하나님이 마지막 시대에 우리를 목사님과 같은 마음으로 달려가게 하시려고 우리를 불러서 교제케 하셨다는 마음이 든다.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나를 보시고는 항상 악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이 말씀이 사실이다. 나를 부인하는 것도, 내가 나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악하다는 이 말씀이 나를 부인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주는 것을 알았다. 전에 나는 내가 믿음으로 달려가고, 교회의 음성을 따르고 있으면 왠지 내 모습이 괜찮아 보였다. 나는 바뀌었고, 새로워진 사람 같았다. 하지만 그때도 말씀은 내가 항상 악하다고 했기에, 실제로 나는 악했던 것이다.
내 눈에 내가 아무리 아름다워 보이는 그때에도, 나는 내 모습으로는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자요, 예수님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자다. 이 사실이 마음에 온전히 자리해 감사했다. ‘전에 내가 반만 돌이켜도 하나님이 내 인생에 참 많은 일을 하셨는데, 이제 온전히 돌이켰으니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실까?’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냥 되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과정이었다
지난 봄, 독일에서 박옥수 목사님을 모시고 월드캠프를 할 때 이스라엘의 선교사님도 독일에 왔다. 하루는 목사님과 사역자들이 교제를 나누던 중에, 목사님께서 선교사님에게 “그리하여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얻으리라”(롬 11:26)는 말씀으로 교제해 주셨다. 그때 선교사님은 “이 말씀을 여러 번 읽었을 텐데 오늘 처음 보았다”라고 하며 굉장히 신기해했다. 그 말씀이 선교사님의 마음에 그대로 임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나는 ‘야,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크게 받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정말 놀라웠다. 그동안 무척이나 구원받지 않던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이 구원받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에 갔을 때, 이방인의 때에 대한 설교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말씀을 들으면서 깜짝 놀란 것이 ‘이방인의 때가 끝나면 예수님이 오시는데, 유대인들이 구원받기 시작하면서 이방인의 때가 끝나 간다’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다른 사람이 아닌, 선교사님을 통해 이루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지난 봄 독일에서 가졌던 사역자 모임 때 나눈 교제가 단순한 교제가 아니었다. 선교사님이 박 목사님이 전해 주신 성경 말씀 한 구절을 받아들였는데, 그 일이 그냥 되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사실이 정확하게 보였다.
지난 여름 100명 가까운 선교사들이 한국에 나가 교제를 가졌는데,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분명한 뜻과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된다. 이렇게 우리에게 일하신 하나님께서 각 선교지로 돌아간 선교사들을 통해서 당신의 계획들을 각 나라에서 이뤄 가실 것이다. 소망스런 마음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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