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의 발견
비타민의 발견
  • 최순식 자문위원
  • 승인 2015.06.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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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발명 발견 이야기 24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물에는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에 꼭 필요한 영양분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골고루 먹고 영양분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 달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지방과 함께 필수 영양소로 꼽히며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비타민’의 발견에 대해 알아봅니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사람은 누구나 생로병사, 즉 태어나서(生생) 나이 먹고(老노) 병들어(病병) 죽습니다(死사).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61세 생일을 맞으면, 수명이 긴 것을 축하하는 환갑잔치를 벌였습니다. 또 당나라 시인 두보는 그의 시에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사람이 70세까지 사는 것이 드물다)’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나라도 70∼80살 되신 분들을 흔히 볼 수 있고, 100세를 넘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1만 5천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의료 기술과, 건강을 지키는 약품이 많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래전에는 간단하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죽어간 병사들
11세기 십자군전쟁은 약 200년 동안 여덟 차례에 걸쳐 유럽과 이슬람나라 사이에 벌어진 전쟁입니다. 당시 우수한 군사력과 풍부한 물자를 뽐내던 유럽군이 이슬람군에게 패하였는데, 전쟁에서 패한 이유 중에는 병사들이 먹는 음식도 있었습니다. 당시 유럽군들이 잇몸에서 악취가 나고 피가 흐르고 다리가 붓는 ‘괴혈병’으로 많이 쓰러졌는데, 이는 음식을 통한 영양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이밖에도 괴혈병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는 1498년에 인도 항로를 개척하는 항해를 시작했는데, 160명의 선원 중 100여 명을 괴혈병으로 잃었습니다. 1700년부터 약 50년 동안 10만 명 이상의 영국 해군이 괴혈병으로 바다 위에서 죽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무인도에서 먹은 열매
 

1734년 여름, 영국 그린란드를 항해하던 배 안에서 선원 한 명이 괴혈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선장은 즉시 배를 무인도에 대고 병에 걸린 선원을 내려놓고 떠났습니다. 지금 보면 너무한 것 같지만, 당시에는 모두 괴혈병을 전염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이 다른 선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었습니다.
외딴섬에 버려진 선원은 목이 마르고 배도 고팠습니다. 먹을 것을 찾아 해변을 거닐던 그는 탐스러운 노란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정신없이 열매를 따서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잠에서 깨어난 선원은 몸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피가 흐르던 상처가 좋아지고 다리의 붓기도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그 열매로 배를 채운 선원은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았고, 구조를 받았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선원은 섬에서 열매를 먹고 병이 나았다고 했지만 아무도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 선원이 먹은 열매가 무엇인지 기록으로 남아 있지는 않지만, 오렌지나 레몬이었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먹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 괴혈병의 치료제인 비타민C를 발견한 제임스 린드.

1747년, 영국의 군의관 제임스 린드는 군함 솔즈베리 호를 타고 항해 중이었습니다. 그때도 걱정했던 것처럼 괴혈병 증세를 보이는 병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린드는 확실하진 않지만 오랜 항해를 하는 동안 먹는 음식에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열 두 명의 환자를 6군으로 나누어 1군에게는 사과를, 2군에게는 식초를, 3군에게는 유황산 희석액을, 4군에게는 소금물을, 5군에게는 마늘과 겨자씨를, 마지막 6군에게는 오렌지와 레몬을 먹게 했습니다. 엿새가 지나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보니, 다른 환자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6군에 속한 환자들의 병세가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환자들에게도 오렌지와 레몬을 먹게 하였더니 마찬가지로 병세가 좋아졌습니다. 마침내 괴혈병의 원인과 치료제를 알아낸 것입니다.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괴혈병은 채소와 과일 속에 들어있는 비타민C를 먹지 못해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 후 린드는 괴혈병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여 학계의 인정을 받았음은 물론, 영국 국왕 죠지 3세의 주치의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 영국 해군은 매일 아침 감귤 주스를 먹기 시작했고, 오랜 항해에도 괴혈병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100여 년 동안 ‘무적 해군’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 괴혈병 환자들을 6군으로 나누어 음식을 다르게 먹였는데, 그 중 오렌지와 레몬이 효과가 있음을 알아냈어요.

음식물 속에 들어있는 치료제
▲ 네덜란드의 의사이자 병리학자인 크리스티안 에이크만.

비타민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질병 중에 각기병이 있습니다. 팔과 다리가 붓고 숨이 차고 손발이 마비되는 증상을 보이는 병입니다. 1896년, 네덜란드 정부는 식민지인 인도네시아 원주민들이 많이 앓는 각기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연구하기 위해 많은 학자와 의사들을 파견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각기병을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으로 진단했지만,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크리스티안 에이크만(1858∼1930)은 생각을 달리했습니다. 그는 마을 양계장 앞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닭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목도 삐뚤어져 있고 다리도 부들부들 떨고 날갯짓도 못하잖아? 저 증상은 각기병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인데?’
에이크만이 알아본 결과 그 닭은 각기병 환자들이 먹다 버린 음식물을 먹고 있었습니다. 에이크만은 닭의 모이로, 사람들이 먹다 버린 백미 대신 현미를 주었습니다. 며칠 뒤, 비실비실하던 닭이 생기를 찾고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성공이다! 각기병의 원인은 음식에 있었어!”
그리하여 에이크만은 연구를 거듭하여 쌀겨 속에서 각기병을 치료할 수 있는 성분을 찾아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비타민B1입니다.
▲ 백미를 먹고 각기병 증세를 보이는 닭을 연구하여 각기병의 원인인 비타민B1의 역할과 치료법을 알아냈어요.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드릭 홉킨스(1861∼1947)는 “동물의 성장촉진을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지방 이 4대영양소 외에도 부영양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이크만은 홉킨스와 함께 ‘성장촉진 물질’을 연구하여 노벨생리의학상(1929년)을 받았습니다. 홉킨스 학설의 영향을 받은 폴란드의 화학자 풍크는 이러한 부영양소를 생명유지에 필수물질인 ‘아민(amin)’과 라틴어로 ‘생명(vita)’이란 단어를 합쳐 ‘비타민(vitamin)’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오늘날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고마운 파수꾼이 처음으로 이름을 갖고 존재를 알리게 된 것입니다.
▲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드릭 홉킨스. 비타민의 존재와 역할을 연구하여 1929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어요.

비타민은 우리 몸의 윤활유
자동차는 연료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료 외에도 윤활유가 없으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몸도 이와 같습니다. 4대영양소를 아무리 잘 섭취해도, 우리 몸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비타민이 부족하면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온갖 질병에 시달립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늘 먹는 채소와 과일에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음식은 골고루, 입에 안 맞는 채소도 많이 먹어야 한다.”고 하는 이유를 이제 알겠지요? 어린이 여러분! 비타민이 들어 있는 음식물들을 고루고루 섭취하여, 건강하고 씩씩한 어린이가 되어 훗날 나라를 이끌어 갈 훌륭한 일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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